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복되지 못하는 위기는 없다

머니투데이 홍찬선 MTN 경제증권부장(부국장) 2008.10.30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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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통화스왑,외화유동성 부족 우려 해소로 환율 주가 금리 급속히 안정될 것

< 앵커멘트 >
오늘 새벽 한국은행이 미국 FRB와 통화스왑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원화를 달러와 바꿀 수 있다는 내용인데요, 앞으로 외환위기 가능성이 해소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홍찬선 MTN 경제증권부 부국장과 함께 한미 통화스왑계약의 배경과 의의, 그리고 향후 전망 등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 리포트 >
한국은행이 오늘 새벽 4시 30분 브라질 중앙은행과 멕시코은행, 싱가포르 통화청과 함께
미 연방준비이사회와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한다고 밝혔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지 설명을 좀 해주시죠





- 한미 통화스왑이란 일정 한도 내에서 한은이 FRB에 원화를 갖다 맡기면 FRB가 한은에 달러화를 공급해주는 것. 즉 세계금융시장에서 통용되지 않는 원화를 세계 기축통화인 달러와 바꿈으로써, 달러가 필요할 때면 언제나 확보할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한다는 의미.

쉽게 말하면 은행에 대출한도를 정해놓고 필요할 때마다 돈을 빌려쓰는 마이너스대출과 비슷하다고 보면 됨. 마이너스 대출이 통상 만기 1년, 한도는 개인의 신용도에 따라 차등화되는 것처럼,

이번 통화스왑계약도 한도는 300억달러이며, 만기, 즉 계약기간은 2009년 4월30일, 즉 6개월입니다. 6개월 정도면 최근의 금융위기가 상당히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는 의지와 전망이 반영돼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FRB는 이미 호주, 캐나다, 덴마크, 영국, 유럽(ECB), 일본, 뉴질랜드, 노르웨이, 스웨덴, 스위스 중앙은행 등 주로 선진국 10개국 중앙은행과만 이런 내용의 통화스왑 계약을 체결하고 있음.

FRB가 각국 중앙은행과 이런 통화스왑을 맺고 있는 것은 해당국가에서 일시적으로 달러가 부족해서 발생할 수 있는 외환위기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것.

원화를 대가로 FRB로부터 미 달러화 자금을 지원받는다는 이야기인데요. 이번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하게 된 배경을 좀 설명해 주시죠

- 한국은행이 이번에 FRB와 통화스왑을 체결하게 된 것은 한국의 외환보유 사정에 대한 해외 불안이 가시지 않고 있기 때문. 정부가 지난 19일 은행의 해외차입에 대해 1000억달러까지 지급보증하겠다고 밝혔고, 국회에서 동의절차가 진행되고 있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달러확보 경쟁이 그치지 않아 원달러환율이 한때 1480원대를 돌파하는 등 불안한 양상이 지속되고 있음. 이는 외국인이 올해만 주식을 40조원 이상, 즉 400억달러 가량 팔고 인출해 갔으며, 은행들도 3개월짜리 외화차입의 만기가 연장되지 않아 달러확보에 비상에 걸렸기 때문.

한국의 외환보유고가 2400억달러로 세계에서 6번째로 많지만, 단기적으로 달러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외화유동성에 문제가 생길지 모른다는 우려가 가시지 않자, 정부와 한은이 나서 FRB에서 직접 달러를 확보할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하게 된 것임.

한국은행과 미 연방준비이사회(FRB) 사이의 통화스와프(원-달러 맞교환) 협정이 체결되면 한국 경제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되는건가요?

- 단기적으로 한국이 달러부족에 시달려 외환위기에 빠지지 않을까 하는 대내외 우려를 잠재우는 데 상당히 기여할 것임. 사실 한국의 외화 상황에 우려가 생긴 것은 한국이 확보하고 있는 외화의 절대량이 부족해서가 아님. 외화를 충분히 확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단기적으로 달러 필요량이 급증함으로써 일시적으로 달러 부족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

외환보유고과 2400억달러라고 해도, 상당부분은 미국 국채에 투자하고 있어 당장 현금화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외국인의 주식매도와 은행의 달러확보 경쟁으로 달러부족이 심한 상태.

이번 통화스왑 계약으로 이같은 단기 달러 부족현상은 해소될 것. 그동안 달러확보 경쟁은 상당부분 심리적 불안감에 따른 것이었는데, 한은이 직접 FRB에서 달러를 공급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림에 따라 당장 필요한 달러가 아니면 서둘러 확보할 필요가 없게 됐기 때문.

이렇게 되면 과도하게 올랐던 환율이 적정 수준으로 떨어질 것. 통화스왑 계약 발표직후 역외 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이 1357원선에 마감됨. 이는 어제 서울 외환시장 현물환율 종가 1427원에 비해 70원 가량 낮은 수준.

환율이 안정되면 외환위기론이 불식되면서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의 불안심리도 안정되면서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던 한국 금융시장은 차츰 제모습을 찾아갈 것으로 예상.

신흥국과의 통화스와프 협정 체결은 우리나라가 처음이라고 하는데요.
이렇게 되면 우리나라는 외환보유액 부족 걱정을 상당부분 덜게 될 것 같습니다. 국가부도 위험 감소와 대외신인도 상승도 기대되고 있는데요. 이 부분 어떻게 보십니까?

- 신흥시장으로서는 처음으로 맺어지는 한미 통화스왑은 한국이 선진국으로 대우받게 됐다는 것을 뜻합니다. 10년전 외환위기 때나 요즘 아이스란드 헝가리 등은 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했단거 것과 다른 것이지요.

미국은 그동안 한국을 통화스왑 대상에 포함시켜달라는 한국의 요청에 대해 원화는 국제결제통화가 아니어서 담보능력이 없는데다,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이 AAA가 아니라는 이유를 들어 거부.

강만수 장관이 지난 11일 워싱턴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회의 때 폴슨 미 재무장관과 버냉키 FRB의장에게 설득. 한국을 통화스왑대상에 포함시키지 않을 경우, 한국의 달러수요는 계속 늘어나게 되면 한국이 보유하고 있는 미국 국채를 팔 수밖에 없어 미국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리버스 스필오버(Reverse Spill over)효과’가 발생할 것이라는 점을 지적한 것이 주효.

이번 통화스왑계약으로 한국의 달러 부족 현상이 해소됨으로써 국가부도, 엄밀히 말하면 외화유동성 부족에 따른 외화부도 문제는 없어질 것. 대외신인도도 높아질 것.

극복되지 않는 위기는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번 한미 통화스왑으로 외환위기와 금융위기 우려는 상당부분 해소될 것으로 보입니다. 앞으로는 그동안 진행됐던 금융위기 불안감으로 어려워진 실물경기를 다시 살리는데 정책의 초점을 모아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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