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최근 러시아 곡물 거래업체들은 재고분을 수출에 용이하도록 항만쪽으로 옮기기 시작했다. 러시아 정부가 이르면 7월초 곡물 수출을 다시 허용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무르익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 농업전문기관의 드미트리 릴코는 “거래업체들이 수확량이 확대되면서 가능한 한 빨리 수출을 재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라고 말했다.
러시아뿐만 아니라 인도에서도 곡물의 생산 증대가 예상되고 있다.
미 농무부는 올해 인도의 밀 수확량이 8420만톤에 이를 것이라며 인도 정부가 이중 200만톤정도는 수출을 허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인도의 수출재개는 5년만이다.
지난해 러시아 가뭄과 잇따른 자연재해, 수요 상승으로 최근 밀 선물 시장에서 밀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판매적기를 러시아나 인도가 놓칠리 없다는 설명이다. 밀 가격은 지난해 6월말 이후 시카고 상품거래소(CBOT)에서 60%이상 치솟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와 인도의 곡물수출이 급격한 곡물가 하락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양 국가에서 식품안보 우려가 정치적 어젠다로서 높게 다뤄지고는 데다 2008년 곡물 대방출로 가격을 급락시킨 것과 같은 행위는 다시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현재 인도의 지방선거가 진행중이며 러시아 역시 내년 선거를 앞두고 있어 국제 곡물시장보다는 국내 정치가 우선될 것이 분명하다.
또 수출제한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와 인도가 두자릿수의 인플레이션을 기록하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아그리머니의 제임스 던스터빌 애널리스트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와 같은 북해 인근지역의 곡물 수출 제한은 유럽 곡물가격에 즉시 영향을 미치겠지만 그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만약 수출량이 1500만톤이라 해도 예전에 시장에서 세번째 수출지역이었던 것에 비해 굉장히 작은 비중”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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