마포의 서자, 용산의 적자로… 도원삼성래미안

머니투데이 김희정 기자 2018.09.23 11:00
글자크기

[재'택'크]용산 행정구역, 생활권은 마포… 박원순 '싱가포르 선언' 이후 한달새 1억↑

새창로8길에서 바라본 도원삼성래미안 단지 전경/사진= 김희정 기자 dontsigh@mt.co.kr새창로8길에서 바라본 도원삼성래미안 단지 전경/사진= 김희정 기자 [email protected]


#40대 후반의 직장인 A씨는 지난해 전세 5억원을 끼고 6억원에 서울 용산구 도원삼성래미안 전용면적 84㎡를 샀다. 실투자금은 1억원이었지만 불과 2년만에 시세가 4억원 이상 급등했다. 박원순 시장의 이른바 '싱가포르 선언'이 한몫했다.

용산의 끝이자 마포의 시작이다. 새창로8길을 사이로 용산과 마포의 경계가 갈린다. 길 하나를 두고 위쪽인 도화현대1차는 마포구, 아래쪽인 도원삼성래미안은 용산구다. 행정구역상으론 용산이지만 사실상 마포 생활권이다.



총 1990가구(임대 532가구)에 달하는 주민들은 아파트단지 중앙에 도로가 있어 마을버스로 공덕역, 효창공원역을 오간다. 경의선숲길공원을 따라 도보로 이용하기도 하지만 동별로 체감하는 경사와 역과의 거리가 다르다. 실제 정문 인근 동에선 효창공원역까지 걷기가 수월하다. 역에서 단지까지의 오르막길도 공원을 따라 산책하다 보면 경사가 급하진 않다.

하지만 공덕역까지 도보는 쉽지 않다. 거리도 2배이고 경사도 만만치 않다. 마을버스론 지하철역 출구에 따라 2개 정거장이다. 특히 용산성당을 바라보는 단지 후문 쪽은 경사가 급하고 거리가 멀어 지하철역까지 도보이용이 사실상 어렵다. 대신, 남서향으로 전용 84㎡인 110동과 114㎡ 107동에선 한강 조망이 가능하다. 다른 동보다 5000만원 가량 시세가 높다.



도원삼성래미안은 공덕역 일대 구축과 효창공원역 일대 신축 아파트 사이 경사로에 끼어있다. 이 때문에 용산의 적자(嫡子)지만 그간 시장에선 마포의 서자(庶子)로 인식돼왔다. 지난해까지만해도 산천동 '리버힐삼성'과 함께 용산구에서 6억원에 84㎡에 입성할 수 있는 유일한 대단지 아파트로 꼽히기도 했다.

도화삼성래미안 월별 시세/자료=한국감정원도화삼성래미안 월별 시세/자료=한국감정원
하지만 용산이 개발 호재로 조망받자 저평가 메리트가 부각되면서 위상이 급변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박 시장이 지난 7월 10일 싱가포르에서 용산·여의도 개발 발언을 한 이후 8월 26일 해당 계획을 긴급 철회할 때까지 불과 한 달반만에 전용 84㎡가 1억2000만원이상 올라 9억5000만원을 찍었다. 한강이 보이는 110동은 호가가 11억5000만원이다.

전용 59㎡도 7월 이후 9500만원 이상 시세가 뛰어 8억원을 찍었다. 단기간에 급등하다보니 시세와 호가 사이의 갭이 크게 벌어지면서 9억2000만원이하의 매물이 전무한 상황이다. 114㎡도 시세는 11억원이나 호가는 12억~14억5000만원에 달한다.


단지는 2001년 8월 입주해 올해로 17년차다. 같은 해 1월 입주한 산천동 리버힐삼성과 종종 비교되고 시세도 함께 움직인다. 두 단지 모두 1000가구 이상의 대단지인 데다 행정구역상 용산이다. 역세권 생활 편의 면에선 도원삼성래미안이 우세하나, 용산국제업무지구 부지와의 거리는 리버힐삼성이 더 가깝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정부가 용산 개발계획을 보류한터라 급등한 단지를 추격 매수하기보다는 인접해 같은 생활권인 마포구 도화현대홈타운이나 현대1차 등을 저가에 매수하는게 나을 수 있다"며 "세양청마루나 공덕브라운스톤 등 가격 격차가 좁혀진 인근 신축급 아파트를 사는 것도 대안"이라고 밝혔다.

도원삼성래미안 전경/사진=김희정 기자 dontsigh@mt.co.kr<br>
도원삼성래미안 전경/사진=김희정 기자 [email protected]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