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투기자금 양털깎기의 수탈 메카니즘

박문환(샤프슈터) 동양종금증권 강남프라임지점 | 2008.11.03 09:24

[샤프슈터의 증시 제대로 읽기]<9>양털깎기(Fleecing of the flock)(1)

편집자주 | 샤프슈터. 동양종금증권 강남프라임지점에서 활동하고 있는 박문환(43) 팀장의 필명입니다. 주식시장의 맥을 정확히 짚고, 가급적 손해보지 않으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는 그의 투자 원칙과 성과에 따라 붙여진 필명이지요. 한국경제TV(와우TV)에서 10여년 동안 출연하면서 시청자들에게 유익한 투자정보를 제공했던 샤프슈터 박문환 팀장이 오늘(9월1일)부터 매주 월요일 개장전에 머니투데이 독자를 찾아갑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뜨거운 환영과 관심을 부탁드립니다.<편집자>

주중 상승폭으로서는 미국의 S&P 지수가 지난주에 30년래 최고의 상승폭을 기록했다.

우리나라 증시도 목요일에는 선물이 상한가에서 마감되어 버렸고 금요일에도 장중에 선물은 상한가까지 도달했었다.

그렇다고 경제지표가 돌아선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경제지표는 최악으로 치닫고 있었다.

GDP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전환이 되었는가 하면 소비지출이 3.1%나 감소하면서 미국의 장기성장률에 심각한 우려감을 주고 있다. 이번 주말에 발표할 실업률이 지속되는 해고 때문에 6.3%에 달할 것이란 보고서도 있었다.

미국에서 가장 신뢰하는 케이스 쉴러 주택지수 역시 호전의 기미조차 보이지 않고 이제 미국에서 깡통주택(Underwater)은 점점 늘어 이제 750만 가구를 넘어서고 있다.

미시건대의 소비자 심리지수는 이 지표를 만들었던 1978년 이후 가장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면서 미국 경제의 근간인 미래의 소비마저 흔들고 있다.

달라진 것은 고사하고 미국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하는 소비과 고용이 오히려 악화되고 있는데 지표를 통해서 어떤 희망을 기대할 수 있는 입장은 분명 아니었다.

그렇다면...지난주에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국제사회에서는 과연 무슨 일이 생긴 것일까?

“양털 깎기(Fllecing of the flock)” 라는 말은 국제 투기자본들의 은어이다.

이들은 오래전부터 단지 이자놀이 보다는 고의적인 불황을 만들어서 자본을 이동시켜 개인들의 재산을 수탈하는 것이 훨씬 이익이 크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고 이후 양털 깎기는 주기적으로 시장의 희생을 강요해왔다.

좀 쉽게 예를 들어보자. 만약 어떤 정부가 국민들에게 지금까지 벌어놓은 집에 있는 현금을 모두 세금으로 내라고 한다면 그 나라의 국민들은 어떻게 나오게 될까?

아마도 폭동이 일어날 것이다.

하지만 화폐를 발행한다면 어찌될까? 화폐의 실질적 가치는 줄어들게 되고 그 줄어드는 화폐가치만큼 가계에서 정부로 고스란히 수평이동 하게 된다.

그것이 우리가 흔히 인플레이션세금(Inflation Tax)이라고 하는 이 세상에서 가장 가혹한 세금이다.

우리나라가 달러화를 쓰지 않고 비용이 들더라도 원화를 굳이 발행해서 쓰는 이유는 이 인플레이션 세금을 미국에 빼앗기지 않기 위해서이다.

평상시 연준에서 정하는 인플레이션 세율은 2% 정도가 된다. 즉 시장이 평상적인 상황에서도 달러화를 사용하는 세계 시민들은 매년 현금성 자산의 2%는 인플레이션 세금으로 바쳐야만 한다.

하지만 2%에 늘 성이 차는 것은 아니다. 간단하게 위기상황이 커지게 될 경우에는 이 세율을 크게 높일 수가 있다.

지금까지 인류 역사상 가장 가혹한 인플레이션 세금...즉, 국민들이 모아 두었던 부를 가장 크게 싹쓸이했던 기록은 유럽 최고의 경제권인 독일에서 일어났었다.


1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독일은 엄청난 빚을 지고 있었는데 그 때 독일에서는 어떤 정책을 취했을까? 당연히 국민의 희생이었다. 1913년부터 1918년까지의 전쟁기간에 독일의 화폐 발행은 8.5배 증가했다. 당연히 화폐의 가치는 1/8.5로 줄었을 것이다.

딱 5년 만에 만원의 가치가 1176원이 된 것이고 나머지 8823원은 정부가 가져간 것이다. 강탈할 필요도 없다. 아무리 철통같은 금고에 숨겨 두어도 마치 연기처럼 화폐의 가치는 정부의 금고 속으로 사라져 버린다. 데이빗 카퍼필드의 마술처럼 말이다.

독일은 그로부터 3년 동안에 화폐를 5배로 발행했으며 1921년부터 1년간은 화폐의 발행을 또 다시 열 배로 늘렸고 그 후 1년간은 7253만 배로 늘렸다.

그냥 모든 국민들이 보유하고 있었던 현금을 몽땅 빼앗아 버린 것이다.

1923년에 이르러 독일에서는 빵 한조각의 가격이 1000억 마르크까지 치솟게 된다.

얼마 전 필자가 짐바브웨에서 골프를 치면 그늘 집에서 맥주를 마셔도 그늘 집에서는 맥주 값을 받지 않는다는 농담을 한 적이 있다. 너무 빠른 속도로 돈의 가치가 내려가서 나머지 9개 홀을 돌고 나면 맥주 값이 더 올라있으니 중간에 받을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당시 독일에서는 실제로 이런 일이 일어났다.

모든 노동자들은 하루에 두 차례 임금을 나누어 받았다. 오전의 임금과 오후의 임금이 달랐다. 하루에도 화폐가치는 너무 빨리 하락을 했기 때문이었다.

그들에게 미래는 없었다. 임금으로 받은 화폐는 단 한 시간이 지나기 전에 빨리 먹거리로 교환해야만 했다. 그 이상의 시간이 흘러가면 들고 있는 화폐로는 빵 한 조각을 살 수 없을 수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니 돈을 모아서 뭘 어찌 해보겠다는 생각은 꿈도 꿀 수 없었다. 정부의 강력한 화폐의 발행에 국민들의 부를 모두 강탈당한 것이다.

나중에 히틀러가 집권을 했을 때에 유대인들에 대한 홀로코스트를 결정하고 이에 대해 독일의 국민들이 모두 히틀러의 비인간적인 학살에 동의했던 것은 그들의 미래를 빼앗았던 로스차일드라고 하는 유대인 자본가의 무자비한 수탈이 먼저 원인을 제공했었다.

아무튼... 열심히 일한 국민들의 돈을 한 방에 빼앗을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바로 인플레이션 세금이었고 이 세금을 합법적으로 크게 올릴 수 있는 것은 “시장의 위험”을 키우는 것이었다.

위험이 커지게 되면 시장은 불신이 가득해지고 모든 대출은 일시에 중단된다. 시장에는 돈이 마르게 되고 국민들은 제발 돈 좀 풀어달라고 자청하게 된다.

세상에....이렇게 바보같을 수가...

스스로 금고를 열어 제치고 내 돈을 좀 강탈해 주십시오!

라고 외치게 만드는 것이다.

화폐를 증가시키면 당연히 물가는 상승하게 되고 그 물가의 상승분은 또다시 마술처럼 우리 금고 속의 돈들을 사라지게 만든다는 생각은 잘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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