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을 중심으로 세계 음악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이 '젊은 거장'이 '라흐마니노프 피아노협주곡 3번'으로 국내 관객들과 만났다. 그는 10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머니투데이와 함께하는 피아니스트 임현정 초청 스타콘서트'에서 여자경 지휘자가 이끄는 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호흡을 맞췄다.
난해하기로 유명한 이 곡은 서정적이면서도 아름다운 선율과 함께 파워풀하게 객석의 심장을 두드렸다. 유튜브 동영상에서 만났던 그의 화려한 테크닉과 손가락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현란한 속주, 풍부한 감성까지 더한 그 진면목을 오감으로 확인케 한 열광적인 자리였다.
이 곡의 1악장은 영화 '샤인'(1996년 개봉)의 OST로도 연주돼 일반인에게도 익숙하다. 러시아의 깊은 우수와 비애가 전해지는 단조 선율은 겨울을 재촉하는 늦가을의 감성과도 무척 잘 어울렸다.
눈을 뗄 수 없는 압도적인 기교와 속주는 묘기에 가까웠다. 빠르고도 정확하게 건반을 공략하는 드라마틱한 연주는 공연장을 정통 러시안 피아니즘의 정수로 가득 채웠다. 그는 작곡가의 감성과 자신의 경험을 한데 섞으며 오케스트라와도 온몸으로 교감하는 듯했다.
객석의 '브라보!' 함성과 기립박수가 이어지자 그는 드뷔시의 '달빛', 라흐마니노프의 '보칼리제'로 화답했다. 계속되는 '앙코르' 요청에 직접 편곡한 '밀양아리랑'을 선보이며 화려한 무대의 대미를 장식했다.
협연에 앞서 오케스트라가 연주한 곡은 '차이콥스키 교향곡 제4번'. 교향악은 물론 오페라, 발레 장르까지 섭렵하며 활발한 연주활동을 하고 있는 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는 풍성한 음량으로 섬세하고도 역동적인 연주를 선보였다.
러시아의 대표적인 두 음악가 차이콥스키와 라흐마니노프를 오롯이 만날 수 있었던 행복한 주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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