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뇌는 세계 유일의 '글로벌 믹스'형"

머니투데이 정현수 기자, 진경진 기자, 박경담 기자 2014.04.23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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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키플랫폼] 미타니 고지 교수·이원복 교수 특별강연

미타니 고지 가나자와공업대학 토라노몬 대학원 교수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 서울에서 열린 머니투데이 글로벌 콘퍼런스 '2014 키플랫폼'에서 '경영전략 논쟁사로 본 비즈니스 모델의 재창조'에 관해 특별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미타니 고지 가나자와공업대학 토라노몬 대학원 교수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 서울에서 열린 머니투데이 글로벌 콘퍼런스 '2014 키플랫폼'에서 '경영전략 논쟁사로 본 비즈니스 모델의 재창조'에 관해 특별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일본 최고의 경영전략 권위자인 미타니 고지 가나자와공업대학 토라노몬 대학원 교수는 23일 "혁신은 불가능에 대한 도전이지만 한편으로 우리 인류는 혁신가들의 후예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미타니 교수는 23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머니투데이 주최 글로벌 컨퍼런스 '2014 키플랫폼'에서 특별강연자로 참석해 이 같이 밝혔다.



'경영전략 논쟁사로 본 비즈니스 모델의 재창조'를 주제로 발표한 미타니 교수는 혁신 DNA와 관련해 네안데르탈인의 예를 들었다.

미타니 교수에 따르면 네안데르탈인은 커다란 포유류를 사냥할 만큼 신체적 조건이 우월했고 지능도 갖춘 존재였다. 지금으로부터 15만년 전 빙하기에도 생존하면서 유럽을 호령했다. 그러나 그들의 단점은 변화에 둔감했다는 점이다. 실제로 네안데르탈인은 20만년에 걸쳐 유사한 도구만 사용했다. 네안데르탈인이 약 2만5000년 전 멸종한 이유다.





반면 호모 사피엔스는 네안데르탈인과 달리 지역과 시대에 따라 다양한 유형의 도구를 사용했다. 물론 시행착오가 많았다. 그럼에도 꾸준히 변화를 꾀했다. 호모 사피엔스의 시행착오는 빙하기 때 결실을 맺었다. 빙하기와 함께 대형동물들이 멸종하면서 인류는 소형동물을 사냥하기 위한 도구를 새로 개발해야 했다. 미타니 교수는 "현생 인류가 바로 호모 사피엔스"라며 "우리는 무엇인가를 계속 발명해온 이들의 후손"이라고 말했다.

미타니 교수는 "혁신은 제품의 라이프스타일과 연속성과의 단절"이라며 "혁신 제품은 열등하게 시작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종전의 제품을 추월하고 결국엔 해당업체의 멸종을 유도한다"고 말했다.


이원복 덕성여자대학교 석좌교수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 서울에서 열린 머니투데이 글로벌 콘퍼런스 '2014 키플랫폼'에서 특별강연 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이원복 덕성여자대학교 석좌교수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 서울에서 열린 머니투데이 글로벌 콘퍼런스 '2014 키플랫폼'에서 특별강연 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각 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담은 만화 '먼나라 이웃나라'의 저자로 유명한 이원복 덕성여대 석좌교수는 이날 특별강연에서 우리나라 국민만의 고유한 인식구조를 파헤쳤다.

이 교수는 '한국의 혁신 DNA…글로벌 믹스형 국가의 저력'이라는 주제로 특별강연에서 20세기에 가장 실패한 나라로 청나라와 조선을 들었다. 이 교수에 따르면 청나라는 문화적 자존심 때문에 변화를 선택하지 않았다. 조선은 '글로벌'이라는 개념이 가장 약했던 국가로 평가받는다. 19세기 중순까지 세계사에 흔적도 없었던 일본이 개국과 함께 성장을 거듭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반면 20세기말 가장 성공한 나라에는 역설적으로 중국과 한국이 포함된다. 이 교수는 중국, 한국과 함께 독일을 20세기말 가장 성공한 국가로 꼽았다. 이 교수는 "21세기는 콘텐츠와 정체성이 중요한 시대인데, 중국과 한국은 이를 유지, 발전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역사적으로 볼 때 전세계에서 백인과 기독교의 지배를 받지 않은 국가는 일본과 한국이 유일하다"며 "한국은 일본의 지배를 받으면서도 문화적 자존심을 유지한 국가"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한국의 고유한 정체성을 갖고 있는 상태에서 1945년 해방과 함께 서양의 문화 원형을 그대로 받아들였다"며 "대한민국이 독특한 것은 바로 서양적 원형과 한국적 원형을 동시에 갖고 있는 '글로벌 믹스형 구조'라는 점이다"라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한국의 정신으로 서양의 것을 잘 만들어보려는 노력이 오늘날 유행하는 한류의 배경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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