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 불어닥친 '극우' 돌풍 … 5년만에 제2정당 등극

머니투데이 강민수 기자 2019.09.03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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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만에 AfD 지지율 9.7%→27.5% … 18~30세 지지도 20%대

2일*현지시간) 독일 드레스덴에서 '독일을 위한 대안'(AfD) 주최로 열린 반이슬람 집회. /사진=AFP2일*현지시간) 독일 드레스덴에서 '독일을 위한 대안'(AfD) 주최로 열린 반이슬람 집회. /사진=AFP


독일 극우정당이 옛 동독 지역 지방선거에서 제2정당으로 급부상했다.

1일(현지시간) 현지매체 독일의 소리 등에 따르면 이날 치뤄진 독일 작센주(州)와 브란덴부르크주 선거 출구조사 결과 극우성향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은 각각 27.5%, 23.5%의 득표율을 얻으며 2개 주 모두에서 제2정당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는 이곳의 2014년 지방선거 AfD 득표율과 비교하면 각각 17.8% 포인트(9.7%→27.5%), 11.3% 포인트(12.2%→23.5%) 오른 것이다.



이에 비해 대연정을 이룬 기독민주당과 사회민주당은 제1당 자리는 지켰으나, 득표율은 확연히 떨어졌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속한 기독민주당은 작센주에서 32.1%의 득표율로 제1당 자리를 지켰으나, 2014년 지방선거와 비교해 7.3% 포인트 떨어졌다. 브란덴부르크주에서는 사회민주당이 26.2%로 제1당을 유지했으나, 2014년에 비하면 5.7% 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1990년 독일 통일 이후 사민당이 브란덴부르크에서 치른 선거 중 최악의 성적표다. 사민당은 통독 이후 이곳에서 줄곧 제1당을 차지해왔다.

작센주의회 제2정당이었던 좌파당의 득표율은 10.6%에 불과해 2014년보다 8.3% 떨어졌다. 브란덴부르크에서도 10.8%에 그쳤다. 원래 옛 동독지역에서 부진했던 녹색당도 작슨주에서 8.6%, 브란덴부르크에서 10.8%를 차지해 활약이 눈에 띄었다.



AfD는 2015년 유럽 '난민 위기' 당시 반(反)난민·반이슬람 정서를 앞세우며 급부상했다. 메르켈 총리가 거의 100만명에 이르는 난민을 독일로 받아들이며 조성된 불안감에 편승한 것이다.

특히 옛 동독지역에서 AfD가 선전한 데는 옛 동독 주민들이 느끼는 '2등 국민' 인식을 적극 활용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 독일의소리는 "옛 동독지역이 옛 서독지역보다 임금이 낮고, 서독 출신 인사들이 정부 요직 등에 있는 점 때문에 옛 동독 주민들은 오랜 기간 '2등 국민'이라는 인식이 있어왔다"며 "AfD는 이러한 '동독만의 이슈'를 내세워 소외된 주민들을 포섭했다"고 설명했다.

선거 직전 AfD 주요 인사가 네오나치(신나치주의) 관련 행사에 참석했다는 보도에도 투표 결과는 뒤집히지 않았다. 지난달 30일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은 브란덴부르크주 AfD 의원인 안드레아스 칼비츠가 2007년 그리스 아테네에서 네오나치 행진에 참석했다는 사실을 보도했다. 당시 행사 참석자들은 나치 상징 문양인 스와스티카 국기를 흔들어 논란을 일으켰다.


특히 AfD의 지지층이 주로 젊은 층이라는 점 역시 주목할 만하다. 작센주 선거에서 18~30세 유권자가 가장 많이 지지한 정당은 AfD(22%)였고, 브란덴부르크주에서도 22% 지지율을 기록해 1위인 녹색당(23%)과 1% 포인트 차이에 불과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이를 두고 "30세 이하 유권자들이 기성 중도정당을 거부하고 극좌나 극우정당으로 향하는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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