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 30도 사할린서 '완벽 시공'

머니투데이 이군호 기자 | 2010.03.23 08:52

[2010 해외건설 대상-최우수상(시장개척)]대우건설 '사할린 LNG 플랜트'

↑대우건설 서종욱 사장
2004년 겨울 사할린 현장에 도착한 대우건설 임직원들은 시작부터 난관에 봉착했다. 땅이 얼어붙어 공사를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밤새 숙소 문 앞에 쌓인 눈 때문에 출근을 못한 적도 있고 하루종일 작업장에서 눈 치우는 일만 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영하 30도까지 떨어지는 혹한 속에서도 임직원들은 공사를 강행했다. 일본 건설사 직원들은 추워서 밖에 나가지 않는 한겨울에도 눈보라를 피해 40m짜리 사다리차를 구해 철골 구조물을 세워 나갔다. 대우건설 현장은 '일본업체가 손을 놓을 때도 망치소리가 끊기지 않는 곳'으로 통했다.

12월부터 2월까지 사할린의 날씨는 영하 25~30도까지 내려간다. 바람이라도 불면 체감온도는 영하 50도에 이른다. 먹는 것도 여의치 않았다. 다국적 인원을 관리하다 보니 다양한 음식이 필요했는데 발주처에서 각국별 음식을 마련하지 않은 것이다. 초기에 현장에 투입됐던 직원들은 음식이 입에 맞지 않아 몸무게가 10㎏ 이상 빠지기도 했었다.

무엇보다 현장 근로자 확보가 어려웠다. 임금이 비싼 러시아 현지인도 손사래를 치는 상황에서 중국 근로자까지 선발해 공사를 진행했다. 이후 35개국 근로자들이 섞여서 공사를 진행하다보니 인력관리가 가장 큰 골칫거리였다.

러시아 사할린에 진출한 1호 국내 건설기업인 대우건설이 사할린 자원개발 현장에서 겪은 어려움들이다. 대우건설이 지난해 완공한 사할린 LNG 플랜트는 사할린의 주도인 유주노 사할린스크에서 남쪽으로 40㎞ 떨어진 프리고도드노예 해안가에 자리잡고 있다.

이 플랜트는 북쪽으로 800㎞의 거리에 있는 사할린 2광구에서 채취한 천연가스를 액화시키는 시설로 천연가스를 배로 수송하기 위해 저온에서 응축시키는 시설로 연산 480만톤 규모며 공사금액은 1억4662달러다.


사할린 LNG 플랜트는 총 2기로 구성돼 있으며 트레인 1기를 만들기 위해 잘라 붙인 파이프는 지름 10㎜짜리 기준으로 경부선 서울~부산 총연장(443㎞)보다 100㎞ 긴 540㎞에 이른다. 트레인 2기까지 합치면 1080㎞에 이르는 파이프를 연결해 LNG플랜트의 핵심 시설을 만들었다.
↑대우건설이 시공한 러시아 사할린 LNG 플랜트 건설부지 전경

LNG 플랜트의 파이프라인은 고압인데다 누출 시 폭발사고를 불러올 수 있는 가스가 담기는 관이어서 특수한 용접기술을 필요로 한다. 수직과 수평으로 교차돼 있는 배관을 1㎜의 오차도 없이 연결해야 하는 난공사다. 이를 '피트업(fit-up)'이라고 부른다.

가스관은 ㎠당 70㎏에 해당하는 압력을 막아내야 한다. 또 천연가스 액화 공정 중 영하 161도까지 온도가 떨어질 때 발생하는 파이프의 수축을 예상해 정밀하게 시공해야한다. 대우건설은 나이지리아에서 5개의 LNG플랜트 공사를 수행하면서 파이프라인 용접 기술력을 축적해 세계적인 LNG 플랜트 시공업체로 발돋움했다.

현재 사할린 1·2광구 개발이 빠르게 진행됨에 따라 3단계 개발도 최근 시작됐고 4단계와 5단계 개발 계획도 곧 착수될 전망이며 향후 8단계까지 계획돼있다. 대우건설은 이번 사할린 LNG 플랜트를 시작으로 사할린 프로젝트에 참여할 기회를 선점, 후속공사 수주를 기대하고 있다.

원청사 및 감독기관으로부터 어려움을 잘 이겨내고 공사를 매끄럽게 진행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 것도 후속수주를 기대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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