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외환銀 인수 시너지 효과 어떻게...

머니투데이 정진우 기자 | 2010.11.23 15:19
하나금융지주가 외환은행 인수·합병(M&A)에 성공했다. 하나금융은 당분간 그룹 내에 외환은행을 그대로 두고, 하나은행과 두 은행 체제로 운영할 방침이다. 서서히 화학적 통합을 이룬다는 계획이다.

이는 2003년 신한은행이 조흥은행을 인수했을 때 방식이다. 당시 신한은행은 옛 조흥은행과 3년여의 통합 기간을 갖고 2006년 4월1일 '통합 신한은행'으로 정식 출범했다.

신한은행은 국내 금융 합병 사에 유례가 없는 '선 통합-후 합병'이라는 새로운 모델을 성공적으로 만들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나금융이 이런 모델을 적용, 신한은행처럼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 하나금융, 신한은행 방식 따른다=하나금융이 염두에 둔 신한은행 방식은 '감성통합'이다. 신한은행은 당시 은행장이었던 신상훈 신한금융그룹(신한지주) 사장 공동 경영 체제하에서 두 은행의 기준을 통일하는 작업부터 했다. 시스템과 조직 체계를 새롭게 업그레이드하고 심리적인 거리감 해소를 위해 다양한 감성통합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법적으로 통합 이전인 2003년 10월과 2004년 10월에 두 은행 부서장 각각 1200여 명이 참가한 워크숍을 진행했다. 또 런투게더, 점프투게더, 쌩쌩투게더 등 직급별 모든 직원이 참여하는 다양한 행사를 실시했다.

각 은행 임직원들의 정보 욕구 해소와 정확한 정보 전달을 위한 통합관련 커뮤니케이션 장치도 만들었다. 월간 뉴스레터, 사이버게임, 통합 커뮤니티 사이트 개설, 공동교육 실시 등 다양한 형식과 채널을 활용했다.

2005년에는 통합 과정에 직원 참여 확대와 이를 통한 변화리더로의 육성을 위해 각 은행 중간책임자 6000여 명이 참가한 '뉴 뱅크 크리에이터(New Bank Creator)'를 출범시켰다. 이후 뉴 뱅크 리더, 백두대장정, 푸르름 축제 등 모두 1만2000여명의 직원이 참가한 대형 행사를 진행했다.


통합을 몇 개월 남겨 놓고는 각 은행 직원들을 교차 발령 내 함께 일하게 했다. 직원들을 물리적으로 합치지 않고 감성이 통하는 화학적 통합을 추진한 것이다. 하나은행 고위 관계자는 "신한은행 통합 사례는 누가 봐도 성공한 것이다"며 "이질적인 조직이 합쳐졌지만 3년 간 직원 간 공감대 형성은 물론 성공적인 통합이라는 공동의 비전 달성 의지를 고취시켰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하나銀 직원들 "HSBC 내부 통합이 우선"= 하나은행 직원들은 이 같은 경영진의 생각에 반기를 들고 있다. 외환은행 인수보다 내부 통합이 급선무란 주장이다.

하나은행은 그동안 서울은행 보람은행 충청은행을 인수, 성장을 거듭했다. 하지만 진정한 통합은 요원하다는 분위기다. 일부 은행 출신에 대한 직급체계, 급여체계가 달라 갈등이 심하다는 비판이다. 또 내부적으로 어느 은행 출신이냐에 따라 '성골', '진골' 등의 수식어가 붙는 등 직원 간 위화감이 있다는 얘기가 들린다.

우스갯소리로 하나은행을 그동안 합쳐진 은행의 영문이름 앞글자만 따서 'HSBC(하나+서울+보람+충청은행)'로 부르는 것도 이 때문이다.

또 하나은행이 외환은행을 인수해서 얼마만큼의 시너지를 낼 지 의문이란 지적이다. 서로 이질적인 조직문화와 영업환경이 융합할 수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가 큰 게 사실이다. 게다가 외환은행의 극렬한 반대 움직임도 부담이다.

결국 이 같은 배경에서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화학적 통합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시각이 많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하나은행이 내부 통합을 완전하게 하지 못한 상태에서 외환은행을 인수하면 갈등의 골은 더 커질 것"이라며 "외환은행 직원들의 반발을 누그러뜨리고 통합해야 하는 것도 어려운 과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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