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 고려아연 최대주주 된다…'장씨 vs 최씨' 경영권 갈등 새 국면으로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2024.09.12 18:28
글자크기
영풍 장형진 고문(좌측)과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영풍 장형진 고문(좌측)과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MBK파트너스가 영풍과 연합해 고려아연의 최대주주가 된다. 고려아연 경영권을 둘러싼 영풍 장씨 일가와 고려아연 최씨 일가의 갈등이 새 국면으로 진입한다. 영풍 창업주 2세는 일단 75년간 이어진 두 가문 공동 경영의 시대가 마무리된다는 뜻을 내놨다.

12일 비철금속업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는 이날 고려아연의 최대주주인 '(주)영풍 및 특수관계인(장씨 일가)'과의 주주 간 계약을 통해 고려아연의 최대주주가 돼 MBK파트너스 주도로 의결권을 공동행사하기로 합의했다. MBK파트너스는 장씨 일가 소유 지분 일부에 대한 콜옵션을 부여 받기로 했다. 이를 통해 최종적으로 MBK파트너스가 최대주주그룹 내에서 고려아연 지분을 (주)영풍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보다 1주 더 갖게 된다.



이로써 MBK 파트너스는 영풍과 함께 고려아연의 최대주주로서 역할을 하게 되며, (주)영풍 및 특수관계인으로부터 고려아연에 대한 실질적인 지배주주의 역할을 넘겨 받게 된다. 최대주주 집단을 주도하는 쪽이 장씨 일가에서 MBK파트너스로 바뀌는 셈이다.

이와 관련, 영풍 창업 2세인 장형진 고문은 "지난 75년 간 2세에까지 이어져온 두 가문 공동경영의 시대가 이제 여기서 마무리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며 "3세에까지 지분이 잘게 쪼개지고 승계된 상태에서 그들이 공동경영한다는 것은 가능하지도, 적절하지도 않다"고 말했다.



또 "기업지배구조를 개선하고 비철금속 1등 제련 기업으로서 고려아연의 글로벌 위상을 더욱 강화시킬 수 있는 MBK 파트너스와 같은 기업경영, 글로벌 투자 전문가에게 지위를 넘기는 것이 창업 일가이자 책임 있는 대주주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MBK파트너스측은 "모든 주주를 위해 지배주주로서의 책임과 권한을 다 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업계에선 고려아연 지배력을 두고 장씨와 최씨일가 사이 이어진 갈등이 새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양측 갈등은 창업 3세대로 내려오면서 부터 시작됐다. 2022년 최창걸 명예회장의 아들 최윤범 회장 체제가 시작되며 고려아연측이 한화로부터 투자를 받은 것이 기점이었다. 영풍 측은 이 같은 최 회장의 독립 경영 강화 분위기를 탐탁치 않게 봤다. 현재 장씨일가 측은 고려아연의 지분율 약 32%를 보유하고 있다.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는 최 회장 등의 지분율은 약 30%로 양 측간 지분율 격차는 2%포인트 수준이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