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금리인상, 단기 악재에 그칠 것"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황국상 기자 2010.10.20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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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본격적인 출구전략으로 해석하기 어려워..위안화 이슈와 연관

전문가들은 20일 중국의 기습적인 기준금리 인상이 국내 증시에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평가했다. 특히 증시가 최근 조정국면에 들어갔다는 점에서 "울고 싶은데 뺨 때린 격"이라는 것이다. 다만 이번 금리인상이 단기 이벤트에 그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았다.

◇中 예상치 못한 금리인상..韓 울고 싶은 데 뺨 맞은 격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19일 기준금리인 1년만기 대출금리를 기존 5.31%에서 5.56%로, 1년만기 예금금리는 2.25%에서 2.5%로 각각 0.25%포인트씩 인상했다.

뉴욕증시는 중국의 기습적 금리 인상소식을 악재로 받아들였다. 이번 조치가 달러화 약세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풀이되면서 상품선물 등의 가격도 하락했다. 다우지수는 165포인트 하락했고 금 선물은 2.6% 하락한 온스당 1336달러에 마감했다. WTI 원유 역시 배럴당 80달러 이하로 내려갔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예상치 못한 시점에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으며, 이는 국내 증시에 분명한 악재라고 평가했다.

박형중 우리투자증권 (12,930원 ▲30 +0.23%) 연구원(수석 이코노미스트)은 중국내 전문가들조차 금리인상을 예상치 못했다고 밝혔다. 그만큼 예상외의 기습적인 금리인상이었다는 얘기다. 현지 금융기관의 경제 분석 담당자들 가운데도 이번 금리인상을 예상했던 이들이 거의 없었다고 그는 설명했다.

김주형 동양종금증권 투자전략 팀장은 "예상치 못한 이벤트, 특히 악재성 재료가 나올 때는 시장이 다소 충격을 받을 수 있다"며 "이번 기준금리 인상도 같은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중국의 기습적인 기준금리 인상은 상승세가 둔화된 국내 증시에 이벤트성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 팀장은 "국내증시의 중기 장세를 바꿀 정도는 아니지만 글로벌 공조의 균열에 따른 단기 조정은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단기악재에 그칠 것..중장기 호재로 해석하기도

이들은 그러나 증시에는 단기적인 영향만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일단 중국이 이번 조치로 본격적인 긴축정책, 혹은 시장 유동성을 흡수하는 출구전략에 들어갔다고 평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다. 추가 금리인상이 이뤄질 가능성도 낮다는 전망이 대체적이었다.

주이환 유진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2006년 4월 중국의 첫 금리인상에도 중국증시는 3주간, 한국증시는 2주 넘게 상승한 후 조정을 보였다"며 "시가를 감안하면 중국 금리인상이 증시 조정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주 이코노미스트는 "8월 두번째 금리인상이 단행됐을 때도 마찬가지"라며 "이는 완만한 금리인상이 중국 경제의 높은 성장세를 저해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오 팀장은 중국에서 금리상승이 파괴력 높은 정책이 아니라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실제 중국은 대출규제, 부동산 과열억제 등 보다 강력한 정책수단을 가지고 있다"며 "금리인상은 시장과 각 경제주체들에게 일종의 시그널을 주는 수단으로 활용한다"고 말했다.

그는 "주요20개국 정상회의(G20)을 앞둔 시점에서 각국의 관심은 금리 같은 통화정책 보다는 환율정책에 보다 큰 관심이 몰리고 있다"며 "이번 금리인상은 단발성 이벤트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김학균 팀장은 "중국이 금리를 인상했더라도 성장률을 감안할 때 여전히 경기 부양적 수준"이라며 "과거 중국이 금리 인상 국면에서 소비는 별다른 위축이 없었고 중국 자본시장은 패쇄적이어서 금리를 올리더라도 신규자금 유입이 크게 늘어날 위험은 없다"고 판단했다.

금리인상의 배경과 중장기 효과를 보면 악재로만 해석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었다.

김주형 팀장은 "중국정부가 기준금리를 올린 배경을 보면 내부적으로 위안화 평가절상을 용인했다는 점이 반영된 듯하다"고 말했다. 위안화 강세는 국내기업들의 대중국 수출확대 등의 효과가 있다. 이런 가능성을 보면 중장기적으로 국내증시에 호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금리인상 왜?

증시에서 보는 금리인상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 중국내 소비자, 생산자 물가상승이 이어지자, 이를 억누르기 위해 통화정책에 나섰다는 해석이 있다.

그러나 이 보다는 안팎에서 위안화 절상압박에 시달린 중국이 금리인상으로 정치적 돌파구를 마련했을 수 있다는 해석이 많다.

박 연구원은 금리인상은 부동산 등 자산가격의 안정과 물가상승 기대억제 등 기본적인 효과와 함께,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에게 위안화 절상에 대한 중국의 의지를 표출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G-20 회의를 앞두고 위안화 환율 문제에 있어서 중국이 주도권(Initiative)을 잡기 위한 정치적 선택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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