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이 집안에? 2500만원 UHDTV 써보니…

머니투데이 강미선 기자 | 2013.01.05 10:00

[줌마의 스마트도전기]'물방울도 만져질듯' 초고화질 실감↑

떨어지는 폭포에서 튀는 작은 물방울. 화면을 만지면 왠지 손끝에 알알이 차가운 기운이 느껴질 것 같다.

밤하늘 가득한 별. 제각각 밝기나 거리감이 미세하게 달라 마치 3D(3차원) 안경을 끼고 입체 영상을 보는 기분이다.

캄캄한 극장에서 옆 사람의 팝콘 바스락거리는 소리에 불편하게 봐야 했던 영화가 집으로 들어왔다. 바로 UHD(Ultra High Definition·초고화질)TV 시대 얘기다.

◇물방울도 만져질듯…UHDTV가 뭐기에

UHDTV는 지금 우리가 보는 HDTV 화질에 비해 4~16배 이상의 고화질을 제공하기 때문에, 집에서 볼 경우 극장이 거실에 들어온 것과 같은 선명한 느낌을 준다. 고화질을 넘어 실제 경관과 TV화면을 구분하기 힘든 ‘실감 미디어’다.

이미 지상파방송사들은 지난해 UHDTV 실험방송을 시작했고, 케이블업계도 올해들어 실험방송에 들어갔다.

이달부터 서울 목동지역에서 실험방송에 들어간 케이블업체 CJ헬로비전의 UHDTV를 직접 시연해봤다.

일단 UHDTV 화면 크기부터 압도적이다. 전세계적으로 출시된 UHDTV는 60인치, 70인치, 80인치대가 있다. 시연을 해본 UHDTV는 84인치. UHDTV 전용으로 제작된 방송콘텐츠가 시원스런 화면을 가득 채우며 나온다.

공연장에 꽉 들어찬 관객들이 흥에 겨워 얼싸안고 뛰거나 춤을 추는 장면에서는 관객들의 몸에서 튀는 땀방울이 화면 밖으로 튀어나올 듯 생생하다. UHDTV는 소리도 최대 22.2 멀티채널을 통한 입체감이 넘치는 음향을 제공할 수 있다.

김홍익 CJ헬로비전 스마트홈이노베이션센터장은 "우리가 극장에서 흔히 보는 영화가 스피커 11개가 서로 다른 방향에서 소리를 내는 것이라고 한다면 UHDTV는 스피커 22개가 서로 다른 방향에서 소리를 낸다고 생각하면 된다"며 "영상 이상으로 실감나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말했다.

↑UHDTV에서 본 일출 화면 캡쳐 사진
◇UHDTV 어떻게 볼 수 있나?

지난해부터 국내에서 UHDTV 실험방송에 들어갔다는 얘기는 나오지만, 실제 일반인들 중 집에서 보는 사람을 찾아보긴 어렵다.


UHDTV는 전송방식, TV, 전용콘텐츠 3박자가 맞아야 볼 수 있다.

CJ헬로비전은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와 함께 케이블방송망을 활용한 UHD(초고화질)TV 실험 방송을 내보내고 있는데, 세계 최초로 기존 디지털 케이블 방송 채널에서 최대 80Mbps의 대용량 방송 콘텐츠를 전송할 수 있는 채널본딩 기술을 적용했다. '채널본딩'이란 전송 속도를 높이기 위해 여러 개 케이블 채널을 하나로 묶어 데이터를 보내는 기술이다.

CJ헬로비전이 UHDTV 실험 방송을 목동지역에서 하고 있지만 목동에서 CJ헬로비전 케이블가입가구가 이를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우선 집에 고가의 UHDTV가 있어야 한다. 기자가 직접 시연한 국내 84인치 UHDTV 가격은 2500만원. 일반인이 엄두를 내기 힘든 가격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실제 UHDTV 방송 상용서비스가 이뤄지면 TV 가격이 많이 내려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2003년 1000만원 가량하던 50인치 PDP 가격도 10년이 지난 지금 1/10 가격으로 내려갔다"며 "UHDTV도 대량 생산시 빠르게 가격이 하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부차적이긴 하지만 무엇보다 현실적인 고민도 있다. 과연 80인치대 TV를 벽에 걸어둘 만큼 거실이 넓은 가구가 얼마나 되느냐 하는 것. 이 때문에 일부 전문가나 고소득층에서만 UHDTV 수요가 있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UHDTV 전송방식을 통해 UHDTV 화면에서 볼 수 있는 UHDTV 전용 콘텐츠도 필요하다. 우리가 3DTV를 집에 갖고 있다고 해도 TV에서 나오는 방송이 3D방식을 적용해 만든 콘텐츠가 아니면 3D로 보이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다.

물론 모든 방송용 콘텐츠를 UHD용으로 제작할 필요는 없다. 뉴스나 광고, 시사프로그램을 굳이 초고화질에 생생한 음향으로 볼 이유는 없기 때문이다.

지상파 등 방송사와 콘텐츠 제작사들은 UHDTV 시대를 대비해 이미 일부 드라마 등을 촬영할 때 UHDTV용으로 만들고 있다. 다만 이런 콘텐츠의 경우에는 지금은 HDTV용으로 선명도를 낮춰 내보내고 있다.

김 센터장은 "UHDTV 방송은 극장과 같은 효과를 주기 때문에 실시간 나오는 라이브 방송에 적용되기 보다는 영화, 다큐 등 VOD(주문형비디오) 서비스에 먼저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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