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현지시간) 레바논 베이루트의 아메리칸 대학 베이루트 의료센터에서 구급대원들이 현지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호출기 동시 폭발로 인해 부상당한 사람을 들것에 실어 이송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18일(이하 현지시간) AFP·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은 이날 이집트 카이로에 도착해 가자지구 휴전 및 인질 협상 논의 등을 위한 사흘(미국시간 기준 17~19일)간의 공식 일정에 돌입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번 방문에서 '중재국' 이집트와 논의를 통해 가자지구 휴전 협상 진전과 양자 관계 강화를 희망하고 있다.
전날 레바논에서는 헤즈볼라 대원들이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진 무선호출기가 동시 폭발하는 일이 발생해 어린이·여성 포함 최소 9명이 숨지고, 2800명 이상이 다쳤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왼쪽)과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카이로 대통령궁에서 회담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밀러 대변인은 17일 레바논에서 발생한 무선호출기 폭발 사건이 가자지구 휴전 협상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아직 평가하기는 이르다. 미국은 계속해서 관련 정보를 수집하고 있고, 이번 일과 관련해 추측이나 예측은 하지 않겠다"며 말을 아꼈다. 이번 폭발이 중동 전면전으로 번질 가능성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결론을 내리거나 예측하고 싶지 않다"며 "중동 분쟁 확대 위험을 키운 사건은 지난해 10월7일(가자지구 전쟁 발발) 이후 여러 차례 있었다. 우리는 항상 (중동 전쟁) 확전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17일(현지시간) 레바논에서 무선호출기가 동시 폭발하며 최소 9명이 숨지고 2800명 이상이 다쳤다. /영상=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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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헤즈볼라와 하마스는 이번 폭발의 배후에 이스라엘이 있다며 외교적 해결 대신 보복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헤즈볼라는 성명에서 "우리는 민간인을 표적으로 삼은 이 범죄적 침략에 대해 이스라엘에 전적인 책임을 묻겠다"며 "이스라엘은 반드시 정당한 처벌을 받게 될 것"이라고 분노했다. 레바논 정부는 이스라엘의 책임을 묻고자 유엔과 접촉하고 있다고 했다. 하마스도 성명을 통해 "우리는 헤즈볼라 형제들의 투쟁과 희생, 그리고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인을 계속 지원하고, 지원하겠다는 그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다. 우리는 레바논인과 헤즈볼라 형제와의 완전한 연대를 약속한다"며 헤즈볼라와 함께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확인했다.
17일(현지시간) 레바논에서 폭발한 것으로 추정되는 무선호출기 /사진=X
다만 골드아폴로의 쉬칭광 설립자는 18일 언론 인터뷰에서 폭발한 호출기는 유럽 내 이 회사 브랜드 사용 권리가 있는 업체가 제작한 것이라며 "우리 역시 이 사고의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AFP에 따르면 문제의 호출기는 골드아폴로의 헝가리 파트너사가 제작했다고 한다. 대만의 한 고위 보안 관계자는 CNN에 "골드아폴로는 2022년 초부터 올해 8월까지 대만에서 약 26만개의 호출기를 출하했고, 대부분 미국과 호주로 배송됐다"며 "레바논 등 중동으로 수출한 기록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