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 튀는 젊은 작가 10인의 기발함, 어디까지 펼쳐질까

머니투데이 이언주 기자 | 2014.05.30 17:30

삼성미술관 리움 '아트 스펙트럼'展··· 6월29일까지

<아트 스펙트럼2014> 김민애, '블랙박스 조각' /사진제공=삼성미술관
이 귀여운 에스컬레이터는 뭐지? 언뜻 한 걸음 내딛었다가 주춤. 앗, 속을 뻔 했다!

'아트스펙트럼2014'가 열리고 있는 서울 한남동 삼성미술관 리움 전시장을 돌다보면 재치 넘치는 작가의 상상력에 깜짝깜짝 놀라는 순간이 이어진다. 영상과 설치, 사진, 회화, 퍼포먼스 등 31점의 다양한 작품을 굳이 '미술'이라는 영역 안에만 담아야 할까 싶다. 그만큼 형식과 표현은 물론 주제 면에서도 틀을 깼고, 사회적이고 철학적인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버려진 공간, 사각지대를 환기시키는 김민애 작가의 '블랙박스 조각'은 연극 무대 세트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실제로 관람객들이 사용하는 전시장 내 상행 에스컬레이터를 복제한 하행 에스컬레이터는 나무로 만든 것. 다음 전시공간으로 이동하려는 사람들의 동선에 혼란을 주며 기존 공간을 다시 한 번 찬찬히 보게 만든다. 또 에스컬레이터 앞 카펫은 바닥을 가로질러 벽을 타고 천장으로 연장되고, 벽에는 구석진 공간을 밝히는 조각 작품이 건물 내 유리다리와 쌍을 이루며 창문처럼 걸려있다. 공간을 야무지게 활용한 작가의 기획력이 돋보인다.

2001년 시작한 '아트스펙트럼'은 리움 큐레이터들이 연령, 장르, 주제에 구애받지 않고 기대되는 한국의 신진작가들을 선정해 그들의 작품으로 꾸미는 현대미술 전시다. 지금까지 4회 전시를 통해 이형구(2007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작가), 문경원(2012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 김성환(2012 런던 테이트모던 '탱크'전시 초대작가) 등 38명의 작가가 거쳐 갔다.

이은실 작가는 성과 욕망, 배설 등 금기시 되는 행위와 정서를 수묵채색으로 적나라하게 그리며 사회와 예술의 고루한 가치에 도전한다. 19세 이상 관람할 수 있다. /사진=이언주 기자
올해는 리움 큐레이터 5명과 외부인사 5명이 참여해 김민애·박보나·송호준·심래정·이완·이은실·장현준·정희승·제니조·천영미 등 10명의 작가를 선정했다. 올해는 특히 리움 개관 10주년을 맞아 '아트스펙트럼 작가상'을 신설했다.

첫 수상자인 이완 작가의 '메이드 인' 시리즈는 매우 특별한 수행과정을 담아 제작한 것이다. 대만(사탕수수밭)·미얀마(탄광)·태국(실크공장) 등 아시아의 생산현지를 직접 찾아가 각각 설탕 한 스푼, 금 3g을 채취하고 비단옷을 만든 과정을 영상으로 담았다. 결과물은 영상과 함께 전시장에서 직접 볼 수 있다. 또 캄보디아에 볍씨를 뿌리고 돌아온 작가는 내년에 중국·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등 8개국을 찾아 이 프로젝트를 이어갈 예정이다.


학생들을 위한 체험전시관 같은 '인공위선 퀴즈 쇼: 통신모듈 편'을 선보인 작업(송호준)을 비롯해 공사현장 같은 구조물에서 동료들과 협업하고 즉흥 퍼포먼스를 벌이는 작업(장현준), 어미새 이야기를 역동적인 흑백 드로잉 영상으로 제작한 '밤하늘을 나는 새: 밤의 행진'(심래정) 등 젊은 미술가들의 기발한 아이디어와 세상을 보는 특별한 시선을 만날 수 있다. 다음달 29일까지. 기획전 입장료 6000원. (02)2014-6901.

장현준 '( )/수행'(왼쪽), 송호준 '인공위성 퀴즈쇼'(오른쪽위), 심래정 '밤하늘을 나는 새' /사진제공=삼성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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