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김무성, 진정 '대인배' 모습 보이려면

머니투데이 구경민 기자 | 2015.05.28 06:03
"노무현 전 대통령은 지방분권을 위해 굉장히 노력했습니다. 이제 노 전 대통령의 과(過)는 그만 따지고 공을 높이 평가해 국민통합 시대로 가야 합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 3일만에 입을 열었다. 김 대표는 26일 경북 구미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국회지방살리기포럼'에 참석한 자리에서 뜻밖의 '노무현 칭찬'을 던졌다.

앞서 23일 있었던 노전대통령 6주기 추도식에서 노전대통령의 아들 건호씨는 “권력으로 전직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아넣고는 반성도 안 했다”고 직격탄을 날린바 있다.

김대표의 이날 발언은 건호씨의 분노에 '화해'의 손길을 내민 것으로 해석됐다. 그러나 화해의 진정성을 인정받기에는 발언 내용도 장소도 '미달'했다는 생각이다.

포럼이 끝난 후 기자는 김 대표에게 "야당 내에서도 건호씨의 '작심발언'과 관련해 반성해야 할 점은 반성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는데 이에 동조 하느냐"고 물었다. 질문을 받은 김 대표는 굳은 얼굴을 한채 "답하지 않겠다"면서 등을 돌리고 자리를 떠났다.

김 대표는 과거 "노무현이 NLL(북방한계선)을 포기했다. 노무현을 대통령으로 인정안한다"고 말한바 있다.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건, 새누리당이 대선 직후 새정치민주연합에 대해 입이 닳도록 비난했던 대목이다.


새누리당의 한 의원은 김대표의 발언을 전해 듣고 "지방에 내려가서, 지방분권을 가지고 노무현의 공(功)에 대해 변죽을 울릴게 아니라, 과거의 일들에 대해 진지하게 사과해서 진정한 대인배의 면모를 보여줘야 한다"고 아쉬워했다.


노건호씨는 추도식장에서 "댓글달아 종북 몰이 해대다가 암말 없이 불쑥 나타나시니 진정 대인배 풍모를 보는 것같다"고 면전에서 독설을 날렸다.



대립이 극한으로 치닫던 상황에서 퍼부었던 말들에 대해 김대표가 유감을 표명하고 진정한 포용력을 보여준다면 국민들은 단어 뜻 그대로 '대인배 풍모'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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