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석 검찰총장이 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퇴임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 총장은 2022년 임기 초 검경 수사권 조정과 검수완박에 따른 수사권 축소 혼란을 조기에 수습하고 마약·보이스피싱·전세사기 등 민생침해 범죄에 엄정 대응한 데 높은 평가를 받지만 "(김 여사 사건을 포함한) 주요 사건들을 임기 내 매듭짓겠다"고 공언했음에도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는 점에서 검찰에 부담을 남겼다.
명품가방 사건 수사과정에서 불거진 내부 갈등을 봉합하는 것도 심 총장의 몫이 됐다. 중앙지검이 지난 7월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해 이 총장에게 사전보고 없이 제3의 장소에서 비공개로 김 여사를 소환조사하면서 벌어진 '검찰총장 패싱 논란'에 대한 대검찰청 진상파악 문제가 김 여사 사건 처분 이후 다시 불거질 수 있다.
심 총장은 지난 1일 국회 인사청문회 전 제출한 서면답변서를 통해 '도이치 사건에 대한 수사지휘권을 복원시켜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보냐'는 질문에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므로 구체적으로 답변드리기 어렵지만 검찰구성원들의 지혜와 역량을 모아 숙고하겠다"고 밝혔다.
문재인·이재명 수사 더 신속했어야…뒤따르는 특검·탄핵 압박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문재인 전 대통령이 8일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 문 전 대통령 사저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제공) 2024.09.0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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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 협조를 구하기도 어려울 뿐더러 수사 검사에 대한 탄핵이 이어지고 검찰 수사를 믿지 못하겠다는 취지의 특검 시도도 계속된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이 국회 절대다수 의석을 확보하고 있어 예산 확보도 쉽지 않고 검찰청 폐지법안 등 야권이 추진하는 법안 개정 시도에도 무력감이 커지는 상황이다.
문 전 대통령 전 사위의 타이이스타젯 항공 취업 특혜 의혹이나 김정숙 여사의 샤넬 재킷 관련 의혹 등 검찰이 들여다보는 사건 중 이렇다할 결론이 난 것은 여전히 없다. 좌고우면하지 않고 법과 원칙에 따라 좀더 신속하게 수사를 마무리했어야 했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심 총장은 오는 16일부터 2년 임기를 시작한다. 이 총장이 퇴임사에서도 밝혔듯 검찰이 '만능키'라고 여기는 사람들과 검찰을 '악마화'하는 사람들 양측으로부터 받는 비난을 극복하고 검찰이 중심을 잡을 수 있는 고차방정식 문제의 해법을 찾는 임무는 이제 심 총장의 과제가 됐다.
법조계 한 인사는 "민감한 사건에 대한 수사 지연은 오히려 검찰의 정치적 중립에 대한 의심을 키울 수밖에 없다"며 "오해를 불식할 수 있는 신속한 결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