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인저축은행 부실 PF 대출채권 매각 구조도/그래픽=김지영
금융감독원은 9일 이같은 내용이 담긴 '저축은행 및 자산운용사에 대한 수시검사 결과'를 발표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상상인은 지난 6월과 8월 오하자산운용의 제1·2차 PF 정상화 펀드에 각각 908억원, 585억원을 투자했다. 계열사인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을 포함하면 펀드 투자액은 1차 1945억원, 2차 1017억원으로 각각 늘어난다. 계열사 포함 시 1차 펀드 투자액은 총설정액의 90.9%에 달한다.
금감원은 상상인저축은행이 오하자산운용이 설정한 2개 PF 정상화 펀드에 투자하면서 펀드 투자 비율을 PF 대출채권 매각비율과 정확히 일치하는 구조로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상상인저축은행이 1차 펀드에 투자한 비율이 46.7%(908억원)인데 여기에 부실채권을 매각한 비율도 46.7%(955억원)였다.
결과적으로 상상인저축은행은 투자한 펀드에 PF 대출채권을 매각하고, 이를 과도하게 인식해 부실을 이연했다는 게 금감원 설명이다.
금감원은 오하자산운용이 펀드에 투자한 저축은행의 개별 확인을 받아 투자 대상 PF 대출채권을 최종 확정하는 등 일명 'OEM 펀드'를 운용해 부실 이연에 조력했다고 판단했다. 오하자산운용은 별도 실사 없이 4년 전 감정 평가액을 사용해 산정한 외부평가 결과를 그대로 적용함으로써 펀드가 PF 대출채권을 고가에 매입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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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금감원은 오하자산운용이 자본시장법상 금지된 'OEM 펀드'를 설정·운용함으로써 펀드 기본 질서를 심각하게 훼손한 것으로 보고 위법·부당 행위에는 관련 법규와 절차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상상인저축은행에는 이미 발생한 채권 매각이익을 유가증권(수익증권) 손상차손으로 인식하도록 지도할 계획이다. 매각 자산을 저축은행 장부에 다시 계상하는 방식을 통해 편법 매각으로 인한 연체율·고정이하여신비율 착시효과도 제거할 예정이다.
금감원은 이와 같은 PF 부실채권 꼼수 매각을 지속적으로 감시할 계획이다. 금감원은 앞서 저축은행중앙회가 조성한 1·2차 부실 PF 펀드도 적정성을 들여다보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저축은행중앙회가 조성한 펀드 할인율은 20%대로 이번 사례보다 2배 높아 매각할 때 충당금 환입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며 "또 이번 사례와 달리 펀드 투자와 매각 비율이 정확하게 일치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저축은행중앙회 펀드의 구조를 들여다보는 것과 별개로 PF 대출채권을 펀드에 매각할 때 출자 관련한 가이드라인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