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세-작은정부 주창' 美경제학자 펠드스타인 교수 별세

머니투데이 김수현 기자 | 2019.06.12 15:44

레이건·부시·오바마 행정부서 경제자문 역할…"감세와 작은 정부 주장한 합리적 보수주의자"

마틴 펠드스타인 교수. /사진=AFP

미국 여러 행정부를 거치며 경제 조언을 해왔던 거시경제학자 마틴 펠드스타인이 11일(현지시간) 79세의 나이로 숨을 거뒀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동료인 제러미 스타인 하버드대 교수를 인용해 "가장 영향력 있는 경제학자 중 한 명인 펠드스타인 교수가 암 투병 끝 사망했다"고 전했다.

펠드스타인은 하버드대에서 50년간 경제학 교수로 지냈으며 특히 세금제도에 대해 전문가였다. 그는 공화당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 시절 1982년부터 2년간 경제자문위원회(CEA) 의장을 맡았으며 이후 같은 당 조지 W 부시, 민주당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경제 고문 역할을 했다. CNN은 그에 대해 "보수적 사상가들의 멘토였고 민주당원들에게도 존경받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작은 정부와 감세를 주장한 경제학자였다. 펠드스타인은 레이건 행정부 당시 경제 성장 촉진을 위해 세율을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득세 인하를 통해 사람들은 일할 동기가 생기고 법인세를 낮추면 기업들은 투자를 늘려 경제성장이 촉진되기 때문에 세금을 인하해도 재정 수입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동시에 연방 정부의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해 당시 터무니없이 과대평가돼 있던 달러 가치를 떨어뜨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레고리 맨큐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는 "펠드스타인은 감세와 작은 정부를 지향했던 합리적 보수주의자였다"면서 "그는 정부 부채에 대해 매우 걱정했다. 공짜 점심은 없다고 생각했던 사람"이라고 회고했다.

펠드스타인은 1970년대부터 '세금이 기업과 개인의 경제행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해 연구해왔다. 그의 연구는 주로 인플레이션, 공공지출, 세금, 실업 등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그는 연구를 지속해 38세 때 40세 이하 젊은 경제학자에게 수여되는 존 베이츠 클라크 메달을 받았다.


펠드스타인은 경제학자 아서 래퍼의 '공급 주도 경제학'에도 영향을 끼쳤다. 래퍼 전 시카고대 교수는 대규모 감세와 규제 완화가 오히려 재정적자를 해결할 수 있다는 '래퍼 곡선'을 주장했고 도널드 트럼프 정부는 래퍼 전 교수의 이론에 따라 2017년 대규모 법인세 인하를 단행했다.

그는 암으로 투병하던 최근까지도 미 행정부의 경제 정책에 활발하게 목소리를 냈다. 지난 1월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의 무역 분쟁이 증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불안감을 드러냈다"고 진단했고 지난 3월에는 WSJ 기고문에서 미국의 재정적자를 우려했다.

제이슨 퍼먼 오바마 행정부 경제자문위원회 의장은 "펠드슈타인은 자신의 분야에서 거시경제학 분야에서 거인이었다"며 "그는 경제와 정책 입안에 끊임없이 참여했으며 만족할 줄 몰랐다. 우리의 모범이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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