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찬선칼럼]지지자 없는 총선, 누굴 찍지?

머니투데이 홍찬선 머투경제방송 부국장대우 | 2008.04.04 16:31

'꿈 꾀 꾼 깡 끼 끈 꼴 끝'이 좋은 후보

4ㆍ9총선이 5일 앞으로 다가왔다. 일부 지역에선 후보자간에 치열한 경합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는 특별한 이슈가 보이지 않는 평범한 총선 양상이다. 총선은 국회에 나아가 해당 지역의 이익을 대변하는 ‘지역 일꾼’을 뽑는 의미가 강하다. 하지만, 앞으로 대한민국을 이끌어 갈 미래지도자를 선발한다는 뜻도 갖고 있다.

그렇게 중요한 총선이지만 유권자들은 시큰둥하다. 아직도 어느 후보를 뽑을지 정하지 못한 부동층이 25% 안팎에 이른다. 투표를 하지 않겠다는 유권자도 적지 않아 투표율이 사상 최저로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나온다. 국민의 주인이 투표를 하지 않더라도 유능한 지도자를 뽑을 수 있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투표율 저조로 바람직하지 않은 후보자가 뽑히는 것은 해당 지역은 물론 국가 전체로도 좋지 않은 일이다.

한반도대운하를 빼놓고는 통일적인 이슈가 없는 이번 총선에선 어느 후보를 뽑아야 할까. 미래지도자가 갖춰야 할 ‘8가지 ㄲ(자질)’을 이번 총선에서 판단기준으로 삼는 것도 괜찮을 것으로 생각한다.

첫째 꿈이다. 지역일꾼과 미래지도자로 나선 사람이라면 반드시 앞으로 4년 동안, 아니 그 이후까지 어떻게 하겠다는 비전을 확실히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꿈이 없으면 나침반 없이 망망대해를 항해하는 것처럼 우왕좌왕하다 좌초하게 된다. 그저 이번에 표만 얻으면 된다고 덤비는 후보에겐 절대로 표를 주어선 안된다.

둘째 꾀다. 21세기는 복잡하고 불확실한 과제가 산적해 있다. 다양한 계층에서 제기되는 얽히고설킨 문제를 원만하게 해결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다.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반대자를 설득할 수 있는 능력이 없이 국회의원에 당선돼 한낱 거수기 역할밖에 하지 못하는 사람은 더 이상 뽑아주지 말도록 하자.

셋째 꾼이다. 국회의원은 유권자 위에 군림하는 사람이 아니라 유권자를 대표해 국회에 가서 국정을 수행하는 사람이다. 따라서 국회의원은 일꾼으로서 실천능력이 있어야 한다. 빈수레처럼 말로만 시끄럽게 떠드는 후보보다는 묵묵히 맡은 소임을 다 하는 후보를 뽑자.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

넷째 깡이다. 잘못된 것을 보면 ‘아니오(NO)’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는 소신을 가진 사람이다. 모두가 옳다며 부나비처럼 불속으로 뛰어들 때 그렇지 않다며 브레이크를 걸 수 있는 사람이 국회에 많아야 나라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간다. 화합을 꾀하되 옳지 않은 일은 함께 하지 않는 화이부동(和而不同)의 철학을 실천할 수 있는 후보가 이런 사람이다.


다섯째 끼다. 21세기 리더의 덕목은 공감이다. 톡톡 튀는 개성을 잃지 않으면서 국민들을 즐겁게 할 수 있는 끼를 발휘할 수 있는 멋진(Cool) 사람이라면 금상첨화다.
여섯째 끈이다. 흔히 끈이라고 하면 빽이나 뒷거래를 떠올린다.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끈은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을 가리킨다. 성공하는 기업 CEO가 주주 종업원 소비자 공동체 협력업체 등과 밀접한 끈을 유지하면서 함께 잘 사는 길을 모색하는 의미에서도 끈이다.

일곱째 꼴이다. 전통적으로 군자(리더)는 신언서판(身言書判)이 뚜렷해야 한다고 했다. 신언서판은 내적으로 쌓은 교양이 밖으로 드러난 외적 자신감이다. 항상 눈을 크게 뜨고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말을 똑똑하게 하면서 현재의 과제를 수행하면서 미래를 맞이하려는 후보를 찾아보자.

여덟째 끝이다. 시작과 과정도 중요하지만 마무리는 더욱 중요하다. 일본 제조업체가 강한 이유 중의 하나는 마무리를 뜻하는 시아게가 철저하기 때문이다. 반면 한국 사람의 병폐 중 하나는 끝이 흐리멍텅하다는 점이다. 될 것은 된다고 하고 안되는 것은 못한다고 확실하게 구분지은 뒤 그런 결론대로 마무리를 잘 하는 후보를 선택해야 한다.

4ㆍ9총선은 남의 일이 아니라 나의 일이다. 눈길이 가는 후보가 없다거나, 정치판 돌아가는 꼴을 보기 싫다거나, 그날 꼭 해야 할 일이 있다는 등의 이유로 투표하지 않는 것은 대한민국 주인이기를 스스로 포기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앞으로 4년 동안 지역일꾼과 미래지도자를 잘못 뽑았다고 후회하며 지낼 수도 있다.

유권자가 똑똑하게 소중한 주권을 행사해야 현명한 일꾼과 예비지도자를 뽑을 수 있다. 아무리 정나미가 떨어진다고 해도 다시 한번 후보자들을 꼼꼼히 살펴보고 8가지 자질에 맞춰 비교분석해 본 뒤 상대적으로 가장 나은 후보를 뽑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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