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있었던 이란의 이라크 내 미군 주둔기지 공격으로 인해 미군의 외상성 뇌손상(TBI·traumatic brain injury) 부상자 수가 50% 이상 급증해 100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1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지금까지 109명의 미군이 가벼운 외상성 뇌손상으로 진단받았으며 그 중 76명이 치료를 받고 부대로 복귀했다고 발표했다. TBI는 두통, 현기증, 빛에 대한 민감성, 메스꺼움, 사고력과 기억력 저하 등 다양한 증상을 가져온다.
이란은 미국이 군부 실세인 가셈 솔레이마니 사령관을 살해한 것에 대한 보복으로 지난달 8일 이라크 내 미군기지 두 곳을 미사일로 공격했다.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국민 연설에서 "미국인 사상자는 없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후 미 국방부는 지난달 17일 이 공격으로 모두 11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가 24일 34명으로 정정했으며 다시 50명, 64명으로 계속 부상자 수를 늘려 수정 발표했다.
국방부는 당시 "(외상성 뇌손상) 증상이 나타나기까지 시간이 걸리고 부대가 보고하는데는 더 걸리기 때문에 공격 이후 몇주간 부상자 숫자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힌 바 있다.
로이터통신은 부상자들이 겪는 고통 등의 심각성에 비해 미 당국이 이 문제를 중요하게 다루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2일 스위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 기자회견 중 미군 TBI부상자에 대한 질문을 받고 "내가 듣기로는 두통 등의 증상이라고 들었다"며 "장담하는데 매우 심각한 건 아니다"고 말했다.
이에 미 해외참전용사회(VFW)는 트럼프 대통령에 사과를 요구했다. TBI는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분쟁터에서 폭발의 영향을 받은 미군에서 많이 발생했다. 2000년 이후 TBI를 겪은 미군 수는 40만8000명에 달한다.
조니 에른스트 미 공화당 상원의원(아이오와)은 이날 트위터에 "국방부에 이라크 주둔 미군의 안전과 관리를 보장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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