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PBBNews=뉴스1
가디언·BBC·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은 최근 한국의 딥페이크(Deepfake·이미지 합성 기술) 음란물 사태를 집중 조명했다. 이들은 한국이 몰카(몰래카메라), 텔레그램 'N번방' 사태 등 "디지털 성범죄 관련 어두운 역사가 있다"며 이번에 딥페이크 음란물과 싸우며 전 세계적 문제의 진앙이 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딥페이크 음란물 문제는 과거 미국 등에서도 논란이 됐었고, 확산한 영상 대부분이 중국에서 만들어진 것이라며 한국이 오명을 쓰고 있다는 주장도 있다.
12일 주요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매체들은 한국의 성(性)차별, 성희롱 문화, 왜곡된 성인식 속 AI(인공지능) 등 첨단기술 발전, 낮은 처벌 강도 등이 한국 내 디지털 성범죄의 폭발적인 증가로 이어졌다고 지적한다. 특히 영상을 유포하는 채팅창이 한국어로 이뤄졌다는 점을 앞세워 딥페이크 음란물 제작자와 이를 원하는 사람들이 한국인이라고 특정했다.
다만 일부 매체들은 딥페이크 음란물 대부분이 중국에서 만들어졌다는 과거 연구 자료를 인용해 한국을 '중국발 영상의 피해국'으로 봤다. 미국 대표 대중문화잡지인 롤링스톤은 2019년 네덜란드 사이버보안 연구업체 딥트레이스의 자료를 인용해 "케이팝(K-POP)이 세계적인 산업으로 성장하면서 케이팝 스타들이 딥페이크 영상의 피해자가 되고 있다"며 "(케이팝 스타들의) 딥페이크 영상 대부분은 한국이 아닌 중국에서 제작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이 케이팝의 주요 소비국 중 하나인 만큼 케이팝 가수에 대한 딥페이크 영상도 많이 제작하고 이를 유포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딥페이크 음란물 영상 분석/그래픽=이지혜
시큐리티히어로가 2023년 7월15일~8월29일(현지시간) 딥페이크 음란물 사이트 10곳과 유튜브 등 동영상 공유 플랫폼의 딥페이크 채널 85개에 올라온 영상물 9만5820건을 분석한 결과 영상에 가장 많이 등장한 인물은 한국인이었다. 한국인 비중은 전체의 53%로, 2위인 미국인(20%)을 크게 앞섰다. 일본인, 영국인, 중국인의 비중은 각각 10%, 6%, 3%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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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보고서가 꼽은 딥페이크 음란물의 최대 피해자 10명 중 8명이 한국인이었고, 이들 모두 가수였다. 보고서는 사안의 민감성을 고려해 피해자의 이름을 밝히지 않았다. 가장 큰 피해를 본 한국인 가수는 딥페이크 음란물 1595건에 등장했고, 영상 조회수는 561만회 이상에 달했다. 두 번째 피해자의 영상은 1238건으로 조회수는 386만5000회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