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불황과 일본불황의 중대한 차이점

박문환(샤프슈터) 동양종금증권 강남프라임지점 | 2008.12.08 09:21

[샤프슈터의 증시 제대로 읽기]<14>국화와 칼(2)

편집자주 | 샤프슈터. 동양종금증권 강남프라임지점에서 활동하고 있는 박문환(43) 팀장의 필명입니다. 주식시장의 맥을 정확히 짚고, 가급적 손해보지 않으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는 그의 투자 원칙과 성과에 따라 붙여진 필명이지요. 한국경제TV(와우TV)에서 10여년 동안 출연하면서 시청자들에게 유익한 투자정보를 제공했던 샤프슈터 박문환 팀장이 매주 월요일 개장전에 머니투데이 독자를 찾아갑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뜨거운 환영과 관심을 부탁드립니다.<편집자>

이제 정리해보자. 필자의 오랜 고민을 통해 일본의 소위 “잃어버린 10년”의 경우에는 미국에 의해 미니어처로 개조되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을 내고 있다.

너무 강한 복제 능력과 충직함을 강점으로 일본은 너무 빠르게 상승을 했고 감히 왕권까지도 넘볼 수 있을 정도로 세력이 커졌던 것이 스스로 화근을 키웠던 것이다.

이 과정에서 상당히 오랜 시간 일본의 경제는 테스트베드로 활용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미국의 불황과 일본식 불황의 중대한 차이점

최근의 모습을 통해 미국은 일본에서 테스트되었던 과거의 기록들을 토대로 양적 완화정책을 그대로 실행하고 있다는 점이 놀랍다.

유동성을 지속적으로 공급하게 될 경우에는 LM 곡선이 옆으로 누워버림으로서 유동성 함정에 빠질 수 있다.

통화량을 공급하면 소득효과와 더불어 피셔효과에 의해 궁극적으로 금리는 올라가게 되지만 유동성 함정에 빠질 경우 금리는 오히려 제로로 갈 수가 있다.

제로 금리라... 미국은 지금 채권 발행액만 11조 3150억 달러에 달한다. 이게 일 년에 5% 이자라면 5657억 달러가 이자로 지불되어야만 한다. 하루 이자로 따지면 15억 5000만 달러가 되고 원화로 환산하면 2조 3000억 원이나 된다. 즉 미국은 그들의 생존을 위해서 하루 이자로만 2조 3000억 원이 지불 되어야만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하다가는 미국은 이자에 채여 파산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양적 완화 정책으로 인해 일본식 제로금리가 될 경우에는 이자비용을 제로로 만들 수 있다. 한 푼 내지 않고도 채권의 운용이 가능하다.

채무자로서 이자가 떨어진다는 것은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미국은 제로금리로 가기 위해서 금리를 최대한 낮추면서 유동성을 최대한 늘리고 있다. 그러기 위해 이 금융위기는 미국에게 더없이 필요한 존재이다.

아마도 위기 없이 유동성만 늘리게 되면 금리가 상승했을 것이고 그 높은 이자를 감당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것이 리만의 위기를 만든 결정적 이유일 것이다. 지금 미국은 이미 8조 달러라고 하는 막강한 유동성을 뿌려놓고 있다.

참으로 재미있는 것은 일본이 그랬듯이 미국도 양적팽창 정책을 구사하는 동안 재정정책을 잘 쓰지 않았다는 점이다.

앞서 거론했듯이 LM 곡선이 누워버리면 통화정책은 전혀 쓸모가 없다. 통화량을 늘려도 GDP는 결코 늘어나지 않는다. 이때 IS 곡선을 우측으로 이동시켜야만 침체로부터 빠져나올 수 있다.

IS 곡선을 우측으로 이동시키기 위해서는 정부의 재정정책이 필요한데 과거 1년간 주가가 하락을 하면서 곡소리가 나도 미국은 재정정책을 구사한 적이 별로 없다.

즉 미국은 이 위험에서 빠져 나오고 싶은 생각이 아예 없었던 것이다.

헐리웃 배우처럼 겉으로는 침통한 표정이었지만 채무자에게 이자가 내려가는 것이 비통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부시 대통령은 그렇게 말하지 않았던가? 후세가 역사를 평가할 것이라고...즉 현재의 금융위기는 미국에게 유리하다는 무언의 암시였던 것이다.

