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받은 '범 친박'들의 셈법

대구=이새누리 기자 | 2008.04.09 23:06
이번 총선에서 약진한 세력 중 하나는 '범 친박근혜계'. 자정이 가까워오면서 당선자들이 속속 확정되자 친박계의 표정에는 희색이 감돌았다.

대구 달성군의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선거사무소에서는 일단 이방호 사무총장과 이재오 의원의 낙선 소식에 환호가 터져나왔다.

강기갑 민주노동당 후보가 이 사무총장을 누르고 당선확정됐을 때는 박수까지 쏟아졌다. 한 당직자는 "이것 봐라. 사람 생각은 거의 같다"면서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이어 한나라당이 예상의석수가 170석 이상의 '절대' 과반에서 150석 초반으로 줄어들자 친박 당직자들은 또다시 환호했다.

한나라당이 압도적인 승리를 했다면 친박계의 당내 입지가 현재보다 더 좁아질 수도 있었을 터. 그러나 아쉬워지는 쪽이 친박에서 한나라당으로 뒤바뀌면서 박 전 대표의 당내 입지가 강해졌다는 셈법이 작용했다.

'복당'을 외쳐왔던 친박연대와 무소속연대의 약진도 친박계로선 기쁘다. 대구에서는 달서갑·을·병의 '달서벨트'와 서구에서 모두 '박근혜 바람'이 불었다.


김무성 의원(무소속연대·대구 남을), 홍사덕 전 의원(친박연대·대구서) 등 친박계 간판들이 당선 확정됐고 '단독' 무소속 출마했던 한선교 의원(경기 용인·수지)도 재입성의 뜻을 이뤘다.

별로 주목받지 못했던 친박연대 및 무소속연대 후보들의 당선도 화제가 됐다.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친박 하나만 다니까 다 당선되네" "역시 박근혜의 힘이다" "얼토당토 않은 사람을 공천하니 당연한 거다"는 반응들이 나왔다.

달서병의 조원진 후보는 친박연대라는 이름으로 유재한 전 주택금융공사 사장을 눌렀고 무소속연대의 정해걸 후보(경북 군위·의성·청송)는 공천에서 탈락한 친박 김재원 의원의 자리를 메꿨다. 친박연대에서 '제명'이 거론됐던 김일윤 후보(경북경주)도 친이명박의 핵심 정종복 의원을 이겼다.

관심은 이들의 복당으로 이어진다. 김무성 한선교 의원 등은 당선 직후 복당 방침을 공식화했다. 거기다 복당불가 방침을 밝혀왔던 이재오 이방호 의원이 이번에 낙선하면서 복당 가능성은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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