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1.4조 용산 랜드마크 시공사 '유력'

머니투데이 이군호 기자 | 2011.08.18 18:06

시공사 선정 세부기준 삼성 유리… 나머지 건설사 '반발'

↑용산역세권 랜드마크빌딩 조감도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1조4000억원에 달하는 서울 용산역세권 랜드마크빌딩 시공사 선정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용산역세권㈜이 제시한 시공사 선정 공모기준상 건축분야에 강점을 갖고 있는 삼성물산이 다른 경쟁업체들보다 우위에 설 수 있어서다.

이에 대해 다른 건설사들은 시공사 선정 공모기준이 신용등급과 공사이익비율 등에서 변별력을 강화하지 못하고 사실상 시공능력평가액 중 건축부문에 의해 시공사가 가려지는 것으로 결론났다며 반발하고 있다.

1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용산역세권㈜는 지난 17일 열린 랜드마크빌딩 시공사 선정 관련 설명회에서 신용등급, 시공능력, 시공실적, 공사기간, 전환사채(CB) 인수 참여, 공사이익비율 등 6개 분야의 세부적인 공모조건을 제시했다.

구체적인 조건을 보면 100점 만점에 30점이 배정된 신용등급은 회사채, 기업어음, 기업신용 모두 A- 이상이면 모두 만점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날 설명회에 참석한 14개 건설사 중 S사를 제외한 13개사가 모두 만점을 받는다.

시공실적(20점)은 최근 10년간 50층 이상 또는 높이 200m 이상에 연면적 33만㎡를 넘으면 20점 만점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 경우 G사를 제외한 13개 건설사가 만점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사기간(10점)은 48개월 이내면 10점 만점이고 공사이익비율(10점)도 6% 이하가 10점 만점이다. CB 인수 참여(10점)은 500억원 이상이면 기본점수 5점에, 500억원 제외 초과 제안금액의 상대평가 순위 중 1위를 할 경우 5점을 받아야 10점 만점이 된다. 수주에 욕심이 있다면 모든 건설사가 만점을 받을 수 있는 항목이다.

결국 6개 심사항목 중 최근 3년간 시공능력평가액 중 건축부문 평균(20점)에서 수주전의 향방이 갈리게 됐다. 실제 모든 건설사가 시공능력평가액을 제외한 5개 항목에 대해 만점을 받고 시공능력평가액으로 우열을 가릴 경우 △1위 삼성물산 △2위 현대건설 △3위 포스코건설 등의 순이다.


삼성물산은 건축 시공능력평가액을 기준으로 이번 시공사 선정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건설업체들에 5점 안팎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공능력평가 순위 1위인 현대건설보다도 1점 가까이 많은 점수를 확보하게 된다. 그만큼 삼성물산이 수주의지만 있다면 경쟁업체들의 입찰 참여가 무의미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대형건설사들을 중심으로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현대건설은 시공능력평가액을 건축으로 한정한 데 대해 "이해할 수 없다"며 반발했다. 업체들은 초고층 시공실적이 있음에도 시공능력평가액을 심사기준에 또 포함시킨 것도 의미없는 기준이라고 지적했다.

신용등급이 금리에 영향을 미치는 상황에서 A- 이상이면 모두 만점을 주는데다 가장 효율적인 '코스트+피(Cost + Fee)'를 제시하는 건설사를 구분하는 변별력도 없다고 업체들은 주장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당초 입찰 참여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었지만 공모조건이 이 정도라면 참여할 의미를 찾을 수 없다"며 "아직 한달의 시간이 남은 만큼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용산역세권개발은 공정성을 저해하지 않도록 여러차례 시뮬레이션을 통해 심사기준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용산역세권 관계자는 "시공능력평가액 중에서 컨소시엄을 구성해 점수비율을 조절하면 점수가 낮아지는 단점을 보완할 수 있고 제안항목인 시공이익비율 인하, 공사기간 단축, CB 인수 확대 등을 통해 얼마든지 순위를 뒤집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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