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집 살 기회" 영끌족 몰렸다…8월 가계대출 약 10조 '쑥'

머니투데이 이창섭 기자 2024.09.1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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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8월 8.6조 증가 이후 최대… 제2금융권 가계대출도 증가 전환
금융당국 "계절적 요인과 막차 수요 혼합돼 일시적 현상… 필요시 추가 조치"

은행권 가계대출, 주담대 증가 추이/그래픽=윤선정은행권 가계대출, 주담대 증가 추이/그래픽=윤선정


지난달 전 금융권 가계대출 잔액이 약 10조원 늘면서 3년 만에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서울 등 수도권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면서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이 9조원 이상 늘었다. 올해 초부터 계속 줄어들기만 했던 제2금융권 가계대출도 증가세로 전환했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가계대출 급증이 일시적 현상일 수 있다면서도 증가세가 잡히지 않으면 추가 대책을 과감하게 시행하겠다고 강조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전 금융권 가계대출이 9조8000억원 증가해 전월(5조2000억원) 대비 증가 폭이 크게 확대했다고 11일 밝혔다. 전 금융권 주담대 잔액이 8조5000억원, 기타대출(신용대출)은 1조3000억원 늘었다. 풍선효과로 신용대출 수요가 쏠리면서 전 금융권 기타대출은 올해 처음으로 증가세로 전환했다.



전 금융권 기준 가계대출 증가액은 2021년 8월 8조6000억원 이후 3년 만에 가장 많다. 다만 부동산 가격이 가파르게 치솟았던 2021년의 평균적인 증가액보다는 적은 편이다. 2021년 7월의 전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액은 15조3000억원, 6월은 10조3000억원, 5월은 25조4000억원이었다.

업권별로는 은행권 가계대출이 전월 대비 크게 늘었다.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액은 9조3000억원이다. 은행권 주담대 증가액이 8조2000억원을 차지했다. 서울 등 수도권 중심으로 부동산 상승세가 지속하면서 전월(5조6000억원) 대비 증가 폭이 크게 확대했다. 은행 자체 주담대 증가액이 6조4000억원으로 큰 비중을 차지한 가운데 디딤돌·버팀목 등 정책성 대출도 3조9000억원 늘었다. 은행권 기타대출은 신용대출 증가 영향으로 1조1000억원 늘었다.



제2금융권 주담대 잔액은 3000억원, 기타대출은 2000억원 늘었다. 제2금융권 가계대출은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계속 줄어들기만 했는데 지난달 처음으로 증가세로 돌아섰다. 상호금융 가계대출 잔액은 1000억원 줄면서 감소세를 유지했다. 반면 보험·저축은행·여신전문금융사 가계대출 잔액은 각각 3000억·4000억·7000억원씩 늘었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가계대출 급증의 원인으로 △서울·수도권 부동산 시장 상승세 △2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 전 막차 수요 △주식투자 수요 등을 꼽았다. 이달부터 2단계 스트레스 DSR이 시행되고, 수도권 주담대에는 더 강한 규제가 적용되는 만큼 9월 가계대출 증가세는 다소 완화할 것으로 기대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가계대출 증가액 9조8000억원이 적은 수치는 아니지만 2021년 부동산 시장 열풍 당시 한 달 25조원씩 늘던 때와 비교하면 비교적 낮다"며 "가을 이사철 등 계절적 요인과 규제 적용을 앞둔 막차 수요가 혼합돼 있어 일시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2금융권 가계대출이 증가세로 전환했지만 규제 적용 전 막차 수요의 풍선효과로 지난달 마지막 주에 몰려서 늘었다"며 "앞으로도 이런 흐름이 지속된다거나 완전히 증가세로 돌아섰다고 보긴 어렵다"고 덧붙였다.

다만 금융당국은 주택 시장 과열이 지속되고 가계부채 증가세가 잡히지 않으면 추가적인 규제 수단을 적기에, 과감하게 시행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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