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성 언제 끝나나… 백악관도 좌절한 가자지구 휴전 협상

머니투데이 이영민 기자 2024.09.09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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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스, 수감자 100명 추가 석방 요구… 이스라엘은 필라델피 회랑 통제 고집

4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전쟁 중인 이스라엘 군의 포격을 받은 가자 지구의 알 나스르 학교서 주민들이 희생자를 옮기고 있다. /AFPBBNews=뉴스14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전쟁 중인 이스라엘 군의 포격을 받은 가자 지구의 알 나스르 학교서 주민들이 희생자를 옮기고 있다. /AFPBBNews=뉴스1


가자 지구 휴전 협상이 난항을 거듭하는 가운데 미국 백악관 내부에서조차 협상을 두고 비관적 전망이 퍼지고 있다.

8일(현지시간) 미국 매체 악시오스는 미국 당국자들을 인용해 "백악관이 인질 석방 및 가자 휴전 협상과 관련한 전략을 재점검하고 있다"며 "이른 시일 내 합의에 도달할 가능성에 회의적 분위기"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휴전 협상을 이어가기 위해 수석 보좌관들과 함께 새 휴전안 전달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보좌관 사이에서는 새 휴전안 제시가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할 거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 백악관 관계자는 매체에 "지금은 힘든 시기"라며 "백악관 인사들은 슬프고 화가 났으며 좌절감을 느낀다"고 전했다. 이어 "(협상을 위해) 계속 노력 중이지만 당장 뭔가를 내놓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백악관 관계자들은 이스라엘과 하마스(팔레스타인 무장 정파)가 기존 요구에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는 동시에 새로운 요구까지 추가로 제시하면서 비관론을 키웠다고 밝혔다.



하마스는 인질 석방 대가로 이스라엘인 살인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은 팔레스타인 수감자 100명을 추가 석방하라는 새로운 요구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은 협상의 핵심 쟁점인 필라델피 회랑에 대한 군사적 통제를 고집하고 있다. 이스라엘 협상단에서는 하마스의 요구대로 필라델피 회랑에서 자국군을 철수할 수 있다는 의사를 중재국에 전달했다. 하지만 그 직후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기자회견에서 자국군을 영구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스라엘이 필라델피 회랑을 따라 새 포장도로를 건설하는 모습이 위성에 포착됐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양측 지도자들의 협상 의지 부족도 큰 걸림돌이다. 백악관 관계자들은 "하마스 지도자 야히아 신와르가 당장 협상을 원하지 않아 어려운 상황"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은 하마스가 인질을 살해하고 더 극단적 요구를 함에 따라 미국이 더 많은 양보를 하는 것처럼 보이길 원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네타냐후 총리는 정권 내부에서조차 반발을 사고 있다. 지난달 말 하마스가 이스라엘 인질 6명을 살해하면서 이스라엘에서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벌어지고 최대 노조가 파업을 선언했다. 요아브 갈란트 국방부 장관은 내각회의에서 "인질들이 시신으로 돌아오는 건 도덕적 수치"라고 네타냐후 정부를 비난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네타냐후 총리가 휴전 협상을 위해 충분히 노력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이스라엘 협상단도 휴전 협상에 비관적 입장이다. 이스라엘 언론 채널12에 따르면 이날 이스라엘 협상단 고위 관계자는 최근 인질 가족에게 이른 시일 내 합의 타결이 어렵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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