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3.0' 닻올리는 김정태號, 과제는?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 2012.02.27 16:46

하나금융 안팎 "예상했던 결과"… 외환銀 시너지, 글로벌 그룹성장 책무 막중

김정태 하나은행장이 하나금융그룹의 차기 회장으로 내정됐다. 하나금융은 이에 따라 김승유 회장 퇴임 이후에도 내부 최고경영자(CEO) 전통을 이어가게 됐다. 다음달 공식 취임하는 김 내정자는 외환은행 인수로 성장 동력을 확보한 하나금융의 '새 선장'으로서 그룹의 본격 성장을 이끌어 낼 책무를 맡게 됐다.

◇'빅2' 동반퇴진, "김정태 카드외 대안없어" 공감대= 김 내정자의 차기 회장 선임은 모두가 예상했던 결과다. 김 회장과 김종열 하나금융의 사장의 동반 퇴진 선언 이후 그룹 안팎에선 김 내정자 외에 대안이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누구보다 조직 내부 사정을 잘 파악하고 있는데다 조직 장악력이 뛰어나다는 점에서다. 은행은 물론 증권, 카드, 보험 등 계열사 업무에 정통하다는 점도 강점으로 작용했다. 일각에선 외부 CEO 영입설도 제기됐지만 외환은행 인수 직후 통합 과정을 진행하기엔 적절치 않다는 의견이 많았다.

1992년부터 20년 넘게 하나금융에 몸담은 김 내정자는 하나대투증권 사장을 거쳐 2008년부터 하나은행장으로 일해 왔다. 특히 매트릭스 조직인 하나금융 가계금융부문장을 맡아 자회사 업무도 꿰고 있다. 회추위원인 조정남 전 SK텔레콤 부회장이 김 내정자에 대해 "하나금융의 현안을 해결하고 그룹의 안정적인 성장을 이끌 수 있는 적임자"라며 "기업가 정신을 높게 샀다"고 평한 까닭이다.

정치적 이슈로 변질한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와 관련해 김 내정자가 한 발 물러서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인수합병(M&A) 과정에 관여하지 않고 묵묵히 하나은행 경영에만 전념한 덕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총선 결과에 따라 론스타와 외환은행 문제가 다시 정치적 이슈로 변질될 가능성이 있지만 김 내정자는 논란에서 한 발 비켜서 있다"고 말했다.


◇하나금융 3.0시대, '외환銀 통합·시너지' 과제= 김 내정자는 다음 달 정기 주주총회와 지주 이사회를 거쳐 하나금융 회장 업무를 공식적으로 시작한다. 선임 과정은 상대적으로 평탄했지만 김 내정자에게 놓인 과제도 만만치 않다.

하나금융은 외환은행 인수에 이어 새 선장인 김 내정자가 취임하면 본격적인 '3.0 시대'를 열게 된다. 명실공히 총자산 329조원의 4대 금융그룹으로 국내 리딩뱅크(선도은행) 경쟁에 나설 전망이다. 하나금융은 이미 '2015년 동아시아 리딩뱅크 진입과 세계 50대 금융그룹 도약'을 3.0 시대의 화두로 제시한 상태다.

그룹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한 지붕 식구가 된 외환은행과의 '화학적 결합'이 조기에 이뤄져야 한다. 금융권 일각에선 하나금융이 외환은행의 독립경영을 5년간 보장키로 한 만큼 기대했던 '시너지'를 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김 내정자가 윤용로 외환은행장과 함께 고민하고 풀어내야 할 숙제다.

같은 맥락에서 하나금융과 외환은행의 상이한 조직 문화를 통합하는 것도 김 내정자의 몫이다. 한 경쟁 금융지주 고위 관계자는 "투뱅크 체제로는 완전한 의미의 시너지를 내기 어렵다는 게 경험칙"이라며 "조직원 전체가 하나의 목표를 향해 달려갈 수 있게 하는 게 '리더'의 역할인만큼 김 내정자의 수완에 따라 하나금융의 모습도 달라질 것"이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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