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님, 먼저 끊겠습니다" 상담원, 이 말 허용하자…

머니투데이 진달래 기자 | 2013.11.08 05:30

[착한소비 좀 먹는 블랙컨슈머] (4-3) 성희롱·욕설 '상담 중단'

"회원님, 비속어(욕설) 사용으로 더 이상 상담 진행이 어렵습니다. 죄송하지만 먼저 전화를 끊겠습니다."

금융사에서 고객과 최접점에 있는 사람들을 꼽자면 콜센터 상담원들이 있다. '사랑합니다, 고객님'이란 말처럼 한없이 친절해야하는 업무 탓에 감정노동자의 대명사로도 꼽히는 이들이다.

그만큼 악성민원에 대한 고충도 크다. '목소리가 밤일 잘하게 생겼다'는 성희롱성 발언부터 서비스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가입과 철회를 반복하는 등 다양한 블랙컨슈머들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하기 일쑤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 반기를 드는 금융사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금융권에서 콜센터 직원 수(7868명)가 은행(8322명) 다음으로 많고, 영업에서의 역할도 큰 카드업계가 스타트를 끊었다. 현대카드는 지난해 2월부터 민원인이 성희롱 등 언어폭력을 행사하는 경우 상담원이 두 차례 경고를 한 뒤 전화를 끊도록(상담중단)했다. 상담을 중단하면서 성희롱 발언에 대한 법적 처벌 사항도 명확히 고지한다.

당장 상담원들의 반응이 좋다. "처음에는 먼저 전화를 끊으면 고객 불만이 커지지 않을까 걱정이 돼 가슴이 떨렸는데, 이제는 상담중단 등을 담은 매뉴얼이 든든한 조력자로 느껴진다"는 것이다.


실제로 제도 시행 전인 2011년 13.3%이던 상담원 이직률이 3월 현재 4.2%로 떨어질 정도로 업무만족도가 높아졌다. 억지 민원에 시간을 낭비하지 않아도 돼 전체적인 업무 집중도나 고객의 서비스 만족도도 높아졌다.

삼성카드도 비슷한 시기에 '333 응대원칙'을 도입했다. 욕설과 폭언을 하는 민원인에게 세 차례 '통화내용이 녹음 중이며 상담을 중단할 수 있다'는 경고 안내를 한 후 상담을 중단할 수 있게 한 제도다.

이후 상담경력 10년차 이상의 블랙컨슈머 전문 상담원을 배정해 상담에 들어가고, 여기서도 해결되지 않으면 '악성 민원 중지 촉구 공문'을 내용증명으로 발신토록 했다.

블랙컨슈머에서 상담원을 적극적으로 보호하는 제도들은 지난해 초부터 등장, 지난해 10월 금감원이 관련 조치를 만들도록 하면서 본격화됐다. 카드사와 일부 보험사 등은 상담원을 대상으로 심리 상담과정을 운영하는 등 관련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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