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바닥? 큰손 단기채권 투자여부에 달려

박문환 동양종금증권 강남프라임지점 2008.12.01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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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프슈터의 증시 제대로 읽기]<13>시장이 주는 은밀한 메시지(3)

편집자주 샤프슈터. 동양종금증권 강남프라임지점에서 활동하고 있는 박문환(43) 팀장의 필명입니다. 주식시장의 맥을 정확히 짚고, 가급적 손해보지 않으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는 그의 투자 원칙과 성과에 따라 붙여진 필명이지요. 한국경제TV(와우TV)에서 10여년 동안 출연하면서 시청자들에게 유익한 투자정보를 제공했던 샤프슈터 박문환 팀장이 매주 월요일 개장전에 머니투데이 독자를 찾아갑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뜨거운 환영과 관심을 부탁드립니다.<편집자>

주가 바닥? 큰손 단기채권 투자여부에 달려


어떻게 큰 돈들의 생각을 읽어낼 수 있을까?

손쉬운 방법이 여러 가지가 있다. 그 중에 하나가 채권시장을 보는 것이다.

큰 돈들은 흔히 시장의 상승이 예상된다고 생각을 하게 되면 듀레이션을 짧게 가져가는 경향이 있다. 즉, 단기채 시장에 주로 몰리게 되어 단기채 금리가 점차 하락을 하게 된다. 결국 단기채시장과 장기채 시장의 금리의 움직임만 보고도 시장의 방향성을 비교적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 아주 간단하게 말이다.



백날 내가 시장의 바닥이 어디인가를 고민하기 위해서 쓰잘떼기 없이 인터넷만 탐색하면서 쓸데없는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는 이미 잔뼈가 굵은 최고의 전문가들의 생각인 스마트 머니의 방향성을 추적해서 시장의 방향성을 찾는 것이 훨씬 더 현명한 투자자가 될 것이다.

다시 강조하지만 회사 다니랴 상사한테 혼나랴 정신없는 상황에서 야밤에 조금 뭔가를 들이다 본다고 남들에 비해 월등한 수익률을 달성할 수 있다고 착각하지 말기 바란다. 또한 수익의 변동성을 줄이지도 못하고 단지 자신이 고수라고 착각하지 말기를 바란다.



진정한 고수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현명한 투자자가 되기 위해서는 세상의 돈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를 살피는 것이 휠씬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시장이 주는 은밀한 메시지를 판독할 수 있는 실력을 배양하는 것이 훨씬 더 손쉽게 목표에 도달하는 첩경이 될 것이다.

현명한 투자법 중에 하나를 더 소개해보자. 미국에는 민주당과 공화당이 있다.
민주당과 공화당이 갖는 특성은 생략하기로 하자. 이제 그 정도는 개인들도 많이 알고 있다.

하지만 그 특성이 어째서 생기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관심조차 없다. 원리를 알면 좀 더 이해가 쉬워지고 시장에 대한 확신도 가질 수 있다.


공화당은 주로 감세를 한다. 민주당은 주로 증세를 통해 세원을 더 확보하고 재정투자를 늘리려는 쪽에 속한다.

이 사실 한 가지만 가지고도 상승기류에 탈 수 있는 기업들을 손쉽게 분리해 낼 수가 있다.

일반적인 회계원칙은 발생주의를 근간으로 하고 있다. 예를 들어서 지금 당장 현금을 받지 않았어도 외상으로 매출이 일어난 것도 매출로 잡아 기장한다.

하지만 세법에서는 반드시 현금주의를 원칙으로 한다.

즉, 현금을 받지 않았다면 결코 세금은 내지 않아도 된다.

그래서 선수금을 많이 받는 업체는 이미 선수금이라는 현금을 받았기 때문에 세금을 내야만 하고 그 세금은 나중에 재화나 서비스를 제공할 때 공제된다.

