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온다(?)"…'R의 공포' 과거와 다른 점

머니투데이 송지유 기자 | 2019.03.26 17:09

[내일의 전략]美 장단기 금리역전에 경기침체 공포 확산…전문가들 "시장 괜찮다" 긍정론 배경은

'R(Recession·경기침체)의 공포'에 한국 증시를 비롯한 글로벌 금융시장이 출렁이고 있다. 유럽·중국에 이어 미국으로 경기부진 우려가 번진 가운데 미국 장단기 국채 금리까지 역전되자 경기침체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미국 장기채(10년 만기 국채)는 돈을 빌려주는 기간이 길어 위험 부담이 큰 만큼 단기채(3개월 만기 국채)보다 금리가 높은 것이 일반적이다. 장기금리가 단기금리보다 낮아졌다는 것은 미래 투자자금 수요가 줄었다는 의미로 경기침체 전조로 통한다. 그도 그럴 것이 샌프란시스코 연방은행이 1955년 이후 장단기 금리가 역전된 사례를 살펴보니 대부분 2년 이내에 경기침체가 찾아왔다.

이번 금리 역전은 지난 22일 나타났다. 뉴욕 채권시장에서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장중 2.42%까지 떨어지며 2.46%까지 치솟은 3개월물을 밑돌다가 3개월물과 같은 2.459%로 거래를 마쳤다. 이처럼 장단기 금리가 역전된 것은 2007년 9월 이후 약 12년만으로 전 세계 시장의 관심이 미국 국채 가격 흐름에 집중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장단기 금리 역전이 경기 침체로 직결된다는 걱정은 기우"라고 입을 모은다. 현재 시장 상황이 금리 연전 후 경기 침체로 이어졌던 과거와 다르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풀이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 재닛 옐런 전 의장은 "장단기 국채 수익률 역전 현상을 불황 신호로 보지 않는다"며 "과거와 달리 현재는 일드 커브(국채수익률 곡선)이 매우 평탄화되는 경향이 있으며 역전되기도 쉽다"고 말했다. 옐런 전 의장은 "미국은 경기둔화를 겪고 있지만 경기침체를 유발할 정도로 위험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벤 버냉키 전 Fed 의장도 "장기금리가 이례적으로 낮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일 뿐 장단기 금리차를 경기 침체 전조로 볼 필요는 없다"고 진단했다.

여의도 증권가는 Fed가 장기물 중심으로 국채 매입에 나선 점, 은행 방화벽이 튼튼해져 금융권 수익 악화가 실물 경기 악화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점, 채무한도 이슈에 따른 미국 재무부 단기채 발행 증가에 따른 일시적인 수급 변화라는 점 등에 주목한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장단기 금리 역전 직후 1개월간은 금융시장 변동성이 클 수 있지만 향후 1년은 괜찮은 흐름을 이어갔다"며 "뮬러특검보고서·미중 무역협상 등 트럼프와 관련된 내외부 잡음만 해결되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회사채 스프레드와 주식시장 변동성 지표가 안정적인 것도 과거와 다른 점이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1월 Fed의 정책 변화 신호가 강화된 이후 미국 회사채 신용 스프레드는 안정세를 지속하고 있다"며 "S&P500 지수 변동을 의미하는 VIX 지수 역시 2000~2001년, 2007~2008년 등과 비교할 때 안적적인 편"이라고 말했다.

장단기 금리 역전 이후 경기침체와 반등을 가르는 포인트는 Fed의 기준금리 인하 조치라는 해석도 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장단기 금리가 역전됐던 1996년과 1998년 사례를 보면 금리인하 조치로 스프레드가 플러스 영역으로 진입한 후 반등을 지속했다"며 "이번 역전 현상의 경우 시장이 경기침체에 베팅했다기보다 연준의 금리인하를 압박하고 있다는 신호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5일 2% 안팎 급락했던 한국 증시는 하루 만에 반등했다. 26일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3.94포인트(0.18%) 오른 2148.8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은 9.6포인트(1.32%) 오른 736.81에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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