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튀김 이렇게 위험합니다"…7년간 먹으면 실명?

머니투데이 강민수 기자 | 2019.09.05 06:09

7년동안 정크푸드 먹은 17세 소년 실명 … 영양성 시신경증·제한적 음식 섭취 장애 앓아

/사진=unsplash

불균형한 식단을 너무 오래 하면 시신경이 손상돼 실명에 이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3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NBC뉴스 등은 7년 동안 감자튀김, 소시지 등 정크푸드 식단을 해온 17세 영국 소년이 법적 실명 상태에 이르게 됐다고 보도했다. 법적 실명은 가능한 최고로 교정했을 때의 시력이 20/200(0.1) 이하인 경우로, 이 상태의 사람은 어떤 물체를 보기 위해 정상 시력을 지닌 사람보다 10배 가까운 거리에 서 있어야 한다.

이 소년의 사연은 미국 내과학회보(ACP)에 '정크푸드 식단으로 인한 실명(Blindness Caused by a Junk Food Diet)'이라는 제목의 연구 보고서에 소개됐다.

보고서의 주 저자인 데니즈 아탄은 영국 브리스톨 병원에서 2년간 시력이 감퇴해온 17세 소년을 만났다. 그러나 아탄은 소년의 시력 상태보다 평소 식단을 알고 경악했다. 아탄에 따르면 소년은 초등학생 때부터 대략 7년간 감자튀김, 프링글스, 하얀 빵, 정제된 햄과 소시지를 주 식단으로 삼아왔다.

영양 부족은 보통 비만이나 심혈관 질환, 암 유발 가능성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보고서는 "영양 불균형은 시신경을 포함한 신경계에 되돌릴 수 없는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소년은 처음엔 3년동안 '만성 피로'를 이유로 치료를 받아왔다. 14세까지만 해도 소년은 식성은 까다로웠으나 다른 곳에는 큰 이상이 없어 별도로 약을 복용하진 않았다. 초기 연구에 따르면 소년은 비타민 B12 부족과 대적혈구적 빈혈을 보여 비타민 주사와 함께 식단 조절을 권고받았다.


그러나 15세부터는 소년의 청력과 시력이 감퇴하기 시작했고, 의사들은 해당 증상의 원인이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 2년간 빠르게 시력이 감퇴한 끝에 소년은 법적 실명 상태에 이르렀다. 추가 연구 끝에 소년의 비타민 B12 부족 상태가 나아지지 않았으며, 골밀도 수준이 매우 낮았고, 아연 함량은 높았으나 구리, 셀레늄, 비타민 D도 매우 낮았음이 드러났다.

보고서는 소년이 영양성 시신경증과 제한적 음식 섭취 장애(ARFID·Avoidant-restrictive food intake disorder)를 앓아왔다고 진단했다. ARFID는 아동기 중반에 나타나는 섭취 장애로, 특정 음식의 질감에 대한 기피와 음식 섭취에 대한 공포로 나타나는 질환이다. 영양성 시신경증은 시신경 기능장애로, 영양 부족, 특정 약물 복용이나 과도한 음주로 유발된다. 이는 초기에 발견됐을 시에는 되돌릴 수 있으나 치료를 받지 못한 채로 방치된다면 영구적인 시신경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해당 연구를 발표한 브리스톨대학교는 "이 사례는 눈과 신체 건강에 있어 식단의 중요성을 보여주고, 칼로리 섭취량과 BMI는 믿을만한 영양 지표가 아니라는 사실을 일깨워준다"고 전했다. 연구를 진행한 아탄 박사는 "최근 정크 푸드의 대량 섭취와 채식주의의 인기로 영양성 시신경증이 더 많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된다"며 "한 종류의 음식은 필요한 비타민과 무기질을 제공하지 않는 만큼 다양한 식단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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