세상은 거의 곡소리를 내기 시작했고 이제서야 비로서 연준은 8000억달러 규모의 재정정책이 내년에 있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향후 예상되는 시나리오는 무엇일까?


필자는 물론 미국이 일본식 불황으로 진행될 가능성은 지극히 낮다고 본다.

첫째 이유는... 일본의 경우 엔화의 국제적 역할의 축소가 목적이었지만 지금 미국의 달러화는 축소가 목적이 아니라 팽창이 목적이라는 점이다. 또한 미국은 기획자이고 일본은 주연배우였을 뿐이다.

기획자가 스스로 파국으로 가려고 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미국의 경기는 일본식 장기 불황의 모습은 결코 아닐 것이다. 결정적인 증거로서 일본은 재정정책은 거의 하지 않았지만 미국은 내년 상반기에 8000억 달러의 재정투자가 예정되어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이제 미국은 이 지긋지긋한 위기를 끝낼 생각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둘째...일본의 부동산은 일본 사람 이외에는 가질 수 없었기 때문에 부실이 터지자마자 한도 끝도 없이 하락을 했다. 하지만 미국의 부동산은 누구든지 매수가 가능하다. 즉 대안이 있다.

이는 마치 우리나라의 부동산이 과거 IMF 때에도 20%내외의 하락만을 보였던 것은 전세 제도가 가격하락을 효과적으로 흡수했기 때문이다. 매도 이외에 방법이 없었던 일본에 비해 우리는 전세를 주고 빠져 나오면 일단 파국으로부터 비껴날 수 있었기 때문에 시간을 벌며 기다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대안이 있는 시장은 역사적으로 분명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었다. 세계인들의 자유로운 투자가 보장되는 상황에서 미국의 부동산의 하락폭은 고점대비 최악의 경우임에도 지금까지 평균 20%도 넘지 않았다.(지난 주 국책 모기지 업체인 패니매에 의하면 4분기 주택가격 중간 값은 19만 300달러로 지난 2006년 2분기에 달성했던 최고치 22만 6800달러에 비해 19% 하락한 것으로 기록된다.)

이는 고점 대비 75%의 하락을 했던 일본과는 다르기 때문에 기나긴 자산디플레에 빠질 우려가 크지 않다.

미국의 생각은 기축통화로서의 이점은 그대로 살리되 제로금리로 남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제로금리는 두 가지의 중대한 이점이 있다.

첫째...해외 자산에 대한 지배력을 오히려 키울 수 있다. 예를 들어 과거 일본의 와타나베 부인들은 낮은 금리로 조달을 해서 해외의 부동산을 사들였다. 속칭 엔캐리트레이드였다.

미국이 제로금리가 된다면 이제 엔캐리를 대체할 새로운 달러 캐리자금이 세계를 휘젓고 다닐 가능성이 높다.

둘째...기축통화로서의 지위를 십분 발휘하면서도 비용 없이 소비를 늘려 잡을 수 있다. 지금 미국의 채권 규모는 11조 3150억달러에 달하지만 이게 모두 제로금리가 된다면 미국은 아무런 비용 없이 소비하고 지출이 가능하다. 물론 세계인들이 미국인들의 빚을 떠 안는 것이 되는 것이다.

필자는 얼마전에 결국 시장은 미국이 원하는 것을 다 얻을 때까지 방황을 거듭할 것이라고 했었다. 유동성을 증가시키기 위한 빌미를 위해서라도 시장이 함부로 반등을 해주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금 이 기조라면 미국은 이번 16일 금리를 50BP를 내릴 것이고 그 때 쯤에는 제로금리에 도달까지 단 50BP만 남은 상태에서 지수는 적어도 수개월 안에 하방경직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이미 시자으이 에너지는 저금리 상태에서 재정투자에 대한 기대감에 들떠있다.

몇 몇 주요 종목들의 움직임을 보면 시장은 금융장세를 감안해서 움직이는 듯 하다.

최근 건설주와 금융주가 우리시장과 세계시장에서 가장 강한 섹터라는 점이 향후 있을 수 있는 금융장세를 예견해주는 징조일 것이다.


-동양종금증권 강남 프라임 지점 박문환(샤프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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