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면 '맛' 어떻게 바뀌었나…'구 신라면' vs '신 신라면' 비교평가

딱TV 딱TV 특별취재팀 2014.08.25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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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TV]28년만에 바뀐 '매운 맛'의 기준…신(辛)라면 리뉴얼 뒷이야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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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에게 '매운 맛'의 기준을 제시해왔던 신(辛)라면이 바뀌었다. 무려 28년만의 큰 변화인데, '좋다 싫다' 반응이 없다.

라면 시장의 지형을 바꿀지도 모를 '빅 이벤트'를 기대한 건 무리였을까. 취재 과정에서 "어, 바뀌었어?" "포장만 바뀐거 아닌가?"라고 반문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러나 그들 역시 "맛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궁금하다"고 물어왔다. 역시 국내 소비자 선호도 1위 브랜드의 위상은 여전한 걸까. 그래서 딱TV가 '구(舊) 신라면'과 '신(新) 신라면'의 맛을 비교 평가하는 기획을 준비했다.



'신라면 vs 구라면' 비교평가…이렇게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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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성분 비교를 해봤으나 원료 자체는 큰 변화가 없었다. 정확한 배합 비율과 원료 사용량 등은 표기되지 않아 직접 포장을 뜯어 내용물을 육안으로 관찰한 뒤 맛을 비교 평가했다.

또 표준 조리법에 따라 동일한 조건에서 조리한 뒤 맛과 식감을 비교했다. 좀 더 객관적인 평가를 위해 이석준 꼭대기한우 대표와 이지민 PR5번가 대표를 초청해 함께 시식을 진행했다.



딱TV 이규창 편집장, 이소정 인턴기자 등 총 4명의 비교시식 평가단이 각자 '구 신라면'과 '신 신라면'에 별점(5개 만점)을 매기고 평가 이유를 설명했다.

'생라면'은 이제 그만…'신'(辛) 글씨 커진 만큼이나 자극적인 스프

먼저 외관을 살펴보니, 바뀐 포장에서 '매울 신'(辛) 한자 글씨가 커졌다. 옥편을 펴놓은 것 같이 디자인의 배경색에서 황색을 없애고 붉은색으로 채웠다.


신라면 '맛' 어떻게 바뀌었나…'구 신라면' vs '신 신라면' 비교평가
내용물을 꺼내 살펴봤더니 바뀐 신라면의 스프 색이 더 붉은 색감이 진했다. 손으로 찍어 맛을 보면 톡 쏘는 매운 맛이 더 강하다. 강한 후추 향도 느껴졌다. 외관의 변화가 시사하는 것처럼, 더 맵고 자극적으로 바뀐 듯 하다.

과자 대신 '생라면'을 즐기는 소비자들에게는 이 변화가 어떻게 받아들여질까. 평소 부부가 함께 생라면을 즐겨 먹는다는 PR5번가 이지민 대표는 부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이지민 대표는 "생라면을 먹을 때는 고소하고 담백한 '진라면'을 주로 먹는데, 신라면도 종종 즐기는 편"이라며 "그러나 바뀐 신라면은 너무 짜서 먹기 어려워 '생라면'으로 즐기기엔 적합치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특유의 소고기 맛이 정체성 유지…'면발'과 '매운 맛' 업그레이드

그렇다면 끓인 후에는 어떨까. 정확한 비교를 위해 제조사 농심 (390,500원 ▼9,000 -2.25%)이 제시하는 표준 조리법을 정확히 따르기로 했다. 라면 조리와 시식을 진행하기 위해 남산에 위치한 한식 전문점 '목멱산방'의 도움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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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멱산방의 주방에서 옛 신라면과 바뀐 신라면을 각 1개씩 550ml의 물에 정확한 시간대로 조리하고 이 과정을 동영상에 담았다.



28년간 친숙해왔던 '구 신라면'을 먼저 맛 본 후, '신 신라면'을 시식했다. 이후 두 라면을 함께 놓고 번갈아 맛을 보며 비교했다.

조리 전 스프만 따로 맛을 봤을 때와 달리, 조리 후에는 두 가지 신라면의 맛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특유의 소고기 맛이 정체성을 유지하고 있어 직접 두 가지 신라면을 나란히 놓고 맛을 비교하지 않는다면 변화를 알아채기 어려웠다.

평가단은 모두 '신 신라면'에서 좀 더 맵고 짠 느낌을 받았다. 스프를 맛 볼 때보다는 그 차이가 줄었다. 그러나 가장 큰 차이는 '면발'에서 나타났다. 바뀐 신라면의 면발은 더 쫄깃하고 퍼짐 현상은 덜했다. 식감도 더 탄력있게 느껴졌다.

신라면 '맛' 어떻게 바뀌었나…'구 신라면' vs '신 신라면' 비교평가
이 같은 차이에는 조리법도 한 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표준 조리법을 따르면서 일반적인 조리 시간보다 길어져 면발의 차이가 더 두드러져 보였다.

한편 신라면의 맛 변화에 대해 농심은 "그동안 축적된 소비자들의 여러 의견을 반영해 신라면의 원료 배합비를 최적의 수준으로 조정, 면 식감을 더욱 쫄깃하게 바꾸고 국물과의 조화도 한층 높였다"며 "신라면 특유의 얼큰한 맛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소고기의 깊은 맛은 더욱 풍성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매운 맛' 비중에 선호도 엇갈려…영광 찾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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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운 맛'의 선호가 평가 결과를 엇갈리게 했다. 매운 맛을 선호하는 평가자는 '신 신라면'에 더 높은 점수를 줬고, 더 매워진 변화로 인해 낮은 점수를 준 평가자도 있었다.

이지민 ★★★☆
이석준 ★★★
이규창 ★★★★
이소정 ★★★☆

이지민 ★★★★
이석준 ★★★☆
이규창 ★★★
이소정 ★★★

이석준 꼭대기한우 대표는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신라면의 매운 맛이 과거보다 희석되고 약해진 느낌을 받아왔는데, 이번 변화에서 초기의 매운 맛을 회복한 느낌"이라며 바뀐 신라면에 높은 점수를 줬다.

신라면 '맛' 어떻게 바뀌었나…'구 신라면' vs '신 신라면' 비교평가
이지민 PR5번가 대표는 "맛에 크게 차이는 없었지만 매운맛이나 얼얼한 맛을 좋아하는 분들은 '신 신라면'을 더 좋아할 것"이라며 "다만 '생라면'을 즐기는 사람들에겐 권하고 싶지 않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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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단의 비교 평가는 '딱TV 유투브 채널'(http://www.youtube.com/user/ddakTV)에서 확인할 수 있다.

△평가단 소개
이지민 PR5번가 대표 - 술과 맛을 사랑하는 블로거. 최근엔 우리나라의 좋은 술을 널리알리고자 대동여주(酒)도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다 (http://blog.naver.com/prnprn)

이석준 꼭대기한우 대표 - 외식 프랜차이즈 전문 컨설턴트. 한우 전문점 '꼭대기한우'를 운영중이다 (https://www.facebook.com/topbeefok)

머니투데이방송 이규창 기자

딱TV 이소정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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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기사는 딱TV (www.ddaktv.com) 에 8월 25일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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