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그의 첫 직장은 게임을 개발하는 곳이 아니라 기업형 솔루션을 개발하는 곳이었다. 자라면서 늘 '게임을 개발하겠다'는 생각을 품은 그가 기업형 솔루션을 개발하는 작업에 만족할 수 없었던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는 과감히 다니던 직장을 관두고 게임을 개발하는 회사로 옮겼다. "옮긴 다음부터 회사 생활이 아주 즐거워졌어요. 게임 쪽에 몸 담은 걸 한번도 후회한 적이 없었을 정도니까요. 힘든 일도 많았지만 일하는 게 재밌으니까 지금까지 계속하는 것 아니겠어요?"
그래서 김 이사가 게임을 개발하면서 첫번째 수칙으로 삼은 것은 바로 '재미'다. 게임을 하는 사람들이 재미를 느끼지 못하면 실패한 게임이나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어떤 장르냐, 어떤 플랫폼이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사람들이 좋아하고 재미있어 하는 게임을 만들어야 한다."
'재미'에 중점을 두다보니 변화를 읽고 앞서가는 감각을 가지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는 김 이사. PC게임을 개발하다 2007년 무렵부터 모바일게임에 눈을 돌리기 시작한 것도 이 때문이다. 김 이사는 "그때까지만 해도 모바일게임에 뛰어드는 곳이 많지 않았다"면서 "남들이 하지 않는 분야를 먼저 시작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새로운 게임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2008년 무렵부터 모바일게임시장에 뛰어들기는 했지만 워낙 초기 시장이다보니 여러 면에서 어려움이 컸다. 개발하다가 막히는 부분이 있어도 참고할 사례가 거의 없었다. 김 이사는 "물어볼 사람이 없다는 게 가장 답답했다"고 말했다.
온갖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액션퍼즐게임 '캐치잇'을 모바일게임시장에 처음 선보였지만 시장의 반응은 기대보다 좋지 않았다. 김 이사는 "모바일앱시장은 유망하긴 하지만 당시는 너무 이른 시기였다"고 회고했다.
김 이사는 "모바일게임사업에서 거둬들이는 매출은 아직 미미한 편이지만 중장기적으로 충분한 투자가치가 있다고 판단해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노디스는 모바일게임시장에 이어 TV게임사업에도 뛰어들었다. 오는 7월 오픈 예정인 삼성전자 TV앱 오픈마켓에서 4종의 게임을 선보일 계획이다. TV게임과 모바일게임은 의외로 비슷한 구석이 많다는 게 김 이사의 설명이다. 고성능 중앙처리장치(CPU)가 필요한 대작게임보다 간단하면서도 직관적인 게임이 공통점이라는 것이다.
이런 점에 착안해 김 이사는 멀티스크린이라는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TV와 스마트폰에서 동시에 같은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대표 게임이 '블랙잭'이다. 카지노게임 '블랙잭'을 스마트폰과 TV로 옮겨놓은 이 게임은 TV와 스마트폰에서 동시에 같은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한 게 특징이다. 특히 '블랙잭'은 올해 초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쇼 'CES 2010'에서 최지성 삼성전자 사장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앞에서 직접 시연해보인 게임이다.
'닥터브레인'이라는 두뇌개발 게임도 TV를 보면서 스마트폰으로 조작하는 TV-스마트폰 연동 앱이다.
김 이사는 "앱게임시장은 '아이패드' 등 태블릿PC와 TV, 스마트폰 등이 연동되는 방향으로 자연스럽게 발전할 것"이라며 "따라서 앞으로 멀티스크린형 게임 개발에 집중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내년 초에 열리는 'CES 2011'에서도 사람들이 깜짝 놀랄 만한 앱을 내놔야 하지 않겠느냐"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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