그래서 미래에 낼 세금을 미리 내었기 때문에 이것을 DTA(Deferred tax asset) 이라고 하는 계정과목으로서 자산계정에 잡히게 된다.

그런데 이 DTA는 매출이 발생하는 시기에 세율로 계산을 해서 공제한다.

즉 현재 법인세율이 30%였는데 민주당으로 되면서 40%로 바뀌었다면 이 DTA는 자산 가치로서 전에 비해 늘어나게 된다. 반면에 DTL(Deferred tax liability)가 많은 제조업, 서비스업종은 약세를 보일 수밖에 없다.

즉, 나중에 낼 세금이 그만큼 더 줄어들게 되는 효과를 보는 회사는 긍정적이 될 것이지만 반대로 낼 세금이 늘어나는 효과를 보게 되는 회사에게는 악재가 될 수가 있는 것이다.

아주 소심하고 가벼운 일에 속하지만 이런 이유로 주로 증세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DTA가 많은 기업들, 예를 들면 조선주나 혹은 보잉사와 같은 회사가 주로 상승기류에 올라탈 수가 있다. 반대로 감세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외상매출금이 많은 제조업이 흥행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처럼 작은 시장의 변화에도 상승기류에 올라탈 수 있는 종목과 하강기류를 타게될 종목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 바로 시장이 주는 은밀한 메시지를 읽어내는 노력에 속하는 것이다.

그럼 최근 일주일동안 외국인들이 우리나라 주식을 사게 된 동기를 역시 “시장이 주는 은밀한 메시지”의 판독을 통해 증명해보자.

우리나라의 10월 경상수지를 49억 달러나 흑자를 보았다. 무엇보다도 원인으로 지목되는 것은 유가의 도입단가였다.

지난 7월의 도입단가는 배럴당 130달러였고 10월 만해도 90달러가 넘었다.

우리나라에서 한 달에 도입하는 원유는 7000만 배럴이라고 한다면 그 차익만 해도 28억 달러가 넘어버린다.

전체 49억 달러 중에서 28억 달러라면 거의 절반이 원유 도입단가가 영향을 주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워낙 석유 값이 고공행진을 했었기 때문에 원유가의 움직임이 가장 큰 영향을 주게 된 것이다.

그런데...보통 석유 가격이 매일 공시되는 것을 보면 xx 월 인도분 이라고 하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즉 석유라는 것은 미래의 인도분에 대해서 계약을 하는 것이지 Spot 거래를 통해 시장에서 사오듯이 석유를 사오는 것은 아니다.

그런 이유로 최근에 유가는 50달러를 오갈 정도로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현 시점에서 들여오는 우리나라의 석유는 지난 10월 단가 기준으로 배럴당 90달러를 넘고 있다.

이는 향후 3개월은 시장가격과 무관하게 더 하락할 수 있고 이로 인한 차익만도 지난 7월에 비해 50억 달러까지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게다가 정부에서는 이제 연준으로부터 달러를 스왑해서 시중에 입찰방식으로 공급하려 한다. 즉 없던 공급이 최소 70~80만 달러 정도는 더 생길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경상수지가 적자를 보이는지 혹은 흑자를 보이는지는 환율에 상당히 중요한 영향을 행사해왔다.

나가고 들어오는 돈 중에서 공급, 즉 들어오는 달러가 더 많다면 당연히 달러화의 가치는 심리적인 영향을 받아 떨어질 수 있는 것이다.

그것이 지난 3영업일 동안 달러화의 가치가 연속으로 하락한 결정적인 이유가 되고 또한 외인들이 이번 주에만 거의 5000억원 가까운 순매수를 한 이유가 된다.

즉 외인들은 시장이 주는 은밀한 메시지의 판독을 통해 향후 달러화가 하락할 것이라고 생각을 하는 현명한 투자자들이 많아지게 되면서 자본차익에 이어 환차익까지 추구하려는 일석이조의 베팅이 지난 수일간 외인들의 매수의 이유가 되는 것이다.

