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진스 MV 감독 "녹취 있다, 사과 없으면 고소" vs 어도어 "우리 IP"

머니투데이 이은 기자 2024.09.10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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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뉴진스. /사진=뉴진스 인스타그램그룹 뉴진스. /사진=뉴진스 인스타그램


콘텐츠 제작 회사 돌고래유괴단 신우석 대표가 뉴진스 뮤직비디오 디렉터스 컷을 담은 유튜브 채널 '반희수'의 영상물 삭제 요구를 받았다면서 그룹 뉴진스 소속사 어도어에 사과를 요구했다. 어도어 측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하며 대립각을 세웠다.

신 대표는 지난 9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통해 "김주영 대표님, 이도경 부대표님, 제가 녹취와 메일 가지고 있으니까 거짓말 좀 그만 하세요"라며 장문의 글을 올렸다.



그는 "어도어 입장문에서 저는 허위 사실 유포자인데 왜 뒤로는 연락해서 회유하려고 안간힘을 쓰시는 거냐. 어도어 직원을 보호는 못 할망정 누명까지 씌우고 지금까지 이런 방식으로 일을 해오신 거냐"며 지적했다.

신우석 "'반희수' 소유권, 돌고래유괴단에…어도어 사과하면 이전"
신 대표는 "법률 자문을 받았는데 기존 합의한 대로 '반희수' 채널 소유권은 '돌고래유괴단'에 있다. 하지만 '돌고래유괴단' 입장에서 채널 권리는 딱히 중요하지 않다. 우리는 '반희수' 채널이 작품 연장선으로 존재하기만 한다면 충분하다"고 했다.



'반희수' 채널은 뉴진스 팬들을 위한 서비스 영상이 올려져 있는 유튜브 채널이다. '반희수'는 뉴진스 '디토' 뮤직비디오에 등장했던 주인공 이름인데, 뉴진스 팬덤 '버니즈'를 연상케한다. 뉴진스를 가까이에서 바라보는 팬의 시선을 담은 듯한 뮤직비디오 디렉터스 컷을 신 대표가 올려왔다.

신 대표는 "처음부터 아무 대가 없이 팬들을 위하고자 만든 채널인데 분쟁 속에서 영구적으로 삭제될까 불안해하는 팬들 모습을 더는 보고 싶지 않다"며 "채널 소유권을 어도어에 이전하려고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만 절대 보존 조건이다. 채널의 그 무엇도 삭제, 수정, 추가하지 않는 절대 보존의 원칙을 가지고 운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돌고래유괴단 신우석 대표가 지난 9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올린 장문의 글. /사진=신우석 인스타그램 돌고래유괴단 신우석 대표가 지난 9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올린 장문의 글. /사진=신우석 인스타그램
신 대표가 '반희수' 채널 이전을 제안하며 어도어에게 요구한 것은 '사과'였다.

그는 "협력사를 존중하지 않은 과격한 시정 요구에 대한 사과와 기존 합의를 무시하고 저작권 침해 운운한 것에 대한 사과, 입장문을 통한 돌고래유괴단 및 신우석 대표 비난에 대한 사과" 등 세 가지에 대한 사과를 요구했다.



그러면서 "이를 포함한 사과문을 어도어 공식 채널을 통해 오늘(지난 9일)까지 게시한다면 돌고래유괴단은 반희수 채널을 어도어로 이전할 것"이라며 "어도어는 사과만 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만약 사과가 없다면 저는 반희수 채널을 팬들에게 이전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고 기존 합의에 대한 증거를 들고 어도어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다"고 했다.

어도어 "뉴진스 뮤직비디오와 2차 저작물은 우리 것…허락받았다면 증빙하면 될 것"
어도어 측도 반박했다. 어도어 채널이 아닌, 감독 소유의 '반희수' 채널에서 뉴진스 지식재산권(IP)이 포함된 영상을 돌고래유괴단 채널에 게재하는 것은 용역계약 위반사항이라는 것이다.



