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원권, 은행 원화수출에도 '효자'

머니투데이 권화순 기자 | 2009.06.23 18:10

유통 첫날 41억원 어치 수출, 평소 3배

'5만원권'이 은행에 뜻밖의 '특수'를 안겼다. 5만원권 유통 첫날부터 원화 수출액이 급증한 것이다. 해외 금융기관에 수출한 원화는 외국인 관광객이나 환차익을 노리는 투자자에게 주로 팔려 나간다. 소지하기 간편한 고액권이 그만큼 선호된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5만원권이 처음 유통된 이날 외환은행은 하루 만에 41억원의 원화를 수출했다. 홍콩과 일본 지역 금융기관으로 팔려나간 원화는 모두 5만원권이었다.

외환은행이 이달 1일부터 지난주까지 수출한 원화는 모두 45억원. 하루 평균 수출액이 15억원 내외였다는 점에 비춰보면 이날은 평소보다 3배 가량 폭증한 셈이다. 종전에 수출한 원화는 모두 1만원권이었다.

최근 원화 수출은 주춤했다. 원/달러 환율이 안정되고 일본인 관광객이 줄어든 탓이다. 환율이 오르면 외국에서 현지 통화로 살 수 있는 원화의 규모가 늘어나고, 해외 금융기관이 국내 은행에서 사가는 원화 규모도 함께 증가하게 된다.

실제 환율이 급등했던 지난해 10월과 11월엔 모두 640억원이 나갔고, 지난 4월에도 218억4000만원이 수출됐다. 하지만 환율이 안정세를 보이자 전달엔 54억1000만원에 불과했었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하루에 41억원이 팔려나간 것은 환율효과보다는 5만원권이 새로 유통된 결과"라면서 "앞으로 1만원권보다 5만원권이 수출의 주종을 차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5만원권의 인기 비결은 수요자의 성향과 관련 있다. 국내 은행이 수출한 원화는 해외 금융기관을 통해 판매되는 데 외국인 관광객이나 환차익을 노리는 투자가가 대부분이다. 이들은 거래의 편리를 위해 고액권을 선호한다.

여기에 수출 비용도 영향을 미친다. 통상 수출 과정에서 드는 운임 비용은 원화를 수입하는 해외 금융기관이 모두 부담한다. 선적하는 무게에 따라 물류비용이 결정되는 탓에 가급적 고액권이 환영받는다는 얘기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5만원권이 소지하기도 간편하고 해외 수출 과정에서 드는 비용도 절감되는 이점이 있다"면서 "환율 변수가 있긴 하지만 전반적으로 원화 수출 증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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