물론 경상수지니 무역수지니 이런 것들로부터 환율의 움직임을 예측하라는 것은 아니다. 단지 외인들이 매수를 시작했다는 점이 곧 환율이 하락할 것임을 암시하는 행동일 수도 있다는 정도로만 예측할 수 있다고 해도 환율 때문에 고통을 받았던 종목들로 접근할 수 있는 길을 알려주기 때문에 외인들의 매수가 지속되는 동안에는 환율 하락 수혜주로 접근해야겠다...는 정도만이 여러분들이 할 일에 속한다.

이처럼 단지 기술적 분석이나 조변석개하는 기업의 수익가치만으로 기준을 삼아 시장을 보려는 것과 보다는 시장의 여러 가지 메시지를 폭 넓게 이해하고 시장을 보려는 것이 훨씬 더 현명한 투자자로 이끌게 될 것이다.

그럼 시장을 둘러보자. 과연 여기가 바닥인가? 그랬으면 좋겠다.

하지만 필자도 모른다. 그것은 제 아무리 현명한 투자자라고 해도 함부로 단언하지 못한다.

바닥의 징후가 많이 보이지만 아직 빅3에 대한 문제가 진행 중이고 또한 금융경색과 관련된 심리적 치료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언제든지 상황은 다시 악화될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 당장에 몇 가지의 사실은 분명해 보인다.

일단 큰 자금들의 흐름은 작은 규모의 유동성 랠리라도 있을 것을 전제로 해서 움직이고 있다는 점이다. 그들이 매수하는 종목에서 그들의 속마음을 읽어낼 수 있다.

유동성 랠리의 특징이 원래 시황이 차가울 때 단지 유동성의 힘으로 밀어올리는 것을 말하기 때문에 유동성이 과연 시황을 이길 수 있을까에 대한 의구심은 별 의미가 없다. 즉 경제지표가 나빠서...라는 말은 집어 치우도록 하자.

이미 미국에서는 기업들의 단기 유동성 조달창구인 CP 시장에 1조 8000억 달러를 쏟아 부었다. 은행의 신용도 하락에 따른 금융경색의 심화를 치료하고자 은행채 등의 발행에 보증으로 1조 9000억 달러를 퍼부었다.

또한 그들의 부실자산들을 매수하는데 7000억 달러를 퍼부었고 이번에 연준에서는 모기지 채권을 직 매입하는데 6000억 달러를 새롭게 조성하기로 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전 세계 유동성 공급량이 6조 달러라고 했었는데 단 2~3주 만에 그들이 이미 집행했거나 투입 예정인 유동성은 본원통화의 증분을 포함해서 8조 달러를 넘고 있다.

아마도 모자란다면 기왕 칼을 든 김에 더 쏟아 부을 수도 있다.

이 정도의 유동성이라면 유로존 전체와 미국 그리고 일본의 총통화의 1/3에 해당되며 미국 GDP의 60%에 달하는 엄청난 유동성이다.

나중에 유동성 함정에 빠져서 허우적대는 상황이 오던 아니면 극심한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빈부의 격차가 더욱 심각하게 벌어지던 그것은 뒤에 걱정할 일이고 전 세계가 공조해서 유동성을 최대한 공급하고 재정적자를 늘려가는 상황에서 아무리 고민스러운 지표가 가로막는다고 해도 지수가 하방만을 고집할 수는 없을 것이다.

종합 주가지수의 월봉을 보니 정말 나와 투자자들이 어찌 이 절벽을 기어 내려왔을까 하는 생각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그 만큼 모두 힘들었을 것이다.

필자에게도 2008년은 악몽과도 같았던 한 해였음을 부인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이 주는 은밀한 메시지에 대해 양치기 소년의 트릭 정도로 치부해 버린다면 지금까지 고통을 받은 부분에 대해 보상을 받을 기회로부터도 멀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단지 시장의 지표의 암울함만을 보고 극단적인 비관론에 빠지지는 말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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