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레이션?' 내년 경기국면 미리보기

머니투데이 장화탁 동부증권 투자전략팀장 | 2013.10.16 07:00

[머니디렉터]

↑장화탁 동부증권 투자전략팀장
연말이 가까워지면서 올해보다는 내년의 경기상황으로 관심이 옮겨지고 있다. 경제를 접근하는 방법은 다양한데 국면접근법 측면에서 내년 경기의 모습을 살펴보고자 한다.

최근 IMF는 전세계 GDP성장률 전망을 하향조정했다. IMF는 올해는 2.9%, 내년은 3.6%로 전세계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는데 이는 기존 전망치 대비 각각 0.3%포인트, 0.2%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주목할 것은 선진국 성장에 대해서는 기존 성장률 전망을 유지하는 가운데 신흥국 성장률 전망을 비교적 큰 폭으로 하향조정했다는 점이다. 신흥국과 관련해서는 지역이나 국가별로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순환적인 면과 구조적인 면 모두에 있어서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IMF 보고서의 제목은 '전환과 긴장'인데 제목에서 언급한 '전환'은 신흥국이 이끌었던 기존 글로벌경제의 성장동력이 바뀌고 있다는 내용과 연결된다. 미국경제는 정치, 재정과 관련된 불확실성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방준비제도위원회(Fed)가 출구전략을 시작해야 할 시점에 다가서고 있다고 언급했다.

제목에서 사용된 또 다른 단어 '긴장'은 글로벌경제의 성장동력 전환과 미국의 통화정책 전환이 내년 전세계 경제에 긴장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것을 표현한 것이다.

IMF의 경제전망은 전반적으로 경기는 아주 느린 회복국면에 있지만 의미있는 성장, 지속성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다방면에 걸쳐서 아주 많은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당사의 시각과 일맥상통한다.

올해의 경우 연초대비 연말로 가면서 글로벌 성장률이 하향 조정되는 모습을 보였다. 글로벌 성장률은 10년을 정점으로 올해까지 하락국면에 놓여있다. 하지만 내년은 4년 만에 처음으로 전세계 성장률이 전년대비 높아지는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

물가의 경우 글로벌 관점에서는 올해와 비슷할 것으로 생각하는데 지역별로는 선진국은 올해보다 상승, 신흥국은 올해보다 안정되는 흐름을 일단 예상해본다. 선진국의 물가가 그동안 안정된 이유는 고용시장이 악화국면에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미국의 경우 고용시장이 개선됐지만 개선 폭이 물가상승을 야기할 정도는 아니었다.

유로존은 연간으로 봤을 때 고용상황은 전년대비 악화되는 국면에 놓여 있었다. 내년의 경우 미국 실업률이 6%대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로존 역시 플러스 성장률이 예상되는 가운데 고용시장 개선을 위한 다양한 부양책이 진행될 전망이다. 올해 신흥국의 물가가 상승한 원인은 환율에서 찾을 수 있다.

미국 출구전략이 화두로 등장하면서 중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신흥국 통화가 약세로 가는 흐름을 보였고, 환율 약세는 신흥국(중국 제외) 물가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내년에는 미국이 실제적으로 양적완화를 축소하기 시작할 것이고 이에 따라 펀더멘탈이 부실한 신흥국의 환율 약세국면은 지속될 수 있다.

다만 신흥국 전반적으로 환율 평가절하의 속도나 폭은 올해 대비 완만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에 따라 환율약세로 인한 신흥국의 물가상승압력은 올해보다 완화될 전망이다.


내년 글로벌경제 측면에서 가장 관심을 가질 부분 중 하나는 교역량 회복이다. 2012~2013년 전세계 교역량은 GDP 성장률이나 물가 상승률과 비슷하거나 낮은 수준에 놓여 있었다.

하지만 내년에는 성장률이나 물가보다 교역량의 증가율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물가지표보다는 물량지표 개선이 내년 글로벌경제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한국경기는 중장기 성장동력을 확보하지 못하는 구조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 성장동력의 핵심인 설비투자가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전망이고, 내년 역시 여러 여건상 큰 폭의 설비투자 증가를 기대하기는 힘든 상황이다(한국은행 5.7% 전망, 당사는 3.6% 전망). 이같은 구조적인 문제는 올해에 이어 내년 한국경기의 고민거리가 될 것이다.

반면 경기순환 관점에서 접근할 때 국내 GDP 성장률은 글로벌 경제성장률 회복에 힘입어 내년에는 4년 만에 처음으로 3%대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다(한국은행 3.8% 전망, 당사는 3.5% 전망). 소비자물가는 1%대에서 2%대로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겠지만 과거의 평균물가상승률에 비하여 저물가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생각한다(한국은행 2.5% 전망, 당사는 2.3% 전망).

성장률과 물가로 구분한 경기국면의 경우 성장률은 전세계와 비슷한 수준, 물가는 전세계대비 낮은 국면에 위치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다. 따라서 한국 역시 성장률이 개선되고 물가가 안정되는 리플레이션 국면에 놓여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 부채한도 상향협상과 관련된 매크로 이벤트는 아직 진행 중이다. 하지만 부채한도 상향협상은 예산안처리보다 훨씬 중요하고 영향력이 큰 이벤트이다.

그렇기에 예산안처리와 같이 극한 대립으로 치달으면서 협상결렬과 국가디폴트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연말로 가면서 보다 중요한 것은 이벤트에 대한 분석보다는 경기국면에 대한 분석과 전망이 될 것이다.

내년 경기전망은 구조적인 측면과 순환적인 측면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구조적인 측면에서는 내년에도 여전히 많은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고 보면 된다. 이같은 구조적인 문제는 정책의 정상화, 경기의 전환 과정에서 선진국보다는 신흥국들에게 도적적인 과제가 될 것이다.

경기순환적인 측면에서 내년 글로벌경제는 올해보다 물가상승은 비슷하지만 성장률은 개선되는 흐름이 예상된다.

경제를 접근하는 방법은 다양한데 국면접근법 측면에서 내년 경기의 모습은 어떠할까? 한마디로 내년 전세계는 성장률은 개선되지만 물가상승까지는 이어지지는 않는 리플레이션 국면으로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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