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北평냉집 냉면전문 아니라는데…이것팔아 외화벌이

머니투데이 정한결 기자 | 2019.05.19 16:45

"안면인식기술 판매, 유엔 2017 제재 위반"…"中·동남아, 北식당 상당수가 '제재 위반' 외화벌이 참여할 수도"

베트남 하노이에 위치한 북한식당 고려평양 식당./사진=CNN 갈무리.


베트남에 있는 한 북한 식당이 안면인식기술 등 첨단 기술 거래를 통해 북한 정권의 자금을 마련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에 아시아 각지의 수많은 북한 식당들이 유엔 제재를 회피해 북한의 외화벌이에 참여한다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18일(현지시간) CNN은 미 싱크탱크 첨단방위연구센터(C4ADS)와 제임스 마틴 비확산 연구센터(CNS)를 인용, "베트남 하노이 소재의 '고려평양식당'은 김치와 냉면을 제공하지만, 이들의 온라인 거래 내역을 살펴보면 안면인식기술 등 최첨단 소프트웨어를 팔고 있다"고 보도했다.

평양냉면집인 고려평양식당이 최첨단 기술인 안면인식기술을 판매하는 경로는 다소 복잡하다. 고려식당을 비롯해 미래기술그룹(Future Tech Group), 글로컴(Glocom) 등 총 세 사업자가 연관돼있다.

말레이시아의 글로컴은 그동안 북한이 불법 무기 수출을 위해 활용해 온 회사다. 미래기술그룹은 안면인식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기업으로, 글로컴과 동일한 IP주소(인터넷주소)를 가지고 있어 둘이 연관돼 있다고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이 두 기업과 고려평양식당의 연결고리는 북한 국적자인 김종길이다. 전문가들은 김종길이 'kjg197318'이라는 미래기술그룹 아이디를 사용해 안면인식 소프트웨어를 개발·판매해왔다고 보고 있다. 김종길은 베트남에 '무도 비나'라는 현지 법인을 세웠는데, 사업을 내기 위해 베트남 정부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그의 생년월일은 1973년 1월 8일이었다. 자신의 이름과 생년월일을 딴 아이디를 사용했다는 것이다.


심지어 무도 비나는 현재 고려식당과 주소상 같은 위치에 있어 미 싱크탱크들은 글로컴, 미래기술그룹, 고려평양식당이 한 곳에 모여 운영되고 있다고 추정한다. C4ADS의 제이슨 아터번 북한 전문 분석가는 "북한은 여러 사업을 한 번에 묶어 운영하는 모습을 보였다"면서 "고려평양식당이 북한의 해외 상업 전초기지로 기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C4ADS와 CNS는 북한이 이같은 안면 인식 소프트웨어 판매를 통해 매년 수천만달러를 벌어들이고 있다며 이는 유엔 안보리 제재에 대한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유엔은 2017년부터 북한의 현금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무기 판매·요식업 등 북한 국적자의 외화벌이를 전면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안면인식기술처럼 비군사적 목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기술에 대해서는 이같은 무기 판매 제재가 사실상 적용되지 않고 있다. 특히 중국과 동남아 일대에서 요식업에 대한 대북제재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으면서 북한은 이를 제재 회피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CNS의 캐머런 트레이너 분석관은 "유엔은 정보 기술까지 제재하고 있지 않다"면서 "북한은 이를 통해 얻은 수입을 핵개발에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엔 대북제재 위원회의 구성원이었던 조지 로페스는 "각국 당국자들은 (북한의) 온라인 거래까지 감시하지 않는다"면서 "(고려평양식당 사례는) 극히 일부분으로, 아시아 각지의 수많은 북한 식당들이 제재를 회피하는데 활용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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