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큰손' 국민연금이 움직인다…"저가매수 기회"

머니투데이 기성훈 기자 | 2011.08.09 17:59

(종합)투자위원회 열고 투자한도 늘려..사학연금 등 다른 기관들도 자금집행 늘릴 듯

증시폭락 속에서 국민연금이 본격적인 저가매수 채비에 나섰다. 최근 주가가 급락함에 따라 주식투자 한도에 여유가 생겼기 때문이다.

국민연금 외에 다른 기관들의 추가 자금 집행도 이어질 것으로 보여 급락한 주가를 끌어올리는 데 큰 역할을 할 전망이다.

9일 연기금은 5056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전날 4079억원보다 1000억원 넘게 순매수했다. 외국인의 대량 매도에 이날 코스피 지수는 장중 한때 1684선까지 급락했지만, 연기금들의 자금 투입으로 1800선을 회복하는 데 성공했다.

하락장에서 구원투수 역할을 톡톡히 한 셈이다. 앞서 연기금은 최근 폭락하는 장에서 2일 1848억원, 3일 2475억원, 4일 354억원, 5일 4852억원, 8일 4079억원 등 모두 1조3608억원을 순매수했다.

이재만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과거 지수 급락기에도 연기금은 지수 방어 측면에 적극적인 자금집행을 했다"면서 "최근의 지수하락폭을 축소시키는 데도 단연 연기금들의 역할이 가장 컸다"고 설명했다.

국민연금 등 기관들의 '백기사' 역할은 앞으로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급락한 주가 덕분에 연기금의 추가 매수 여력이 충분해졌기 때문이다.

증시의 큰 손 국민연금은 이날 오후 투자위원회를 열고 이달 배정된 투자한도를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최근 급락사태가 중장기적 관점에서 우량주를 저가 매수할 수 있는 기회로 판단했다"면서 "투자집행 시기와 규모는 앞으로 시장상황을 검토한 후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민연금은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전체기금 340조994억원 중 60조4365억원(17.77%.시가기준)을 국내 주식에 투자했다. 상반기 주가가 급등하면서 올해 말 국내 주식자산 비중 목표 18%에 거의 근접했었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지수가 추가로 하락할 경우 다시 투자 한도를 높여 자금을 추가로 집행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집행 자금에 여유가 생겼을 뿐 아니라 상황에 따라 예정했던 목표 비중을 23%까지 5%포인트 높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사학연금관리공단도 최근 주가급락에 따라 적극적인 주식매수에 나서고 있다. 최근 이틀 동안만 700억원 가량의 주식을 저가에 매수했다. 사학연금은 또 3000억원의 여유자금을 언제든 쏠 수 있도록 장전해 놓은 상태다.

이윤규 사학연금 자금운용관리단장은 "과매도로 주가가 폭락한 지금은 투자자 입장에서 새로운 기회"라면서 "주가가 단기 폭락할 때마다 낙폭과대 경기방어주 등 우량주 매집에 나설 것"이라며 말했다.

국내 증시에 약 4조원을 투자하고 있는 우정사업본부는 전날에 이어 이날도 자금을 집행했다. 국가 지자체와 우정사업본부 등 일부 법인으로 구성된 기타계는 1356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우정사업본부 관계자는 "추가 자금 집행 여부는 지수대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며 자금집행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외에 군인공제회, 교직원공제회 등도 시장 상황을 지켜보며 자금 집행시기를 검토하고 있다.

자산운용사의 고위관계자는 "추가 자금 집행 여력이 생긴 연기금들이 밀리기만 하던 증시에서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어느 시점에 자금 규모를 어떻게 가져갈 지가 관심사"라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유영재, 선우은숙 친언니 성폭행 직전까지"…증거도 제출
  2. 2 장윤정♥도경완, 3년 만 70억 차익…'나인원한남' 120억에 팔아
  3. 3 차 빼달라는 여성 폭행한 보디빌더…탄원서 75장 내며 "한 번만 기회를"
  4. 4 "390만 가구, 평균 109만원 줍니다"…자녀장려금 신청하세요
  5. 5 "6000만원 부족해서 못 가" 한소희, 프랑스 미대 준비는 맞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