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이 사기라는 주장은 집에서 쓰던 변기통을 전시회에 출품한 마르셀 뒤샹이나 담배파이프를 그려놓고는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라고 한 르네 마그리트의 작품을 보고 있으면 실감이 납니다. 야채수프 깡통이나 콜라병 등을 그린 미국 팝아트 계열의 앤디 워홀 작품이 수백만, 수천만달러에 팔리는 현상도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사기놀음이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습니다.
예술과 사기놀음을 구분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닙니다. 제가 집에서 쓰던 변기통을 미술작품으로 내놓는다면 그건 당연 사기지요. 저의 장난감이기도 한 골프채를 그린 다음 '이건 골프채가 아니다'라고 해도 역시 웃기지 말라는 소리를 듣겠지요.
어디까지가 예술이고 어디까지가 사기일까요. 새로운 것에 대한 추구 없이 남이 한 것을 따라한다면 예술이 아니라 사기일 것입니다. 역사적 고민과 성찰이 없어도 예술이 아닙니다. 다다이즘은 1차 세계대전에 대한 반성에서 출발했고, 팝아트는 미술을 대중의 품으로 돌려보낸 역사적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스스로의 삶에 대한 치열한 고민도 예술과 사기를 구분하는 기준일 것입니다. 그것이 때로는 동성애 등으로 표현되기도 하지만 예술가의 삶은 치열하고 불행하기까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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