어도어 측은 "뮤직비디오 제작 용역 계약에는 뮤직비디오는 물론, 2차적 저작물에 대한 권리도 모두 어도어의 소유로 돼 있다"며 "어도어 승인 없이 뉴진스 지식재산권(IP)이 포함된 영상을 돌고래유괴단 채널에 게재하는 것은 명백한 용역계약 위반사항"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어도어가 돌고래유괴단에 '갑질'을 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돌고래유괴단에 '저작권 및 아티스트 초상권의 사용 허락에 관한 합의와 승인이 있었다는 증빙(이메일, 카톡 가능)을 제시해 주거나 없으면 디렉터스컷을 내리는 것이 맞다'는 요청을 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돌고래유괴단이 어도어와 합의한 사항이 있다면 제시하면 될 일이다. 해당 내용에 대해 어떠한 근거도 받지 못한 상태에서 어도어는 아티스트의 저작물을 보호하기 위해 원칙을 따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어도어가 지난 9일 공식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돌고래유괴단의 'ETA MV 디렉터스 컷' 게시와 관련한 내용이 담긴 내부 메시지를 공개했다. /사진=어도어 공식 X(엑스, 옛 트위터)어도어가 지난 9일 공식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돌고래유괴단의 'ETA MV 디렉터스 컷' 게시와 관련한 내용이 담긴 내부 메시지를 공개했다. /사진=어도어 공식 X(엑스, 옛 트위터)
또 돌고래유괴단이 제작한 뉴진스의 'ETA 뮤직비디오 디렉터스 컷'에 대해 삭제해달라는 광고주의 요구가 있었다며 관련 내부 메시지를 공개했다.

'ETA'는 뮤직비디오 자체가 미국 애플사의 아이폰 광고처럼 찍혀 화제가 됐다. 뉴진스는 이 콘셉트를 'ETA' 음악방송에 그대로 적용, 공중파에서 아이폰 14프로를 들고 무대를 선보여 간접광고(PPL) 논란을 빚기도 했다.



어도어는 "돌고래유괴단에게 반희수 채널에 올라온 영상을 지우라고 한 바 없다"고 주장했다. 어도어는 "우리는 아티스트의 저작권을 보호하기 위해 'ETA 뮤직비디오 디렉터스 컷' 영상에 대한 사실 확인 절차를 진행했을 뿐 반희수 채널에 대해서는 언급한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돌고래유괴단이 채널을 운영하셔도 좋다. 다만 아티스트 저작물에 대해 계약을 통해 약속된 것만 지켜주시면 된다"고 강조했다.

어도어 대표 '민희진→김주영' 바뀐 영향
이 같은 갈등은 어도어 대표가 민희진 대표에서 김주영 대표로 변경되는 과정에서 빚어지는 시행착오로 풀이된다.



신 대표는 기존 유튜브 바이럴 광고 등으로 유명했던 CF 감독이다.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 덕에 처음 아이돌 뮤직비디오 감독으로 등판했다. 뉴진스의 'Ditto' 'OMG' 'ETA' 등의 뮤직비디오를 연출해 호평받았다. 민 전 대표 시절, 신 대표는 유튜브 채널 '반희수'를 통해 팬의 시선으로 촬영한 뉴진스 영상을 공개해왔다.

'반희수' 채널은 어도어 공식 채널이 아니었고, 팬을 위한 깜짝 이벤트 성격이 강했다. 이 채널 운영에 사실상 동의했을 민 전 대표는 이제 어도어에서 해임된 상태다.

어도어는 지난달 말 이사회를 열어 민 전 대표를 해임하고 하이브의 최고 인사책임자(CHRO)인 김주영 씨를 어도어 새 대표로 선임했다. 이에 따라 내용 전달을 받지 못했을 어도어 현 대표 측이 뉴진스 저작권 등을 이유로 돌고래유괴단이 올린 영상과 유튜브 채널에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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