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원 생활 32년의 대부분을 영업 현장에서 뛰었으니 그럴 만도 하다. 하나대투증권에 강력한 영업 드라이브를 걸어 '제2의 도약'을 이끌어 낸 것도 김 행장이 증권사 사장 시절 한 일이다.
김 내정자 본인도 스스로를 '영업의 달인'에 가둬두길 꺼려한다. "전략을 모르면서 행장을 어떻게 하느냐"는 논리에서다.
"한 번도 직위를 좇아본 적이 없다. 그저 흔들림 없이, 묵묵히 내 할 일만 해왔다." 하나금융 차기 하마평에 오르내리던 지난 3일 김 내정자가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실제 김 내정자의 은행원 생활이 그랬다.
1952년 부산 출생으로 경남고와 성균관대 행정학과를 졸업한 김 내정자는 1981년 서울은행에서 '뱅커' 생활을 시작했다. 신한은행을 거쳐 하나금융과 연을 맺은 건 하나은행 출범 즈음인 1992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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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행 후 김 내정자는 서울 송파지점장, 지방지역본부장, 가계영업총괄본부장 등 영업 현장에서 주로 뛰면서 하나은행의 영업 기틀을 닦았다. 2001년 가계고객사업본부장(부행장보)를 시작으로 영남사업본부장을 거쳐 2005년 하나은행 부행장 겸 가계금융그룹 총괄 대표(상임이사)로 선임됐다.
하나금융지주 부사장과 2006년 하나대투증권 사장을 거쳐 2008년엔 하나은행장에 선임돼 그룹 가계금융BU장으로 일해 왔다. 김 내정자는 특히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 과정에서 한 발짝 물러나 은행 경영에만 전념, 2년 연속 당기순이익 1조원을 넘기는 경영 수완을 발휘하기도 했다.
은행장 취임 후 '펀(Fun)경영'을 화두로 내걸고 직원들과 격의 없는 소통을 위해 '조이투게더(Joy Together. 김정태의 영문약자)'라 명명한 은행장실을 개방한 건 유명한 일화다.
올해 첫 출근일인 1월2일 은행 본점에서 인기 개그프로의 코너인 '감사합니다'를 그대로 따라하며 직원들에게 직접 새해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김 내정자가 소탈하고 격의 없는 CEO로 통하는 까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