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의 인재법칙 "스펙 NO, 몰입경험 OK!"

머니투데이 강기택 기자 | 2013.04.16 09:23

[Beyond 혁신경제; 스펙파괴 인재확보 나선 기업]<2-1>현대자동차그룹

↑현대차 2012년 지역인재 채용박람회
양적 확대와 질적 전환. 최근 확 바뀐 현대차그룹의 채용 트렌드다.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8년 5340명을 고용한 이래 2011년 7400명, 2012년 7500명, 올해 7700명 등 매년 채용을 확대하고 있다.

숫자만 늘어난 게 아니다. 그룹이 원하는 인재상이 달라졌다. 획일화된 스펙보다 다양하고 창의적인 시도를 통해 남과 다른 몰입과 성취의 경험을 갖고 있는지를 먼저 본다. 채용방식도 ‘열린채용’으로 변한 것은 물론이다.

‘열린 채용’ 및 지역 우수인재 채용 강화
현대차그룹은 2000년, 그룹 출범 후 공채 1기를 뽑을 때부터 학점, 영어성적, 전공에 대한 제한을 모두 없앴다. 스펙이 모든 것을 말해 주지 않는다는 차원에서다.

2011년 그룹의 맏형격인 현대차의 잡페어는 이런 채용기준상의 변화 뿐 아니라 채용형식의 파격을 가장 잘 보여준다.

서울과 부산 대구 광주 등 지방 대도시에서 열린 잡페어는 자기소개서 1:1 첨삭지도, 영어면접, 선배사원들과의 면담 등을 통해 현대차가 원하는 인재상을 체득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5분 자기 PR’은 지원자의 정보가 공개되지 상황에서 5분간 자신의 열정과 끼를 발산할 수 있는 제도로 우수자에게 서류전형 면제라는 특전까지 줘 최고의 인기를 끌었다.

지방에서 열린 잡페어는 지방대를 졸업한 현대차 선배 직원들을 전면에 배치하고, 전국 각지에서 출발하는 버스 이동편을 제공했다.

뿐만 아니라 채용 담당자들이 학교를 직접 찾아가 미션 프로그램을 부여해 지원자들의 역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하는 ‘숨은 인재 찾기 히든카드’ 행사도 벌였다.

온라인 투표를 통해 선정된 지방 소재 14개 대학을 직접 찾아가는 ‘전국구 채용설명회’를 열어 취업 정보에 대한 지방대생들의 갈증을 해소하고 지방인재 발굴이라는 성과도 거뒀다.

잡페어, 히든카드, 전국구 설명회 등은 특히 지방대 또는 서울 소재 대학의 지방캠퍼스 졸업생들과 여성들이 현대차에 입사할 수 있는 통로를 열어 줬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현대차와 기아차 등 현대차그룹의 주요 계열사들의 지방대생 비율은 평균 30%, 여성 비율도 평균 30%에 달하고 있다.

현대차는 인턴 선발을 할 때도 기존 관행을 벗어난 파격적인 채용과정으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학교, 전공 등을 쓰는 별도의 지원서 없이 자기소개서와 각 부문별 과제 평가만으로 1차 합격자를 가린 뒤 사전 인터뷰와 HKAT(인적성검사), 면접 전형을 거쳐 최종 합격자를 뽑았다.


기아차는 채용설명회가 곁들여진 '기아 시네마데이'를 개최, 회사의 비전과 다양한 채용정보를 소개하고 최신 영화를 감상하는 기회를 제공하는 파격을 선보였다.

장혜림 현대차 인재채용팀장은 “우리가 열린 채용을 하는 것은 스펙 안 보고 진정한 실력을 갖춘 인재들을 뽑고 싶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공계 석박사, 마이스터고 등 골고루 선발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고 연구개발(R&D)의 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해 현대기아차는 국내외의 이공계 우수인재도 적극 유치하고 있다.

현대차는 2011년부터 해외 석/박사 및 경력사원을 대상으로 한 채용 프로그램인 '현대 글로벌 톱 탤런트 포럼(Hyundai Global Top Talent Forum)'을 업계 최초로 실시했다.

지난해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개최된 2회 행사는 실무면접을 대신해 자신의 주전공을 활용한 자동차 산업의 새로운 아이디어를 포럼 형식으로 발표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특히 포럼의 우수발표자에게는 채용의 마지막 관문인 임원면접의 기회를 주고 박사급 우수 인력에게는 해외 연구장학생 선발 기회도 부여해 학위 취득 시까지 장학금도 지급하고 있다.

또 UC버클리, UC데이비스와 차량 통합안전제어 및 차량 동역학 분야의 공동연구를 위한 '현대 공동연구 센터를 설립해 현대기아차의 연구원들을 글로벌 R&D 전문가로 육성하고 있다.

지난해 현대차가 8년만에 처음으로 고졸 생산직 채용에 나서는 등 총 2400여명의 고졸 인력도 선발했다.

현대차는 2011년 교육과학기술부와 마이스터고 산학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으며 ‘HMC 영마이스터’ 1기 100명을 선정해 교육을 진행해 왔다.

현대차는 향후 10년 동안 마이스터고 2학년생을 대상으로 총 1000명의 우수인재를 선발하고 학비보조와 단계별 집중교육을 통해 정규직으로 최종 채용할 방침이다.

이들이 정규직 직원이 된 이후에도 최고의 기술장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부문별 특화교육 및 기술 멘토제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교육해나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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