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이동채…에코프로, 中 GEM과 '인니 통합 사업' 승부수

머니투데이 최경민 기자 2024.09.09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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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채 전 에코프로 회장(가운데)이 허개화 GEM 회장(오른쪽), 왕민 GEM 부회장(왼쪽)과 에코프로 본사에서 초격차 경쟁력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이동채 전 에코프로 회장(가운데)이 허개화 GEM 회장(오른쪽), 왕민 GEM 부회장(왼쪽)과 에코프로 본사에서 초격차 경쟁력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동채 전 에코프로 회장이 경영복귀 수순을 밟고 있다. 중국의 전구체 제조사인 GEM과 '인도네시아 통합 사업' 추진 과정에도 직접 나섰다.

에코프로는 최근 이사회를 개최해 최대주주인 이동채 전 회장을 상임고문으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했다고 9일 밝혔다. 이 전 회장은 지난달 광복절 특별사면·복권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사실상 경영 일선으로 돌아온 모양새다. 에코프로 관계자는 "이차전지 위기 극복과 미래 성장동력 마련을 위해 현 경영진이 이 전 회장의 경영 복귀를 강력히 요청했다"며 "이 전 회장의 리더십이 현재의 위기 상황을 극복하고 지속가능한 미래 성장 발판을 마련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회장은 GEM 허개화 회장과 최근 에코프로 오창 본사에서 회동을 갖고 양극소재 생태계 전반을 아우르는 사업을 인도네시아에서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광물 제련과 전구체 제작에 노하우를 갖고 있는 GEM과, 전구체·양극재 사업을 하고 있는 에코프로가 인도네시아에서 '제련→전구체→양극재' 통합 사업을 추진하기로 한 것이다. 이를 통해 획기적인 비용 절감이 이뤄지면, 에코프로가 강점을 가진 삼원계(NCA·NCM) 양극재가 중국 기업들의 중저가 LFP(리튬·인산·철) 공세를 이겨낼 수 있다는 판단이다.



자세한 사업추진 방식, 투자금액 등은 추후 확정될 게 유력하다. 에코프로는 GEM과 통합 사업 실무작업을 추진할 TF를 구성하기로 했다. 올해 기초작업을 하고 내년에는 바로 시행하는 게 목표다.

에코프로-GEM 통합 양극재 사업 구조/그래픽=김지영에코프로-GEM 통합 양극재 사업 구조/그래픽=김지영
전기차 배터리 업계가 캐즘(Chasm, 일시적 수요 정체)의 직격탄을 맞은 상황 속에서 이 전 회장이 빠른 경영 복귀를 택한 모양새다. 이 전 회장은 "파괴적 혁신 없이 현재의 캐즘을 돌파할 수 없다"며 "GEM과 맺어온 돈독한 신뢰를 기반으로 제련, 전구체, 양극소재를 아우르는 통합시스템을 구축할 사업을 인도네시아에서 추진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과잉 캐파로 인한 캐즘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어서, 에코프로도 현재에 안주하다가는 3~4년 뒤에는 사라질 수 있다" 며 "GEM과 함께 구축하는 통합 밸류 체인이 배터리 캐즘을 극복하는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구체 사업을 담당하는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방안도 추진키로 했다. 양사는 GEM이 보유한 인도네시아 니켈 제련공장 '그린에코니켈'을 통해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제련업 진출 △미 IRA(인플레이션감축법)에 부합하는 니켈 자원 확보를 지원키로 합의했다. '그린에코니켈'은 연간 약 2만톤의 니켈을 생산하는 제련소다. 에코프로는 지난 3월 약 150억원을 투자해 이곳의 지분 9%를 취득했다.

이 전 회장은 "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제련과 전구체 사업을 모두 영위하는 기업이 돼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며 "에코프로머티리얼즈에서 나오는 전구체는 미국의 IRA 규정에 따라 미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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