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금리인상]진짜 속내는 위안절상압박 완화용?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2010.10.20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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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시장 통화 절상압박 완화도 노려

중국이 19일 3년 만에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한 것과 관련,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단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가장 큰 이유는 국내 인플레이션 압박 가중이다. 소비자물가 인상폭이 정부 목표치인 3%를 웃돈 가운데 주택시장 거품우려도 가시지 않자 가장 확실한 긴축수단인 기준금리에 손을 댔다는 평가다.

하지만 이번 금리인상의 이유를 물가요인으로만 한정시키기에는 중국이 직면한 국내외적 경제 지형도가 지나치게 복잡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금리 인상과 관련, 우선 거론되는 '중국의 속내'는 경제 체질개선이다.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는 18일 마무리된 17기 5차 전체회의(5중전회)를 통해 성장보다 내실을, 수출보다 내수가 우선이 되는 경제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이 회의에서는 향후 5년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목표치를 7% 수준으로 낮추자는 논의가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외형적 성장이 아닌 경제 전반의 질적 성장에 집중키 위한 포석으로 이미 지난 3월 전인대에서도 중국 지도부는 올해 성장률 목표치를 8%로 제시한 바 있다.

지난 10년간 두자릿수를 넘나드는 '과속성장'에 브레이크를 걸고 장기적으로 안정적 성장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기준금리 인상이 필수적인데 18일 5중전회를 계기로 중국 지도층이 금리 인상을 단행하는 쪽으로 결단을 내렸다는 평가다.

캐피탈 이코노믹스의 마크 윌리엄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물가 압박이 존재하는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애초에 금리 인상을 원한 중국의 구실일 뿐"이라며 "중국은 경제 성장 속도를 재조정하기를 원하고 있으며 이번 금리인상은 경제 전반의 재구조화 작업과 깊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시장과의 '환율전쟁'으로 위안화 절상속도를 더 이상 늦추기 힘들어졌다는 부담도 이번 금리 인상의 요인으로 반영됐을 가능성이 높다.

중국은 9월 이후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를 2% 넘게 끌어올렸지만 11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을 앞두고 선진시장의 위안화 절상 압박은 그치지 않는 상황이다.

때문에 중국 지도부는 G20 정상회담 직전 기준금리 인상을 통한 위안화 절상 시그널을 국제사회에 보내 선진시장의 공격 예봉을 무디게 하자는 구상을 했을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기준금리 인상을 통해 위안화가 단기적으로 절상될 경우 국내 인플레 부담 또한 줄어드는 '양수겸장'도 노릴 수 있어 중국 지도층에게 금리 인상 카드는 한층 매력적으로 보일 것이라는 평가다.

보통 기준금리가 인상될 경우 시중 유동성 감소로 자국 통화가치는 뛰어오르게 되며 이에 따라 수입물가는 하락해 인플레 압박은 줄어드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뱅크오브 뉴욕멜론의 사이먼 데릭 수석 외환 스트래티지스트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을 앞둔 시점에서 금리 인상은 매우 놀랍다"라며 "중국이 금리인상 이후 위안 절상 속도를 올릴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물론 중국이 G20 회의 전후 단기적 위안 절상폭 확대로 국제사회의 절상 압박이 둔화된 뒤 다시 외환시장 개입을 통해 위안 절상속도를 늦출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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