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STX '가나 주택사업' 성공하려면

머니투데이 최종일 기자 | 2010.08.06 08:14
 아프리카 가나 의회가 STX건설이 현지에서 추진하는 15억 달러 규모의 주택 건설 추진 계획을 최근 승인했다. 이번 승인은 총 3만 가구를 짓는 1단계 사업에 대한 것이다. 지난해 말 STX와 가나 정부가 합의한 100억 달러 규모의 20만 가구 건설 사업의 첫 단추가 끼워진 셈이다.

 이번 STX의 주택 사업은 현지에서 극심한 논란의 대상이 돼왔다. 특히 야당의 반대가 심했다. 야당 의원들은 1단계 주택 건설 계획을 승인하기 위해 소집된 의회에 불출석했다. 가나 의회에서 가장 논쟁적인 사안 중 하나였다는 평가도 현지 언론으로부터 나왔다.

가나 야당이 이번 주택 사업에 반대하는 이유는 몇 가지로 요약된다. 주택건설 계획이 외국기업의 이익에 도움이 될 뿐 자국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 STX건설의 해외사업 실적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 가나의 석유 등 천연자원을 노린다는 점 등이다.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대규모 공사 경험이 거의 없는 국가에서 100억 달러의 건설 계획이 추진되다 보니 반대가 안 나올 수 없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현지를 다녀온 다른 관계자는 "사업이 잘 진행되면 2012년 선거에서 야당이 불리해질 수 있어 의도적으로 반대한다는 분석도 있다"고 전했다.


반대측의 의도가 무엇이든 중요한 것은 앞으로의 추진과정이다. STX의 가나 진출은 알제리와 리비아 등 아프리카 북부 산유국을 제외한 아프리카에서 국내 건설업체로는 거의 첫 발걸음이다. 이번 사업에 생채기가 날 경우 아프리카에서 한국기업의 이미지는 나빠질 수밖에 없다.

현재 국내 건설업체는 중동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높은 기술력과 가격경쟁력뿐 아니라 철저한 현지화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 외신에서 나오고 있다. 현지 근로자들과 협력 강화, 현지 기업에 대한 기술 이전과 교육 지원 등에 적극 나선 결과라는 것이다.

STX 역시 현지 진출 후 가나 농촌지역 이동어린이도서관 운영사업지원 협약을 체결하는 등 현지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중동에서 성공하기까지는 10여년간의 노력이 필요했다. 꾸준히 신뢰를 쌓아가는 것이 해법이다. 아프리카는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가진 광활한 시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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