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동결 일본은행, 우에다 "인상기조 유지…미국 상황 보겠다"

머니투데이 이지현 기자 2024.09.20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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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행(BOJ)이 기준금리를 0.25%인 현 수준으로 동결하기로 했다.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는 "일본 경제가 전망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면서도 정책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가 일본 도쿄 본사에서 통화정책회의를 마치고 기자간담회에 참여하고 있다. 2024.06.14.  /AFPBBNews=뉴스1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가 일본 도쿄 본사에서 통화정책회의를 마치고 기자간담회에 참여하고 있다. 2024.06.14. /AFPBBNews=뉴스1


20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우에다 총재는 이날 통화정책결정회의를 마친 후 기자회견에서 "일본 경제는 일부 약화 움직임도 보이지만 완만하게 회복되고 있다"며 "잠재성장률을 웃도는 속도로 계속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물가 상황에 대해 이날 공개된 지난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언급하며 "최근 지표보다 강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본 총무성 자료에 따르면 변동성 큰 신선식품을 제외한 8월 CPI는 전년 대비 2.8% 상승했다. 상승률은 전달 2.7%에 비해 0.1% 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4개월 연속 상승 폭이 확대됐다. 지난 8월 태풍 등 자연재해 불안감이 커지면서 쌀값을 포함한 식료품값이 오른 탓이다.

우에다 총재는 그러면서 "일본은행의 전망이 실현될 경우 정책금리를 계속 인상하고 통화정책 완화 정도를 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데이터가 전망과 일치한다면 금리 인상 방향이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을 것"이라며 "정해진 속도는 없다"고 덧붙였다.



미국 시장 전망에 대해서는 "미국의 연착륙 시나리오가 실현될지, 더 심한 조정이 지속될지 신중하게 평가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노동 시장 데이터가 다소 약하다"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여부를 면밀히 주시하고 BOJ의 전망에 미치는 영향을 주의 깊게 지켜보겠다"고 강조했다.

우에다 총재는 또 "7월 통화정책결정회의 이후 시장 변동성의 원인 중 하나로 BOJ의 견해가 시장에 충분히 전달되지 않았다는 비판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경제활동과 물가에 대한 BOJ의 인식과 통화정책을 어떻게 운용할 것인지에 대해 시장에 정확하게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당초 우에다 총재의 기자회견에는 시장의 관심이 집중됐다. 우에다 총재의 발언에서 BOJ가 금리를 인상하거나 앞으로 인상할 것이라는 메시지가 나올 경우 '엔 캐리 트레이드(금리가 낮은 엔화로 자금을 빌려 고금리 자산에 투자)' 청산이 대거 이뤄져 글로벌 시장이 또다시 불안정해질 우려가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7월 말 일본은행이 금리를 인상하고, 곧이어 8월 초 미국 경기 침체 위기감이 불거져 미국의 금리인하가 예상되자 엔화 가치가 달러 대비 크게 뛰면서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움직임이 일어 세계 증시는 크게 흔들린 바 있다.


이날 일본 도쿄 증시의 닛케이225지수는 금리동결 안도감과 우에다 총재의 기자회견에 대한 관망세가 혼재하며 1.53% 상승 마감했다.

한편 BOJ는 이날 앞서 성명을 통해 이틀간 통화정책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BOJ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점진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금리가 금융·외환시장의 추이와 경제활동·물가에 미치는 영향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BOJ는 지난 3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인 단기 정책금리를 17년 만에 올리며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종료했다. 이어 7월 말 회의에서는 기준금리를 0~0.1%에서 0.25%로 올린 후 현재까지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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