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냉장·냉동 보관된 식품이 상온에 노출되면 세균이 증식한다. 하지만 육안으로 변질 여부를 알기는 어렵다. 특정 세균은 서식해도 식품의 맛과 향에 영향을 주지 않고 냉동식품은 녹았다가 다시 얼려도 외관상 차이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콜드체인 안심 스티커는 냉장·냉동 배송차량의 오작동으로 식품이 상한 지 모른 채 먹어 발생하는 식중독·햄버거병 등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따라서 최근 급성장하는 신선 배송시장에서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스티커 기술의 핵심은 상온에 노출되면 투명해지는 나노섬유필름에 있다. 스티커는 나노섬유필름 뒷면에 일반필름이 붙어있는 형태다. 저온 상태의 나노섬유필름은 가느다란 실이 교차한 안정된 형태로 빛을 산란시켜 불투명하다. 하지만 상온에 일정 시간 동안 노출되면 나노섬유 구조가 붕괴돼 빛이 투과되면서 투명해진다. 상온에 노출된 스티커 앞면의 나노섬유필름이 투명해지면 뒷면의 일반필름 이미지가 나타나는 원리로 식료품의 변질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연구진은 또 상온에서 나노섬유필름이 투명해지는 시간도 조절했다. 식료품에 따라 부패시간이 다른 점에 착안한 것이다. 연구진은 “나노섬유의 조성과 두께를 변화시키는 방법으로 스티커별 최단 30분에서 최장 24시간 후 투명해지도록 일종의 타이머를 설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콜드체인 안심 스티커는 임의의 조작이 불가능하다. 한 번 상온에 노출된 스티커를 다시 냉장·냉동하더라도 원래 상태로 되돌릴 수 없으며 상온 노출 시간을 임의로 느리게 할 수 도 없다는 설명이다.
콜드체인 안심 스티커는 식료품 이외에도 고가의 의약품 저온 유통 등 폭넓게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스티커 자체가 얇고 유연한 데다 예상 제작 비용이 개당 10원 대로 저렴하기 때문이다.
최 박사는 “기존의 의약품 유통용으로 쓰이는 키트는 파손될 경우 특수 잉크가 흘러나올 위험성이 있는 반면 콜드체인 안심 스티커는 유통 과정에서 손상돼도 화학물질 유출 우려도 없고 기능도 정상적으로 작동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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