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요리사', 백종원으로 시작, 안성재로 끝난 넷플릭스의 첫 요리 서바이벌

머니투데이 이덕행 기자 ize 기자 2024.09.11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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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넷플릭스/사진=넷플릭스


넷플릭스가 처음으로 요리 서바이벌을 선보인다. 심사위원으로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외식 경영인 백종원과 대한민국 유일의 미슐랭 3스타 셰프 안성재가 나선다. 다양한 음식을 두루두루 섭렵한 백종원이 '흑백요리사'의 시작을 알렸다면 모든 셰프들의 꿈인 안성재는 '흑백요리사'의 끝을 만들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이하 '흑백요리사')은 최고의 맛을 찾기 위해 대한민국 최강 요리사 100명이 출격해 펼치는 요리 경연이다. '흑백요리사' 측은 11일 오전 제작 발표회를 열고 작품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흑백요리사'는 완전히 새로운 요리 경연을 표방한다. 이미 스스로를 증명했지만 그렇기에 잃을 것이 많은 백수저(스타셰프)와 아직 스스로를 증명해야 하지만 두려울 것이 없는 흑수저(무명 요리사)의 계급 구조는 그 자체만으로 긴장감을 선사한다.

김학민 감독은 "첫 기획은 이런 모습이 아니었다. 처음에는 무명의 요리사 100명이 한 번에 붙는 요리 서바이벌에서 시작했다. 그러던 중 요즘 대중들은 분명한 포인트를 선호하고, 규모감 있는 서바이벌 이상의 포인트가 더 임팩트가 다가올 것 같았다. 집 앞의 사장님과 미슐랭 셰프가 대결을 하면 누가 이길까로 콘셉트를 확장했다. 흑수저 팀과 백수저 팀의 격돌을 표현해 보면 어떨까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김은지 PD는 "계급 전쟁이라는 콘셉트가 가장 큰 차별점이 될 것 같다. 무명 대 유명 요리사의 대결을 통해 예상치 못했던 결과도 많이 나왔다. 스케일 적인 면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다. 대한민국 요리 예능 역사상 이 정도의 스케일을 보신 적은 없을 것이다. 그 스케일에 걸맞게 미션도 고심해서 많이 만들었다. 이 미션들 역시 전 세계 요리 서바이벌 역사상 본 적 없는 미션일 것이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미 충분히 자신을 증명한 스타 셰프들이 경연 참여를 결정한 이유는 요식업의 부흥 때문이었다. 김학민 PD는 "많은 스타 셰프들이 공통적으로 '요식업이 잘 됐으면 좋겠다'는 한마디 말을 했다. 저희도 처음에는 '프로그램을 재미있게 만들자'며 가볍게 출발했다. 이분들을 만날수록 요식업계가 어렵다는 걸 느꼈다. 이 어려운 요식업계를 위해 내가 뭘 할 수 있을까 라는 마음으로 움직이시더라. 저도 책임감을 느끼게 됐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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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요리사'의 첫 미션에서만 100개가 훌쩍 넘는 음식이 탄생했고, 총 254개의 요리가 나왔다. 그렇기 때문에 참가자들의 음식을 누가 평가하는지도 중요하다. '흑백요리사'의 심사위원으로는 백종원과 안성재가 나선다. 외식 사업을 크게 성공시킨 백종원은 대중적인 시각을 대변한다. 대한민국 유일의 미슐랭 3스타 셰프 안성재는 파인다이닝 위주의 시선을 담고있다. 서로 다른 영역에서 최고의 통찰력을 가진 두 사람의 조합은 빈틈없는 심사 영역을 완성했다.

김학민 PD는 "저희가 백종원 대표를 고른 게 아니라 백종원 대표님이 저희를 골랐다. 이 프로그램의 시작과 같은 분이다. 백 대표님이 안 계셨으면 이 프로그램을 시작하지 못했을 것 같다. 안성재 셰프는 저희 프로그램의 끝과 같은 분이다. '대한민국 유일의 미슐랭 3스타 셰프'보다 심사위원에 어울리는 수식어를 못 찾을 것 같다. 출연 결정을 하셨을 때 '됐다! 끝났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두 분을 심사위원으로 선정하니 빈자리가 느껴지지 않았다"라며 두 심사위원에게 감사를 전했다.



백종원 대표는 "넷플릭스를 통해 우리나라 드라마, 영화가 알려졌다. 외국에 많이 나가보면 관심이 대단하다. 음식에도 굉장히 관심이 많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짜장면에 대한 거부감이 있었는데 이제는 짜장면을 관심 있어 한다. 넷플릭스가 이렇게 조명을 하면 외식 발전에 영향력이 있어서 시작하게 됐다. 그런 시작에 참여하는 게 상징적일 것 같았다"라고 출연을 결심한 이유를 밝혔다.

안성재 셰프는 "심사위원이라는 말씀을 해주셨을 때 제가 어떤 영향을 미치고 한국 외식 시장과 문화에 어떤 영향을 끼칠 수 있을지 고민했다. 넷플릭스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절대적으로 해가 되지 않고 득이 될 것이고 한국 미식 문화가 발전하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받았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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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심사위원이 요리를 평가하는 기준은 결국 맛이다. 백종원은 "테크닉보다는 결과물이라는 맛에 집중했다. 보통 대중들의 눈에는 길거리 음식이나 가성비 있는 음식을 선호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먹는 것을 좋아해 두루두루 먹어봤다"라고 전했다.

안성재 셰프 역시 "맛이 제일 중요했다. 맛 하나로 가기에는 워낙 다양한 장르의 셰프분들이 나오셨고 음식들이 있었다. 그래서 그분들의 의도, 방향성, 테크닉이 중요했다. 손맛 좋은 어머님과 전문 셰프님들 사이에서 그분들의 의도와 음식의 맛, 느낌이 잘 맞아떨어지는지를 중요하게 봤다"라고 덧붙였다.

두 사람 사이의 의견이 갈렸을 경우 발생하는 긴장감과 협의 역시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다. 김은지 PD는 "두 분이 굉장히 다르다. 전문적인 영역, 음식을 보는 관점이 다르다 보니 의견이 다를 때가 많았다. 경연 음식 수준이 매우 높아서 의견이 불일치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럴 경우 아무도 개입하지 않고 하나의 결론을 도출할 때까지 끝장 토론에 나선다. 길게는 20분 이상 토론을 하신 적도 있다. 그러다 보니 더 심도있고 정확한 결론이 나오지 않았나 싶다"라고 밝혔다.



백종원은 "안 가본 데가 없고 안 먹어본 음식이 없다고 자랑했지만, 이번에 많이 배웠다. 숨어있는 고수분들이 많았다. 그것도 음식점을 경영하지 않는 분들도 많았다. 우리나라 음식의 깊이를 많이 알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전했다.

안성재 셰프는 "제가 존경하는 셰프님들도 많이 나왔다. 심사위원으로 나왔지만 사실 저도 외식업에 종사하면서 셰프로서 손님들에게 음식을 만드는 동지다. 이분들을 평가하는 게 해가 될까 봐 많이 고민이 되긴 했다. 쉽지는 않았다. 승자가 있을 수밖에 없는 경쟁이지만 패자는 없다고 생각한다. 모두 엄청난 용기를 가지고 출연하신 거다. 자랑스러워하셨으면 좋겠다. 저도 겸손해졌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덧붙였다.

'흑백요리사'는 17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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