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MBC
고정우는 의대 입학을 앞두고 억울하게 10년 동안 옥살이를 하고, 돌아온 고향에선 그를 문전 박대하고 경멸한다. 때문에 고정우의 얼굴엔 상처가 아물 틈이 없다. 어머니는 자신 때문에 병원 신세를 지게 됐고, 그가 가장 가깝다 여겼던 사람들은 “결백하다”라는 고정우의 말을 좀처럼 들어주지 않는다. 친구라 여겼던 이들은 고정우의 등에 비수를 꽂기까지 한다. 하지만 고정우는 이 모든 비극이 자신의 몸과 마음을 짓누를지라도, 죽은 두 친구를 위해 기꺼이 아파하고 눈물 흘릴 줄 아는 남자이기도 하다. 자기 연민에만 매몰되지 않은 고정우의 모습은 그래서 보는 이의 마음을 쓰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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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요한은 대부분의 작품 속에서 상처를 받고 상실감을 느꼈다. 가여운 처지 때문에 시청자들이 안타깝게 느끼는 캐릭터는 많다. 그러나 변요한의 캐릭터는 상처를 이유로 유약함에 멈춰있지 않다. 위태롭지만 애써 버티려는 그 고달픈 마음이 눈빛에 처연하게 녹아있다. 그래서 변요한의 캐릭터는 안타까움 이상의 애달픔을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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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을 연출한 변영주 감독은 “변요한은 그동안 늘 좋은 얼굴을 보여줬다”라고 아이즈(IZE)에 말했는데, 변 감독은 변요한에게서 새로운 얼굴을 필요로 한 것이 아닌 기존에 있던 좋은 얼굴들을 새로 조합하고 그 정도를 살짝만 증폭 시켜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의 주요 장면들을 완성시켰다. 변 감독은 변요한의 MBC 연기 대상까지 확신하고 있을 정도로 변요한의 역량을 높이 평가했다.
현재 변요한의 역량을 높이 사는 건 변영주 감독만이 아닐 것이다.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은 변요한이 원톱이고, 때문에 그의 연기가 작품의 흥행을 좌우하는 주요 동력이 될 수밖에 없다. 지금 이 작품은 매주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인기작으로 자리매김했다. 변영주 감독이 제작발표회에서 말했던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을 통해 스릴러가 다시 시청자들의 사랑받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라는 바람도 거의 이루었다. 저변의 감각을 탁월하게 쓸 줄 아는 변요한은 지금 자신이 가장 잘 하는 것으로 외면받던 장르를 사랑받게 했다. 이젠 변요한에게 그 사랑이 돌아갈 차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