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민간 주택조합 "맞춤형 주거복지 완성"

머니투데이 버밍험(영국)=송학주 기자·뉴스1 김정태 기자  | 2013.10.21 06:15

['행복주택, 맞춤형 주거복지시대 연다']<5-2>英공공임대 민간공급기관 '주택조합 HA'

편집자주 | 박근혜정부가 서민주거안정의 핵심공약으로 내세운 '행복주택'이 딜레마에 빠졌다. 정부는 신혼부부와 대학생 등 사회활동이 왕성한 계층에게 교통이 편리한 도심에 임대주거공간을 제공한다는 취지로 지난 5월 서울 등 수도권 도심내 철도부지, 유휴 국·공유지 등 7곳을 행복주택 시범지구로 지정하고 1만가구를 우선 공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오류·가좌지구를 제외한 나머지 5곳은 지자체와 지역주민들의 거센 반발로 연내 착공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머니투데이와 뉴스1은 행복주택이 국민적 공감대를 이룰 수 있는 사업인지 여부와 현안을 심층 분석하고 근본적 대안을 찾는 공동기획을 마련했다. 특히 맞춤형 주거복지시스템이 잘 갖춰진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 선진국의 사례를 살펴보기 위해 직접 현지를 찾아 정부, 지자체, 기관, 전문가 등을 대상으로 심층 취재했다.

영국의 지역별 연소득 대비 집값 비율. 런던 집값은 연소득의 15.6배에 달한다./자료제공=NHF(주택조합연합)
 영국 국민들에게 저렴한 사회주택을 제공하는 독립된 비영리기관 '주택조합'(HA·Housing Associations). 영국에선 수천 개 주택협회가 당장 자기 집을 살 수 없는 서민들을 위해 공동소유권제도를 운용한다.

 2차대전 이후 복구 과정에서 주택부족문제가 심각하게 대두하자 영국 정부는 공공임대주택을 대량 공급하는 등 주택문제에 본격적으로 개입하기 시작했다. 1950~70년대에 걸쳐 민간부문의 임대료 통제와 함께 자가소유주택과 공공임대주택 건설을 늘렸다.

 하지만 70년대 후반부터 90년대까지 재정부담이 커지자 영국 정부는 주택부문 재정지원을 크게 줄였다. 동시에 각종 할인혜택을 통해 세입자들에게 공공임대주택 소유권을 넘기려 했다. 하지만 의도와 달리 세입자가 매입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결국 재정지원 축소로 인한 유지·보수와 관리소홀은 도심지 공공임대주택 슬럼화와 지역빈곤문제의 주된 원인으로 지목되기에 이르렀다. 이후 88년부터 지방정부 소유 임대주택을 주택조합으로 이전하기 시작했고 사회주택이란 공익 목적의 임대주택 물량을 계속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영국의 지역별 주택조합 임대료와 일반 개인주택의 임대료 비교표./자료제공=NHF(주택조합연합)
 주택조합은 지방정부와 달리 민간금융조달이 가능한 사회주택 임대사업자였기 때문이다. 많은 주택조합이 소규모로 운영됐기 때문에 소수 주택을 개·보수하거나 소규모 자투리 개발에선 지방정부보다 유리했다. 임차인들과도 더 밀접한 관계를 형성할 수 있었다.

 게다가 독신과 노인, 편부모가족, 정신병 경력자 등 특별히 임대주택을 필요로 하는 수요층에 대한 주택공급을 가능케 했다. 임대료와 서비스 판매수익으로 임차인들을 보다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주택조합은 지방정부와 주택공사로부터 보조금을 받았음에도 임대료를 공공임대주택보다 높게 책정했다. 보조금을 비효율적으로 사용하기도 하고 지방정부의 사회주택 대기자 명부를 수용해 입주시켜야 하지만 주택조합 관리자가 임의로 결정하는 문제도 발생했다.

 임차인들이 부조리한 상황에서 퇴거당하는 경우도 발생했다. 이에 따라 2010년 이후 'TSA'(Tenant Services Authority)가 사회주택을 공급하는 모든 기관을 감독하게 됐다. 사회주택을 주택조합 등 민간이 공급하고 민간을 지방정부가 통제하는 방식이다.


 주택조합 연합체 'NHF'(National Housing Federation) 관계자는 "영국은 사회주택에 대한 오랜 전통이 있고 임대주택 공급은 지방정부가 담당하는 중요한 업무로 인식돼왔다"며 "임대주택 경험을 축적한 많은 민간사업자가 있어 정부 소유 임대주택을 다양한 방법으로 민간에 이전해왔다"고 설명했다.

런던의 템즈강변 남단에 인접한 서더크 자치구에 위치한 '코인스트리트' 건물./사진제공=NHF(주택조합연합)
 ◇주택조합에 의한 대표적인 개발…런던 '코인스트리트'

 런던의 템스 강변 남단에 인접한 서더크자치구(Southwark Borough)에는 220가구의 주택단지가 형성돼 있다. 코인스트리트 주택조합이 런던시로부터 사들인 5만2000㎡ 국·공유지에 주택, 상점, 전시장, 식당, 스포츠시설, 공원 등을 만들었다. 개발 전까지는 버려진 땅이었다.

 코인스트리트 주택조합은 입주자로 구성되며 주택관리와 임대료 징수 등 주택관리 운영 임무를 담당한다. 2차 주택조합은 건축가, 회계사, 변리사 등 주택설계와 건설을 담당하는 전문가로 구성된다.

 지역 커뮤니티를 위한 복지시설도 개발하고 운영수익을 창출, 이를 다시 지역 사회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재투자한다. 1984년 조합이 결성돼 88년 멀버리주택 56가구가 완공됐다. 이후 팜 27가구, 레드우드 78가구, 이로코 59가구가 지어졌다. 모두 사회주택이다.

 간호사, 버스운전기사, 선생님 등 도심에서 일하는 저소득자들이 주된 조합원들이다. 개발비용은 주택조합이 런던시와 주택공사로부터 지원받고 은행에서 대출받아 마련했다. 임대료와 시설 운영비용으로 대출금을 갚아나가는 구조다. 주택조합의 대표적인 개발사례다.
영국 런던의 스트랏포드 역 주변 아파트 건설 현장. 아파트의 50%는 사회주택(공공임대주택)으로 사용될 예정이다./사진=송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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