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금리인상]본격 '긴축시대' 시작되나?(종합)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 2010.10.19 22:33

3년만 기준금리 전격 0.25%p↑…연내 추가인상 전망 '솔솔'

중국이 19일 3년여 만에 기습적으로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며 본격적 '긴축' 시대가 시작됐음을 시사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19일 홈페이지 성명을 통해 기준금리인 1년 만기 대출금리를 5.56%로, 1년만기 예금 금리는 2.5%로 모두 0.25%포인트씩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인상된 기준금리는 20일부터 적용된다고 인민은행은 설명했다.

중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한 것은 인플레이션 압박이 정점으로 치닫던 지난 2007년 12월 이후 3년여만이다. 이후 2008년 9월 글로벌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3개월간 모두 다섯차례 기준금리를 내린 중국은 1년 10개월간 1년만기 대출 금리를 5.31% 수준에 고정시켰다.

이번 금리인상은 경기과열 방지를 위해 '사실상' 긴축으로 통화정책을 선회한 중국이 향후 긴축의 고삐를 더욱 조일 것임을 공식 선포한 것과 다름없는 것으로 보인다.

올해 경기과열 조짐이 나타나자 중국은 5차례에 걸친 은행 지급준비율(지준율) 인상과 은행 신규대출 삭감, 부동산 시장 규제책을 연이어 쏟아내며 '사실상' 긴축모드에 돌아섰지만 대표적 긴축수단인 금리에는 손을 대지 않았다. 원자바오 총리 등 지도급 인사와 인민은행 역시 때마다 '긴축'이라는 단어는 언급하지 않은 채 기존 경제정책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발언만 내놓았다.

당초 시장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중국이 연내 금리 인상을 단행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실제로 최근 관영 신화통신 등 현지언론은 인민은행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중국이 내년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보도했다.

더욱이 미국 등 선진시장과 환율 갈등을 겪고 있는 중국이 오는 11월 예성된 서울 G20(주요 20개국) 정상회담과 미 중간선거 까지는 주요 경제정책과 관련, 관망 태도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도 설득력을 얻는 상황이었다. 중국의 이번 금리인상이 뜻밖이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중국이 기습적 금리인상에 나설 만큼 국내 인플레 압박이 더 이상 용인할 수 없는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ANZ 은행의 류리강 이코노미스트는 "정책 결정자들이 인플레 압박을 진정시킬 마지막 카드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오는 21일 발표 예정인 3분기-9월 거시경제 지표는 중국 경제가 그동안의 긴축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과열양상이 가시지 않았다는 점을 증명할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이날 발표되는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9.5%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2분기 10.3%보다는 줄어든 수치지만 여전히 올해 정부 목표치인 8%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9월 소비자 물가지수 역시 전월대비 뛴 3.6%를 기록, 정부 물가 목표치 3%를 웃돌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기습적 금리인상으로 중국의 본격적 긴축 시대가 예상된 가운데 전문가들은 중국이 연내 추가적 금리인상에 나설 가능성도 높아졌다고 평가한다.

데이비드 코헨 액션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은 이날 금리 인상 이후 올해 추가적 인상에 나설 전망이다"라며 "중국의 인플레이션 압박은 서서히 오르는 조짐을 보이고 있으며 중국은 인플레 압박이 더 이상 가중되기 앞서 결정을 내리기를 원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중국이 이번 금리인상을 계기로 향후 위안화 절상 속도를 더욱 올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뱅크오브 뉴욕멜론의 사이먼 데릭 수석 외환 스트래티지스트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을 앞둔 시점에서 금리 인상은 매우 놀랍다"라며 "중국이 금리인상 이후 위안 절상 속도를 올릴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보통 기준금리가 인상될 경우 시중 유동성 감소로 자국 통화가치는 뛰어오르게 되며 이에 따라 수입물가는 하락해 인플레 압박은 줄어드는 효과를 노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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